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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을 팔아 마련한 돈을 연금계좌에 넣으면 양도소득세 부담을 덜어주던 고령층 대상 조세 특례가 내년 말 종료된다.
12일 재정경제부가 공개한 ‘2026년 세제개편안’ 상세본에 따르면 부동산 양도대금을 연금계좌에 납입할 경우 세액공제를 해주는 특례가 2027년 12월31일 일몰(적용이 끝남)된다. 정부가 고령층의 부동산 자산을 연금으로 전환해 안정적인 노후 현금 흐름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도입한 제도지만, 실제 이용자가 많지 않아 결국 종료 수순을 밟게 됐다.
이 제도는 모든 부동산 매도자가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은 아니었다.
대상은 기초연금 수급자로, 일정 요건을 충족한 사람이 주택 등 부동산을 처분한 뒤 그 양도대금을 연금계좌에 넣으면 납입액의 10%를 세액공제받을 수 있도록 했다. 세액공제 대상 납입액에는 1억원의 한도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요건을 충족한 사람이 부동산을 처분한 뒤 양도대금 가운데 1억원을 연금계좌에 납입했다면 최대 1000만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양도소득세는 부동산을 팔아 얻은 양도차익에 대해 부과되는 세금이다. 특히 고가주택의 경우 양도소득세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정부는 이 제도를 활용해 고령층이 주택을 처분하고 그 자금을 노후 연금으로 옮기도록 유도했다.
다만 단순히 집을 팔고 연금계좌에 돈을 넣는다고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양도 직후 1주택 또는 무주택 세대여야 하고, 해당 부동산을 10년 이상 보유한 기초연금 수급자라는 조건 등이 붙었다.

정부가 이 제도를 마련한 배경에는 고령층의 자산이 부동산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집을 오랫동안 보유하고 있어 자산 규모는 상당하지만 매달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은 부족한 노년층이 적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주택을 팔아 연금계좌에 자금을 넣으면 부동산이라는 비유동성 자산을 현금성 노후자산으로 바꿀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고령층이 보유한 부동산을 시장에 공급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2024년 세법개정안에서 해당 제도를 고령층의 부동산 유동화 방안 가운데 하나로 추진했다.
여기서 ‘유동화’란 부동산처럼 당장 현금으로 바꾸기 어려운 자산을 매각하거나 금융상품으로 전환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자금으로 바꾸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제도 도입 이후 실제 이용 규모는 기대만큼 크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됐다.

가장 큰 문제는 제도의 적용 요건이었다.
기초연금을 받으면서 장기간 보유한 주택을 팔고, 동시에 양도 직후 1주택 또는 무주택 세대가 된 뒤, 매각 자금을 연금계좌에 넣어야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령층에게 집은 단순한 투자자산이 아니라 실제 거주 공간인 경우가 많다. 평생 살던 집을 처분하고 다른 주거 형태로 이동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데다, 집을 팔더라도 매각대금을 연금계좌에 장기간 묶어두기보다는 생활비나 의료비 등 당장 필요한 자금으로 활용하려는 수요도 있을 수 있다.
결국 정책의 취지는 분명했지만 실제 이용자가 많지 않으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해당 특례를 추가로 연장하지 않고 2027년 12월31일 종료하기로 했다.
따라서 현재 제도 이용을 검토하는 고령층이라면 자신의 연령과 기초연금 수급 여부, 주택 보유기간과 처분 시점, 연금계좌 납입 요건 등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만 세법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내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적용 시점의 최종 법령을 확인해야 한다.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일몰을 앞둔 제도는 부동산 관련 특례만이 아니다.
영구임대주택 난방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 역시 올해 말 적용기한이 끝난다. 정부는 해당 지원을 세제상 혜택으로 계속 유지하기보다 재정사업으로 전환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재정사업은 정부가 예산을 직접 투입해 특정 사업이나 지원 대상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난방비 지원의 경우 에너지바우처 등 기존 지원제도와 통합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수소를 사용하는 시내버스와 농어촌버스, 마을버스에 적용되는 부가가치세 면제도 조정된다.
당초 2028년 말까지 적용될 예정이었던 해당 면제는 올해 말 종료하는 것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대신 관련 지원을 재정지출 방식으로 전환한다.
이 밖에도 도서지역의 통행과 운송과 관련된 간접세 면제 등 일부 제도 역시 일몰 이후 세제 혜택을 계속 유지하는 대신 정부 재정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뀔 예정이다.
이번 세제개편은 단순히 세금을 올리거나 내리는 것뿐 아니라 그동안 세제 특례 형태로 제공하던 지원을 재정사업으로 옮기는 방향도 함께 담고 있다.
특히 부동산 양도대금을 연금계좌에 납입하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었던 고령층 특례는 당초 고령층의 부동산 편중 문제를 완화하고 노후 소득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이용 실적이 충분하지 않아 종료가 결정된 사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결국 앞으로는 부동산을 처분해 노후자금을 마련하려는 고령층이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연금으로 전환할지, 그리고 정부가 세제 혜택 대신 어떤 재정지원 정책을 마련할지가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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