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아스파라긴산 때문일까… 콩나물이 해장에 좋은 진짜 이유

전날 과음한 다음 날, 유독 콩나물국이나 콩나물국밥이 당기는 사람이 많다. 콩나물이 숙취 해소에 좋다는 건 상식처럼 통하지만, 정작 어떤 성분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콩나물국밥 자료사진. / ToriNim-shutterstock.com

콩나물 해장 효능의 가장 널리 알려진 근거는 아스파라긴산이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간에서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되는데, 이 물질이 몸에 쌓이면서 두통과 메스꺼움 등 숙취 증상을 유발한다. 콩나물에 함유된 아스파라긴산은 체내 NAD+ 생성을 도와 알코올 탈수소효소의 합성을 촉진해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실제로 아스파라긴산은 시판 숙취해소 음료의 주요 성분으로도 쓰인다.

여기에 발아 과정에서 생기는 영양 변화도 한몫한다. 콩이 콩나물로 자라면서 원래 콩에는 없던 비타민C가 새로 생합성되는데, 이 비타민C는 알코올의 산화와 분해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국물에 담긴 비타민B1과 식이섬유, 칼륨 등도 피로 회복과 위장 운동을 촉진해 숙취 증상 완화에 기여한다. 따뜻한 국물 자체도 탈수를 완화하고 손실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는 역할을 한다.

"아스파라긴산 효능은 과장"…반박 시각도

다만 최근에는 이 정설에 이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실험 결과 콩나물에 포함된 아스파라긴산의 절대량이 숙취 해소 효과를 내기엔 너무 적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지적이다. 대신 진짜 숙취 해소와 관련 있는 성분은 콩나물에 함유된 아르기닌과 메티오닌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두 아미노산 역시 간의 알코올 대사 과정을 돕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즉 콩나물이 해장에 도움이 된다는 결론 자체는 유효하지만, '어떤 성분 때문인지'에 대해서는 학계·대중 사이에서도 시각차가 있는 셈이다. 콩나물의 어느 부위에 아스파라긴산이 많은지에 대해서도, 정작 아스파라긴산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부위는 식감 때문에 손질 과정에서 잘려나가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도 있다.

전주가 '콩나물국밥의 성지'가 된 이유

콩나물을 활용한 해장 음식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단연 전주 콩나물국밥이다. 전주 콩나물국밥이 지역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은 데는 우선 콩나물 품질이 한몫했는데, 예부터 전주 치명자산 기슭의 물은 철분이 적고 깨끗해 콩나물 재배에 적합했다. 이 물로 기른 콩나물은 잔뿌리가 적고 아삭하며 고소한 맛이 뛰어났다.

콩나물국밥 자료사진. / mnimage-shutterstock.com

지리적 조건도 영향을 미쳤다. 호남 최대 규모 시장 중 하나였던 전주 남부시장에서, 콩나물국밥은 새벽 일찍 장을 여는 상인과 짐꾼들에게 빠르고 든든한 한 끼였다. 여기에 전주가 술 문화가 발달한 도시였다는 점도 한몫했다. 남부시장에서는 특유의 조리법도 발달했다. 뚝배기에 밥과 콩나물을 담고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 뺐다 반복하는 '토렴' 방식으로, 펄펄 끓는 직화식과 달리 어린아이도 먹기 편한 온도로 국밥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함께 곁들이는 술로는 모주가 꼽히는데, 막걸리에 생강, 대추, 감초, 칡, 계피 등을 넣어 끓인 술이다.

집에서도 손쉽게 만드는 콩나물 해장 요리

거창한 국밥집이 아니어도 콩나물 해장 음식은 집에서 간단히 만들 수 있다. 가장 기본은 콩나물국이다. 콩나물을 씻어 냄비에 물과 함께 넣고 끓이되, 비린내가 나지 않도록 뚜껑을 처음부터 끝까지 덮거나 열어놓는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계란이나 오징어를 더하면 콩나물국밥에 가까운 형태로 즐길 수 있다. 무침으로 먹을 때는 물이 끓기 시작한 뒤 콩나물을 넣고 물에 완전히 잠기도록 골고루 저어야 특유의 아삭한 식감을 살릴 수 있다.

결국 콩나물이 해장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 자체는 여러 연구와 오랜 경험을 통해 뒷받침되지만, 정확히 어떤 성분이 주된 역할을 하는지는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다. 다만 분명한 건, 값싸고 구하기 쉬운 이 채소 한 줌이 오랜 세월 한국인의 다음 날 아침을 책임져 왔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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