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키트리
간장 대신 '이것' 넣었을 뿐인데…참나물의 아삭함과 향이 3배 살아납니다

위키트리
부부가 멀어지는 데 반드시 큰 싸움이나 외도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매일 같은 집에서 밥을 먹고 잠을 자면서도 서로의 하루에 관심을 잃는 순간 관계의 거리는 서서히 벌어진다.
통계청의 2024년 사회조사에서도 가족관계에서 대화와 소통이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가운데, 오래 함께 산 부부일수록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생각이 대화를 줄이는 경우가 있다. 가장 위험한 변화는 싸움이 많아지는 것이 아니라 싸울 이유조차 없어지는 상태다.

50대 이후에는 부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는 동시에 각자의 생활도 굳어진다. 직장을 다닐 때는 바쁜 일정이 자연스럽게 거리를 만들어 줬지만 은퇴 뒤에는 하루 대부분을 같은 공간에서 보내게 된다. 이때 서로의 생활방식과 감정이 이미 멀어진 상태라면 가까워지기는커녕 각자의 영역만 더 강하게 지키게 된다.
각방을 쓰는 것 자체가 부부 사이의 문제를 뜻하지는 않는다. 건강이나 수면 습관 때문에 따로 자는 부부도 많다. 진짜 신호는 침실이 아니라 마음의 문이 닫히는 데서 나타난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부터 잠드는 시간까지 부부의 생활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한 사람은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하고 다른 사람은 늦잠을 잔다. 식사 시간도 다르고 주말에 하고 싶은 일도 다르다.
처음에는 서로의 생활을 존중한다는 이유로 각자 원하는 대로 지냈지만, 이런 상태가 수년간 이어지면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 자체가 낯설어질 수 있다.

문제는 각자의 시간이 있다는 데 있지 않다. 함께하는 시간이 사라진 채 각자의 생활만 남는 데 있다. 어디에 다녀왔는지 묻지 않고 오늘 어떤 일이 있었는지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휴대전화나 TV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낸다.
50대 이후에는 이런 모습이 더욱 쉽게 굳어진다. 자녀가 독립하고 직장생활도 끝나면서 부부 둘만 남는 시간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젊을 때는 자녀 교육과 직장이라는 공통 관심사가 있었지만, 그 역할이 줄어들면 부부 사이에 남는 대화 소재도 함께 줄어들 수 있다.
미국 심리학자 존 가트맨은 워싱턴대학교 교수이자 '부부를 위한 사랑의 기술' 저자로 오랜 기간 부부 관계를 연구하며 일상에서 나누는 작은 대화와 관심이 관계 유지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거창한 외출보다 하루 중 짧은 대화가 계속 이어지는지가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따로 보내는 시간이 많아도 서로의 하루를 알고 있다면 관계는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같은 공간에 있어도 서로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심리적 거리는 커질 수 있다. 함께 사는 것과 함께 살아가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부부 사이의 침묵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처음에는 서운한 일을 이야기하고 상대의 행동에 불만을 표현한다. 하지만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고 같은 대화가 여러 차례 이어지면 어느 순간 설명하는 일 자체가 피곤해진다.
이러한 각이 자리 잡으면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설명하는 대신 그냥 참는 쪽을 선택하게 된다. 상대가 늦게 들어와도 묻지 않고, 돈을 어떻게 쓰는지에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예전이라면 서운했을 상황에서도 아무 말이 나오지 않는다.

겉으로 보면 부부싸움이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싸움을 할 만큼 상대에게 기대하는 마음이 사라진 상태일 수도 있다.
50대와 60대 부부에게 이런 변화는 더욱 조심해서 살펴볼 부분이다. 오랜 세월 함께 살았다는 이유로 상대의 생각을 이미 알고 있다고 여기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의 생각과 생활환경은 계속 바뀐다. 몇 년 전에는 중요하지 않았던 건강 문제나 돈 문제, 자녀 문제도 어느 순간 부부 사이의 큰 관심사가 될 수 있다.
미국 심리학자 마셜 로젠버그는 국제비폭력대화센터 창립자이자 '비폭력 대화' 저자로 감정을 억누르거나 상대를 판단하기보다 자신이 무엇을 느끼고 원하는지 표현하는 대화의 중요성을 다뤘다. 대화가 사라진 자리를 추측과 오해가 채우면 작은 불만도 오래 쌓일 수 있다.
관계를 다시 가깝게 만드는 대화가 반드시 길 필요는 없다. 짧은 관심도 충분한 시작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상대를 설득하는 데 있지 않다. 여전히 서로의 생활이 궁금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데 있다.
관계에서 가장 무서운 변화는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다. 미워할 때는 아직 상대에게 바라는 것이 남아 있다. 서운하고 화가 난다는 것은 상대의 행동이 자신에게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배우자가 늦게 들어와도 궁금하지 않다. 어디에 가는지도 묻지 않는다. 힘든 일이 생겨도 가장 먼저 연락하고 싶은 사람이 배우자가 아니다. 좋은 일이 생겨도 굳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같은 집에서 생활하면서 필요한 말만 주고받고 각자의 돈과 일정과 인간관계를 따로 관리한다.
이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부부는 같은 집을 사용하는 동거인처럼 변할 수 있다. 식사를 따로 하고 각방을 쓰는 것보다 더 심각한 신호는 서로에게 말을 걸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다.
특히 은퇴 이후에는 부부 관계의 변화가 생활 전체에 드러나기 쉽다. 직장이라는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 배우자와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때 서로에게 관심이 남아 있다면 새로운 생활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지만, 이미 기대가 사라진 상태라면 하루 종일 같은 공간에 있어도 각자 다른 세상에 머물 수 있다.
미국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사회심리학자이자 '사랑의 기술' 저자로 사랑을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상대에게 관심을 갖고 돌보는 태도로 바라봤다. 오래된 부부에게도 이런 태도는 중요하다. 특별한 이벤트보다 상대의 상태를 살피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행동이 관계를 이어가는 재료가 된다.
그렇다고 모든 부부가 매일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조용히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부부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침묵 속에도 서로를 향한 관심이 남아 있느냐다.

배우자의 하루가 궁금하지 않고, 감정을 공유할 이유도 없고, 상대에게 무엇인가를 바라는 마음조차 없다면 그때부터 관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각방을 쓰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마음속에서 배우자의 자리가 사라지는 일이다.
부부 사이를 오래 이어주는 것은 싸우지 않는 능력이 아니다. 서로에게 여전히 궁금한 것이 남아 있는 상태다.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고 요즘 몸은 괜찮은지 살피고 싶거나 주말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어볼 수 있다면 두 사람 사이에는 아직 대화가 들어갈 자리가 있다.
인생 후반부의 부부에게는 두 유형이 있다. 한쪽은 같은 집에 살면서 각자의 삶만 살아간다. 다른 한쪽은 서로의 생활을 존중하면서도 작은 관심을 놓지 않는다. 두 사람 모두 각방을 쓸 수 있고 각자의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두 부부의 거리는 전혀 다르다.
결국 오래 함께 사는 부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하루 종일 붙어 있는 것이 아니다. 떨어져 있어도 서로의 안부가 궁금한 관계를 남겨두는 일이다. 한 집에서 남처럼 사는 부부와 오랜 세월이 지나도 친구처럼 지내는 부부의 차이는 거창한 사랑 표현보다 작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