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돈 퍼주는 이때, 오히려 '결혼 지원금' 대폭 줄이기로 한 '지역'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청년층의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각종 지원을 확대하는 가운데, 대전시는 청년·노인 복지사업의 혜택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대전시는 청년부부 결혼장려금 지급액을 줄이고, 7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시행해온 무임교통 지원에도 한도를 두기로 했다. 결혼과 출산을 유도하기 위해 지자체들이 현금성 지원과 주거 혜택 등을 잇따라 확대하는 흐름과는 다른 방향이다.

대전시에 따르면 청년부부 결혼장려금은 기존 가구당 최대 5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줄어든다. 지금까지는 부부가 각각 250만원씩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가구를 기준으로 최대 300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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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무임교통 지원도 달라진다. 현재 70세 이상 시민에게 제공되는 시내버스 무료 이용 혜택은 내년부터 월 3만원, 연간 36만원 한도로 제한될 예정이다.

두 사업 모두 시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대표적인 복지사업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조정은 적지 않은 변화다.

특히 청년부부 결혼장려금은 대전시가 결혼을 직접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정책이다. 2022년부터 지급이 시작됐으며, 청년층의 결혼 비용 부담을 낮추고 지역 내 정착을 유도한다는 취지에서 시행됐다.

그런데 최근 지자체들의 정책 방향을 보면 대전의 선택은 눈에 띈다.

지방에서는 청년 인구의 유출과 저출생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결혼을 지원하는 정책이 경쟁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결혼축하금이나 결혼장려금뿐 아니라 신혼부부 주거비, 전세자금 이자, 출산지원금 등을 지원하는 지방정부도 늘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청년들이 지역에서 결혼하고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현금 지원과 함께 주택·교통·육아 지원을 묶어 제공하는 방식까지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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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흐름 속에서 대전은 결혼을 장려하기 위해 지급해온 지원금의 규모를 오히려 낮추기로 했다. 대전시가 복지 확대보다 재정 건전성 확보를 우선순위에 놓으면서 나타난 변화다.

대전의 혼인 관련 지표를 보면 결혼장려금 축소 결정이 나온 시점과 현재 지역의 혼인 흐름 사이에는 흥미로운 대목도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대전의 조혼인율은 2023년 3.6건에서 2024년 5.6건으로 크게 상승했다. 조혼인율은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의미하는 지표다.

2024년 대전의 조혼인율은 전국 1위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6.1건까지 높아졌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은 4.7건이었다.

2023년까지만 해도 대전의 조혼인율은 전국 평균보다 낮았지만 이후 빠르게 반등하면서 전국에서 결혼이 가장 활발한 지역 가운데 하나가 됐다.

인구 흐름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대전 인구는 지난해 한 해 동안 1572명 증가했다. 연간 기준으로 대전 인구가 증가한 것은 2013년 이후 12년 만이다.

혼인과 인구가 동시에 반등하는 상황에서 결혼장려금 축소가 결정된 셈이다. 다만 대전시는 해당 정책을 유지하는 데 따른 재정 부담을 고려해 지원 규모를 조정한다는 입장이다.

대전시의 재정 상황은 이번 정책 변화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대전시는 지방채 발행액이 2022년과 비교해 지난해 말 기준 약 5800억원 증가했고, 올해 예산 부족액도 54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재정 여건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는 기존 사업을 유지하는 데 그치기보다 재정 지출 구조를 조정하고, 확보한 재원을 미래산업과 청년정책 등에 다시 배분하는 방향으로 재정 운영 방침을 세웠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21일 대전시청 브리핑룸에서 인빅터스게임 대전 유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7.21/뉴스1

복지사업만 줄이는 것은 아니다.

대전시는 대전 현충원 인접 나라사랑공원 조성, 보문산 전망타워, 한밭수목원 목조브릿지 등 8개 사업을 추진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들 사업의 총사업비는 5259억원에 달한다.

제2시립미술관 건립과 대전 음악전용공연장 건립, 3칸 굴절버스 도입 등 29개 대형 프로젝트도 재정 여건이 개선될 때까지 장기 재검토 사업으로 분류했다.

결국 대전의 이번 결정은 청년과 노인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대신 재정 지출 자체를 줄이고 우선순위를 다시 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전시는 절감한 재원을 AI 전략 총괄기구 설립과 미래 첨단산업 육성, 청년 주거·창업 지원, 시민 안전망 구축 등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자체들이 인구 감소와 저출생에 대응하기 위해 결혼·출산 관련 지원을 늘리는 상황에서 대전은 재정 여건을 이유로 기존 지원의 규모를 낮추는 선택을 했다.

다만 대전시는 청년 정책 자체를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현금성 지원 일부를 조정해 확보한 재원을 다른 청년 주거·창업 정책과 미래산업 분야에 투입하겠다는 입장이다.

결혼장려금의 지급 규모와 어르신 교통지원 방식이 바뀌는 가운데, 향후 대전시의 재정 정상화와 함께 줄어든 복지 혜택이 다시 확대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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