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넘도록 건강한 한국 노인들이 절대 하지 않은 '2가지'

한국의 100세 이상 고령자가 8600명을 넘어섰다. 10년 전보다 5000명 넘게 늘어난 가운데, 장수 고령자 상당수는 평생 흡연과 음주를 하지 않았고 절제된 식생활과 규칙적인 생활을 장수 비결로 꼽았다.

국가데이터처가 20일 발표한 ‘100세 이상 고령자조사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국내 100세 이상 인구는 8604명으로 집계됐다. 2015년 조사 당시 3159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445명, 172.4% 증가했다. 10년 만에 2.7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인구 10만명당 100세 이상 고령자도 17.3명으로 증가했다. 2015년에는 6.4명에 불과했지만 10년 사이 10.9명 늘었다. 100세 이상 인구의 연평균 증가율은 2025년 기준 10.5%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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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넘긴 사람 8604명…10년 전보다 2.7배

성별 차이는 뚜렷했다. 100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남자는 1428명으로 전체의 16.6%였고, 여자는 7176명으로 83.4%를 차지했다. 100세 이상까지 생존한 인구 5명 가운데 4명 이상이 여성인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100세 이상 고령자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은 경기였다. 경기에는 2052명이 살고 있었으며 서울이 1268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경북 559명, 전남 541명, 인천 528명 순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인구 규모가 아니라 해당 지역 인구 10만명당 100세 이상 고령자를 따지면 결과는 달라졌다. 전남이 31.8명으로 가장 많았고 제주 30.4명, 강원 28.6명이 뒤를 이었다. 인구가 많은 수도권보다는 고령 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100세 이상 고령자를 상대적으로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시군구 단위에서는 경기 고양시가 188명으로 가장 많았다. 용인시 169명, 수원시 152명, 남양주시 142명, 제주 제주시 132명, 성남시 131명, 부천시 124명, 충북 청주시 114명, 경기 안산시 100명 순이었다.

그러나 인구 10만명당 100세 이상 고령자 수에서는 농어촌 지역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전남 고흥군이 91.8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 영양군 89.6명, 경북 봉화군 86.8명, 경남 하동군 78.8명, 경남 산청군 77.7명, 전남 함평군 77.0명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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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비결 1위는 ‘소식’…술·담배와도 거리 멀었다

100세 이상 고령자들이 직접 꼽은 장수 비결에서는 생활습관이 눈에 띄었다.

가장 많은 응답은 소식 등 절제된 식생활 습관으로 59.7%를 차지했다. 이어 규칙적인 생활이 44.5%, 장수 집안 등 유전적 요인이 32.1%였다.

흡연과 음주 여부에서도 뚜렷한 특징이 나타났다. 100세 이상 고령자의 86.9%는 평생 담배를 피운 적이 없다고 답했다. 평생 음주를 하지 않았다는 응답도 79.6%에 달했다. 흡연과 음주를 모두 하지 않은 고령자는 75.8%였다.

다만 이런 조사 결과를 근거로 특정 생활습관 하나가 100세 장수를 결정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장수에는 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질병 발생 여부, 의료 접근성, 경제·사회적 환경, 평생의 생활습관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장수 고령자들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도 관심을 끈다. ‘건강한 편’이라고 답한 비율은 22.6%였으며 ‘보통’은 29.6%, ‘건강이 나쁜 편’은 31.2%였다.

100세까지 살았다고 해서 모두 건강하게 생활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다.

실제로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100세 이상 고령자는 90.0%에 달했다. 가장 흔한 질환은 고혈압으로 56.7%였으며 관절염 39.9%, 치매 29.1%, 당뇨병 15.7% 순이었다.

100세라고 모두 건강한 것은 아니다…보조기구 사용도 81.8%

신체 기능과 관련한 조사 결과에서는 고령화가 단순히 ‘수명 연장’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드러났다.

보조기구를 1개 이상 사용한다고 답한 100세 이상 고령자는 81.8%였다. 휠체어와 지팡이 등 이동을 돕는 보조기구를 사용하는 경우가 62.2%였으며, 틀니 등 씹기 보조기구를 사용하는 고령자는 54.3%였다.

인지 기능 역시 개인차가 컸다. 가족을 인지할 수 있는 고령자는 87.8%, 본인의 이름을 인지하는 경우는 87.4%였다. 자신의 나이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비율은 61.9%였고, 돈 계산 등을 할 수 있는 고령자는 43.6%였다.

가족과 본인의 이름, 나이, 돈 계산 등 조사된 4가지 항목을 모두 인지할 수 있는 고령자는 40.4%로 집계됐다.

즉 100세 이상이라는 동일한 연령대 안에서도 건강 상태와 신체 기능, 인지 능력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고령사회에서 단순히 ‘몇 명이 100세까지 사는가’를 넘어 ‘어떤 상태로 100세를 맞는가’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는 것과 건강수명이 함께 늘어나는 것은 같은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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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사는 100세 고령자 75%…돌봄 부담은 가족에게

주거 형태에서도 가족의 역할이 컸다.

100세 이상 고령자의 75.1%는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다. 혼자 사는 경우도 20.7%에 달했다. 100세라는 초고령에 도달한 뒤에도 상당수는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배우자 관계에서는 성별 차이가 더욱 컸다. 전체 100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사별한 비율은 92.8%였다. 남자 고령자는 배우자가 생존한 경우가 30.2%였지만 여자 고령자는 배우자가 생존한 비율이 0.7%에 그쳤다.

돌봄을 담당하는 사람을 복수로 응답하도록 한 조사에서는 자녀와 배우자가 73.5%로 가장 많았다. 요양보호사나 간병인 등 유료 수발자가 돌보는 경우도 35.6%였다. 반면 수발자가 없다는 응답은 3.1%였다.

여기서 고령사회가 안고 있는 또 하나의 문제가 드러난다. 100세 이상 인구가 늘어날수록 가족이 담당하는 돌봄의 역할과 부담 역시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100세 이상 고령자의 90%가 만성질환을 갖고 있고, 81.8%가 하나 이상의 보조기구를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수 인구의 증가가 곧바로 건강한 노년의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요양시설에 대한 인식도 흥미로운 결과를 보였다. ‘건강이 악화하거나 돌봄이 필요한 경우 노인 요양시설에 입소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70.7%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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