진짜 작정한 정부...내년부터 '집주인' 대상으로 시행하는 것, 처벌도 가능

정부가 집주인의 실거주 상황을 직접 확인한다.

11일 파이낸셜뉴스 단독보도다.

보도에 따르면 내년부터 정부가 분양받은 집에 실제로 거주해야 하는 ‘실거주 의무’ 위반 여부를 대대적으로 확인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주민등록상 전입 여부만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통신·카드 이용정보와 관리사무소 자료 등을 대조하고, 필요하면 조사관이 직접 집을 찾아가 실제 생활 여부까지 살필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조사 인력을 확보한 뒤 내년 초부터 실거주 의무 실태조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조사 대상은 수도권에서 공급된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 가운데 거주의무 시작 시점이 유예된 주택이다.

국토부는 내년 중 거주의무 유예기간이 끝나는 주택이 약 8만가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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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등록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번 조사의 가장 큰 특징은 ‘실제로 살고 있느냐’를 확인한다는 것이다.

분양가상한제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분양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제도다. 저렴하게 분양받은 주택을 투자 목적으로 사들인 뒤 실제로 살지 않고 임대하거나 되파는 것을 막기 위해 일정 기간 직접 거주하도록 하는 ‘거주의무’가 붙는 경우가 있다.

거주의무는 말 그대로 분양받은 사람이 해당 주택에 일정 기간 실제로 살아야 하는 의무다.

문제는 주민등록 주소만 옮겨놓는 방식으로 실거주 의무를 피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주민등록상으로는 해당 아파트에 전입해 있어도 실제 생활은 다른 집에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주민등록 자료만으로 실제 거주 여부를 판단하는 기존 방식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조사 방식을 강화하기로 했다.

조사 과정에서는 통신사의 이용정보와 카드 사용 내역, TV 수신 관련 자료,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보유한 자료 등을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예를 들어 주민등록상으로는 서울의 아파트에 살고 있다고 신고했는데 통신이나 카드 사용 기록이 장기간 다른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확인된다면 실제 거주 여부를 추가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조사관이 직접 현장을 방문하는 방식도 병행된다.

다만 통신·카드 정보에는 개인의 민감한 정보가 포함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관련 자료를 합법적으로 제공받아 조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부터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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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내년부터 조사하나

당초 국토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실거주 의무 실태조사에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수만가구를 조사하려면 단순히 주민등록 자료를 확인하는 것과 달리 별도의 조사 인력과 시스템이 필요하다. 특히 통신·카드 등 다른 기관이 보유한 자료를 활용하려면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한 법적 근거도 마련해야 한다.

국토부가 조사 시점을 내년 초로 조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조사 대상 주택이 약 8만가구에 달하는 만큼 지방자치단체 인력만으로 모든 주택을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토부는 현장조사를 담당할 기관을 추가로 지정하고 전담 인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사를 어느 기관이 담당할지, 얼마나 자주 조사할지, 어떤 절차로 실제 거주 여부를 판단할지 등도 법령에 구체적으로 담을 예정이다.

현재 주택법에도 국토부 장관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이 거주의무자에게 관련 서류 제출을 요구하거나 공무원을 통해 해당 주택을 조사할 수 있는 근거는 있다.

하지만 조사 주체와 절차 등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아 지역별로 조사 방식에 차이가 있었다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이를 보완해 전국적으로 일정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실태조사 체계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2027년부터 유예기간 잇따라 끝난다

내년부터 실태조사를 강화하는 또 다른 이유는 거주의무 유예기간이 본격적으로 끝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2024년 3월 19일부터 시행된 개정 주택법에 따라 거주의무 시작 시점은 기존 ‘최초 입주 가능일’에서 ‘최초 입주 가능일부터 3년 이내’로 완화됐다.

쉽게 말해 입주할 수 있게 된 날 바로 들어가 살아야 했던 것을 최대 3년까지 미룰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실수요자가 자금을 마련하거나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고려한 조치였다.

하지만 이 3년의 유예기간이 내년부터 차례로 끝난다.

서울 강동구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는 2027년 2월 전후, 경기 하남시 더샵 하남에디피스는 같은 해 3월, 서울 강동구 강동헤리티지자이는 6월 전후로 거주의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국내 최대 규모 아파트 단지 가운데 하나인 올림픽파크포레온도 2024년 11월 입주를 시작한 만큼 2027년 11월 말께 유예기간이 끝날 예정이다.

정부가 대규모 조사를 준비하는 시점과 주요 단지의 유예기간 종료 시점이 맞물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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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발되면 처벌까지 받을 수 있어

실거주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곧바로 형사처벌을 받는 것은 아니다.

직장이나 가족 문제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와 고의적으로 거주의무를 피한 경우를 구분해 판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로 살지 않으면서 거주하는 것처럼 속이는 등 법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의 거주의무자가 의무기간에 실제 거주하지 않고 거주한 것처럼 속인 경우 주택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실태조사는 단순한 행정 점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주민등록만 옮겨놓고 실제로는 다른 곳에서 생활하는 등 거주의무를 의도적으로 피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실거주 여부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은 분양가상한제의 취지를 지키기 위한 목적도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된 주택이 실제로 거주하려는 사람에게 돌아가지 않고 투자나 임대 목적으로 활용된다면 실수요자에게 주택을 공급한다는 제도의 취지가 약해질 수 있다.

다만 수만가구를 대상으로 통신·카드 정보까지 활용하는 만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실제 거주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어느 수준까지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지, 정당한 사유로 입주가 늦어진 사람을 어떻게 구분할지에 대한 세부 기준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국토부는 올해 안에 관련 법령 개정안을 마련하고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제도 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실태조사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조사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올해 안에 개정안을 발의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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