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웨어러블 다음 격전지 '이곳'…1위 등장에 스마트링 시장 꿈틀

위키트리
산과 들에 워낙 흔해서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딸기가 있다. 여름이면 밭둑과 냇가, 길가에 붉은 열매를 무리 지어 매달지만 산딸기에 밀려 이름조차 제대로 불리지 못한 딸기. 바로 멍석딸기다.

과일이 귀하던 시절 산과 들에 널린 산딸기류는 아이들의 배를 채워 주는 군것질거리였다. 그중에서도 밭둑이며 마을 어귀 어디서나 흔하던 것이 멍석딸기였지만 흔한 탓에 오히려 대접받지 못했다. 멍석딸기가 최근 다시 눈길을 끈다. 유튜브 채널 '텃밭친구'가 멍석딸기의 잎과 줄기, 뿌리까지 차와 약재로 두루 써 온 내력을 짚었다. 열매만 따 먹고 지나쳤을 뿐 실은 뿌리부터 잎까지 살림과 약으로 내주던 식물이라고 채널은 전한다.
멍석딸기(Rubus parvifolius)는 장미과 산딸기속에 드는 낙엽 떨기나무다. 겨울이면 땅 위 줄기가 시들어 사라져 얼핏 풀처럼 보이지만 분류상으로는 어엿한 나무다. 이름은 생김새에서 왔다. 줄기가 위로 솟지 않고 땅에 바짝 붙어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모습이 짚으로 엮은 멍석을 깔아 놓은 듯하다고 해 멍석딸기라 불렀다. 지역과 문헌에 따라 모매, 초양매, 멍딸기, 먼둥딸나무, 멍두딸, 수리딸나무, 번둥딸기, 덤불딸기, 콩탈로도 부른다.
속명 '루부스(Rubus)'는 붉다는 뜻의 라틴어 '루베르(ruber)'에서 왔다. 붉게 익는 열매를 가리키는 이름으로 산딸기 무리 전체를 아우른다. 종을 나타내는 '파르비폴리우스(parvifolius)'는 '작은 잎의'라는 뜻이다.
한반도 전역에 자라고 일본과 중국, 대만, 베트남, 호주에도 분포한다. 산기슭과 논둑·밭둑, 초지, 냇가, 길가, 산불이 난 자리나 벌채지처럼 볕이 잘 드는 곳을 좋아하고 그늘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다. 추위와 가뭄에 강하며 바닷가에서도 견딘다. 줄기는 길이 1~2m로 옆으로 비스듬히 벋고, 줄기와 가지에 잔털과 짧은 갈고리 가시가 있다.
잎은 어긋나게 달리며 작은 잎 3개로 된 겹잎인데, 새로 트는 싹에서는 5개가 달리기도 한다. 가운데 작은 잎이 가장 크고 흔히 세 갈래로 갈라진다. 잎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고, 앞면에는 잔털이, 뒷면에는 흰 털이 촘촘하다. 잎 뒷면에 털이 없는 것은 청멍석딸기, 줄기에 가시가 유난히 많은 것은 사슨딸기라 해 따로 구분한다.
같은 산딸기속인 산딸기와는 여러 대목에서 갈린다. 산딸기는 줄기가 붉은 갈색으로 거의 곧추서고 잎이 손바닥 모양으로 3~5갈래로 갈라지며 흰 꽃이 핀다. 반면 멍석딸기는 땅을 기듯 낮게 퍼지고, 작은 잎 3장짜리 겹잎에 잎 뒷면이 희며 붉은 꽃을 피운다. 꽃도 산딸기보다 늦게 핀다. 꽃은 5~6월 홍자색으로 위를 향해 몇 개씩 모여 달리고, 꽃잎은 5장으로 꽃받침보다 짧다. 열매는 6~8월에 여러 개의 작은 알갱이가 둥글게 뭉친 장과로 붉게 익는다. 크기는 작지만 향이 진하고 새콤달콤해 여름 산의 별미로 꼽힌다.
멍석딸기는 열매만 먹는 식물이 아니다. 봄에 돋는 어린순은 나물로 쓴다. 살짝 데쳐 무치거나 기름에 볶으면 된다. 잎은 말리거나 덖어 차로 우려 마신다. 열매는 생으로 먹는 것 외에 잼과 젤리, 시럽, 주스, 와인, 식초 등으로 폭넓게 가공할 수 있다.
산딸기속 열매는 예부터 식용과 약용을 겸했다. 국립수목원 자료를 보면 이 무리의 열매는 탄수화물과 유기산, 비타민이 풍부하고 당과 산이 알맞게 들어 있어 맛이 좋다. 과일이 흔하지 않던 시절에는 산과 들에서 따 먹는 귀한 간식이었고, 최근에는 항산화 같은 기능성에 주목해 다시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멍석딸기 열매 추출물은 화장품 원료로도 등록돼 수렴·피부 컨디셔닝 성분으로 분류된다.
들에서 딴 야생 열매인 만큼 손질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야생 산딸기류는 작은 벌레가 열매 속에 들어 있는 경우가 있어, 먹기 전 식초를 한두 방울 탄 물에 잠시 담갔다 헹구면 한결 안심할 수 있다.
흔히 산딸기 종류를 뭉뚱그려 '복분자'로 여기지만 이는 정확하지 않다. 한방에서 복분자로 규정하는 것은 덜 익은 복분자딸기(Rubus coreanus) 열매다. 복분자딸기는 줄기가 밀가루를 발라 놓은 듯 희고 덩굴지며 다 익으면 열매가 검게 변한다는 점에서 붉게 익는 멍석딸기·산딸기와 구별된다. 멍석딸기는 이와 달리 열매뿐 아니라 지상부와 뿌리까지 약재로 써 왔다는 데 쓰임의 폭이 있다.
한방에서 멍석딸기는 부위별로 이름을 달리 붙여 썼다. 열매를 포함한 지상부 전체는 호전표(薅田藨), 뿌리는 호전표근으로 부른다. 문헌에 따라 홍매소(紅梅消)나 산매(山莓) 같은 이름으로도 통한다. 열매 맛은 달고, 약재로서 성질은 치우침 없이 평(平)하며 독성은 없는 것으로 본다.
전통적으로 알려진 쓰임은 넓다. 한방에서는 멍석딸기가 온몸에 피를 잘 돌게 하고 뭉친 피, 즉 어혈을 풀며 독을 해독한다고 봤다. 신진대사를 북돋아 몸을 튼튼하게 하는 자양강장 약재로 처방했고, 신장 기능을 돕고 결석에도 쓴다고 전한다. 몸속 풍(風)을 몰아내고 습한 기운을 없앤다고 해 신장염과 폐렴, 간염 등 각종 염증과 피부 질환에 활용했으며, 통증을 가라앉히고 출혈을 멎게 하는 데도 썼다.
약재는 햇볕에 말리거나 생초로 쓴다. 말린 것을 기준으로 하루 분량은 꽃 5~10g, 지상부와 뿌리는 10~20g가량이 전해지는 용량이다. 열매는 많이 먹어도 무방하다고 본다.
다만 이런 효능과 용법은 한방과 민간에서 전해 내려온 것으로, 현대 의학적으로 입증된 치료법과는 구분해야 한다. 개인 체질에 따라 맞지 않을 수 있고 질병 치료를 대신하지도 않는다. 약재로 달여 먹거나 꾸준히 복용할 생각이라면 한의사 등 전문가와 상의하는 편이 안전하다.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