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터만 씻는다고 안 끝납니다… 가을 오기 전 에어컨 냄새 싹 잡으려면 이렇게

입추가 지나며 무더위가 한풀 꺾였다. 본격적인 사용이 줄어드는 지금이야말로 에어컨을 제대로 청소해둘 적기다.

에어컨 자료사진. / Lazy_Bear-shutterstock.com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더더욱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문제다.

왜 냄새가 날까…원리부터 알아야 제대로 없앤다

에어컨에서 퀴퀴한 냄새가 난다면 곰팡이를 의심해야 한다. 에어컨은 냉매를 액체로 응축했다가 다시 증기로 바꾸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이 과정에서 내부에 남은 물방울이 습한 환경을 만들어 각종 유해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워진다. 문제는 단순히 냄새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에어컨과 제습기의 필터, 열교환기 등에는 미생물이 서식하기 쉽고, 공기 중에 떠다니다 인체로 들어오면 알레르기 반응, 천식, 비염 등 다양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더 주의해야 한다. 아이들이나 천식, 알레르기, 만성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은 건강한 성인보다 곰팡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 코막힘, 눈 가려움증, 피부 자극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곰팡이 포자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아 호흡기 깊숙이 침투하기 쉬운데, 습한 에어컨 내부에서 번식한 포자가 공기 중에 떠다니다 호흡기로 유입되는 방식으로 문제를 일으킨다.

필터부터 확실하게…물세척 가능 여부 꼭 확인

가장 기본이자 효과가 확실한 청소는 필터 세척이다. 필터가 막히면 공기 흐름이 약해지면서 먼지 냄새와 곰팡이 냄새가 함께 발생할 수 있다. 청소 전에는 반드시 전원을 끄고 플러그를 분리한 뒤, 설명서에 따라 전면 커버를 열어 필터를 꺼낸다. 다만 모든 필터를 물로 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진공청소기나 부드러운 솔로 먼지를 제거하고 오염이 심하면 중성세제로 세척할 수 있는 극세 필터가 있는 반면, 초미세 먼지 필터나 스모그 탈취 필터처럼 물이 닿으면 성능이 저하돼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필터도 있다. 물세척한 필터는 직사광선을 피해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완전히 건조한 뒤 다시 조립해야 한다.

필터 교체 주기도 챙겨야 한다. 2주에 한 번씩 필터의 먼지와 기름때를 닦아내고, 6개월에서 1년마다는 반드시 새 필터로 교체하는 게 좋다. 다만 필터만 갈아 끼운다고 냄새가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다. 필터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큰 먼지는 걸러주지만, 실제 곰팡이가 자라는 증발기나 송풍팬, 내부 공기 통로까지는 손이 닿지 않기 때문이다.

분해 없이도 가능한 냉각핀 청소법

에어컨 청소 모습 (AI로 제작.)

필터를 씻어도 냄새가 계속된다면 열교환기(냉각핀) 오염을 의심해야 한다. 다만 스탠드형, 무풍 패널형, 시스템 에어컨은 내부 구조가 복잡해 무리한 셀프 분해는 피하는 게 좋고, 시중 세척제도 제품 구조에 따라 전자부품이나 배수라인으로 잘못 흘러 들어갈 수 있다. 분해 없이 시도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구연산수 분무가 있다. 구연산 2숟가락에 물 300ml를 섞어 1:10 비율로 희석한 용액을 분무기에 담아, 곰팡이가 자라기 쉬운 냉각핀 부분에 골고루 뿌린 뒤 3~5분 기다리는 방식이다. 청소 전에는 창문부터 활짝 열어 환기해야 하는데, 냄새와 독성 물질의 상당량이 초반 3분 사이에 가장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끄기 전 송풍 모드가 핵심…냄새 예방의 8할

무엇보다 중요한 건 평소 습관이다.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방법은 에어컨을 끄기 전 송풍 모드를 켜두는 것이다. 냉방을 끄기 전 송풍 모드를 10분 정도 켜두면 냉방 중 발생한 습기가 제거돼 곰팡이 번식을 막을 수 있고, 송풍 모드에서는 실외기가 작동하지 않아 전력 소비도 선풍기 수준에 그친다. 냄새가 심하다면 희망 온도를 16~18도, 바람 세기를 강풍으로 맞춰 냉방 모드를 충분히 가동해 냄새 입자를 배수 호스로 함께 배출시킨 뒤, 송풍 모드를 1시간가량 돌려 내부를 완전히 건조하는 방법을 일주일에 2~3회씩 2주간 반복하면 효과적이다.

이 밖에도 요리할 때는 잠시 에어컨을 꺼서 기름과 단백질 찌꺼기가 냉각핀에 쌓이는 걸 막고, 배수구와 호스가 막히지 않았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수준의 곰팡이라면 전문업체의 에어컨 내부 세척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여름이 저물어가는 지금이야말로 에어컨을 점검할 최적의 타이밍이다. 필터 세척과 송풍 건조, 이 두 가지 습관만 제대로 지켜도 다음 여름 첫 가동 때 퀴퀴한 냄새 걱정 없이 시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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