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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한때 '할머니 쇼핑템'으로 여겨졌던 때타월과 때비누, 목욕 가방 등 이른바 '사우나템'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자신이 쓰는 제품을 소개하거나 목욕 루틴을 공유하는 콘텐츠가 잇따라 올라온다. '남대문 사우나 용품 성지' '남대문 목욕용품 추천' 등 관련 게시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중장년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사우나 문화가, 이제는 젊은 세대의 취향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에서 '목욕탕' 태그 게시물은 8900건을 넘어섰고, '목욕용품' 게시물도 2300건 이상 올라왔다. 남대문 시장 목욕용품 구매 후기부터 추천 리스트까지 콘텐츠 종류도 다양하다. 인스타그램에는 '쑥뜸', '효소 찜질'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도 각각 5000건을 돌파했다. 유튜브에서는 목욕 바구니와 샴푸, 수건, 스킨케어 제품을 소개하는 '사우나템' 영상이 연일 올라오고, 가방 속 소지품을 소개하는 '왓츠 인 마이 백' 형식은 '왓츠 인 마이 사우나 백' 콘텐츠로 변주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숯가마 찜질방 매점 직원은 예전에는 젊은 손님이 10명 중 1~2명 수준이었지만 요즘은 8명 정도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사우나 리뷰 전문 계정, 전국 사우나를 모아볼 수 있는 '사우나 지도', 관련 용품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도 속속 등장했다.
남대문 시장의 목욕용품 전문점들은 사우나 트렌드와 함께 다시 주목받고 있다. 추억의 때타월부터 일본에서 건너온 소품까지 각종 사우나 용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어서다. 걸그룹 출신 가수 전소미도 사우나를 즐길 때 챙기는 아이템으로 남대문 목욕용품을 꼽은 바 있다.

디자인을 앞세운 제품도 인기다. 모발을 보호하는 '사우나 햇'이 대표적이다. 작은 고깔 형태의 도톰한 타월 소재로, 고온에 장시간 노출될 때 두피의 수분·유분 밸런스가 무너지는 것을 막아준다. 최근에는 캐릭터나 폰트 디자인을 넣은 제품도 나와, 인증 사진을 즐기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사우나 룩'을 완성하는 아이템으로 통한다.
전문가들은 목욕탕이 중장년층 휴식처에서 2030세대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바뀐 배경으로 웰니스 트렌드를 꼽는다. 홀로 이용할 수 있는 1인 목욕탕, 개성 있는 인테리어를 앞세운 이색 목욕탕이 늘면서 젊은 세대의 발길을 끌고 있다는 것이다. 러닝이나 요가 등 운동 후 사우나를 찾는 사람도 늘었다. 목욕이 단순한 위생 관리를 넘어 회복과 재충전을 위한 웰니스 활동으로 재해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우나가 친구들과 교류하는 공간으로 소비되는 점도 특징이다. 이른바 '소셜 사우나' 문화다. 사우나를 함께 이용하고 휴식 공간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임이 늘면서, 사우나는 술자리를 대신하는 새로운 만남의 장소로도 자리 잡고 있다. 독립적으로 사우나를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1인 사우나와 1인 세신숍이 생기는 동시에, 여러 사람이 함께 어울리는 '사우나 모임'도 함께 늘어나는 이중적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식 사우나 문화는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023년 뉴저지의 한 한국식 스파를 소개하며 사우나와 비빔밥, 향수(鄕愁)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당시 한국에는 찜질방이 1800여 곳에 이른다고 전하며, 미국 내 한국계 인구가 늘면서 찜질방도 함께 늘고 있다고 짚었다. 뉴저지의 '소조 스파'는 tvN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된 뒤 현지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며 관광 코스로 자리 잡았다. 맨해튼 스카이라인을 조망할 수 있는 루프톱 인피니티풀과 일본에서 직수입한 화산재 모래찜질 시설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때타월 역시 해외에서 별도의 이름으로 유통되며 인지도를 넓히고 있다. 서양에는 원래 몸의 각질을 미는 문화가 흔치 않았지만, 아마존닷컴 등에서는 '이그폴리에이팅 글러브(exfoliating glove)' 또는 '아시안 이그폴리에이팅 워시클로스(Asian exfoliating washcloth)'라는 이름으로 팔리며 높은 평점을 받고 있다. 한국을 방문해 목욕탕 문화를 체험한 일본인 여행객 중에는 때타월을 여러 장 구입해 귀국 후에도 쓰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흐름은 전 세계적인 '리커버리 노믹스'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운동 후 회복, 스트레스 완화, 혈액순환 개선 등 신체 회복에 투자하는 소비가 세계적으로 늘면서, 한국의 목욕 문화가 자연스럽게 웰니스 콘텐츠로 소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핀란드의 한 대학 연구에서는 정기적으로 사우나를 이용하는 사람일수록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 확률이 낮게 나타나기도 했는데, 이런 건강상 이점이 알려지면서 사우나를 '건강 관리 루틴' 중 하나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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