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부터 당장 끊어야 한다…치매 없이 12년 더 사는 사람들의 비밀 '3가지'

한 세대 전만 해도 50대는 노년으로 접어드는 시기로 여겨졌다. 하지만 평균 수명이 길어진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다. 50대는 앞으로 수십 년의 삶을 준비하는 중요한 중년기다. 이 시기에 어떤 생활 습관을 갖느냐에 따라 이후의 건강 상태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노인의 뒷모습 / AI 생성 이미지

50대 중년층이 노후를 생각할 때 빼놓기 어려운 질환 가운데 하나가 치매다. 치매는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준다. 본인의 삶은 물론 가족의 돌봄 부담과 생활 방식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는 질환이 아니다.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기억력 저하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뇌 안에서 변화가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비정상 단백질이 증상이 나타나기 15~20년 전부터 뇌에 쌓이기 시작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주요 발병 연령을 65세 전후로 본다면 4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은 뇌 건강을 관리하기에 중요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2024년 랜싯 치매예방위원회 역시 흡연, 우울증, 운동 부족, 당뇨병 등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여러 요인을 평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중년기에 생활 습관을 바꾸면 이후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50대에 특히 살펴봐야 할 흡연·당뇨·고혈압

치매 예방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부분 중 하나는 혈관 건강이다. 뇌는 혈액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혈관이 손상되거나 혈액이 제대로 흐르지 않으면 뇌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흡연하는 남성의 뒷모습 / AI 생성 이미지

특히 흡연, 당뇨병, 고혈압은 혈관 건강을 해치는 대표적인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세 가지 모두 생활 습관이나 치료를 통해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미국 뉴욕대 랭곤헬스가 중심이 된 공동 연구진은 45~65세 성인 남녀 1만 2409명의 건강 자료를 평균 26년 동안 살펴봤다.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56세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신경학 오픈 액세스’에 실렸다.

연구진은 중년기에 흡연을 하지 않고 당뇨병과 고혈압을 예방하거나 잘 관리하는 것이 이후 치매 위험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폈다. 연구 기간 동안 전체 참가자 가운데 3008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고 5238명은 치매가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했다.

특히 흡연과 당뇨병, 고혈압을 모두 가지고 있던 사람은 세 가지 위험 요인이 없는 사람보다 치매가 발생할 가능성이 2.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 음식들이 테이블에 놓여 있는 모습 / AI 생성 이미지

연구진은 이 세 가지 요인이 뇌혈관을 손상시키고 몸속 염증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혈관이 오랫동안 손상되면 뇌로 가는 혈액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이는 기억력과 학습 능력에 관여하는 뇌세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진은 성별과 학력, 운동량, 체질량지수(BMI), 알츠하이머병 위험과 관련된 아포지단백E(APOE) 유전자 변이 등 여러 요인을 함께 살펴봤다. 이런 요인을 감안한 뒤에도 흡연과 당뇨병, 고혈압이 치매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치매에 걸릴 가능성만 비교한 것이 아니다. 치매 없이 살아가는 기간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흡연, 당뇨병, 고혈압이라는 세 가지 위험 요인을 모두 피한 사람은 세 가지를 모두 가진 사람보다 치매 없이 살아가는 기간이 평균 12.6년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 요인을 모두 가진 사람과 비교하면 한 가지를 줄였을 때는 약 4년, 두 가지를 줄였을 때는 약 8년 정도 치매 발병이 늦어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있었다. 위험 요인이 모두 있는 경우에도 여성은 치매가 발생하지 않은 상태로 평균 18.1년을 살았고 남성은 16.6년을 기록했다.

85세가 됐을 때의 결과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세 가지 위험 요인을 모두 가진 사람 가운데 치매 없이 지내는 사람은 7%에 그쳤지만 위험 요인이 없는 사람은 35%가 치매 없이 생활하고 있었다.

세 가지 위험 요인을 모두 가진 사람은 치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을 뿐 아니라 치매가 발생하기 전에 다른 혈관 질환 등으로 사망할 가능성도 더 높았다.

연구를 이끈 조지프 코레시 교수는 중년기에 이런 위험 요인을 관리하는 것이 이후 치매와 사망 위험 없이 살아가는 기간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당뇨병과 고혈압을 관리하려면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이고 지나치게 단 음식을 먹지 않는 식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만 이 연구가 모든 치매 위험 요인을 다룬 것은 아니다. 난청이나 사회적 고립, 대기오염 등 다른 요인은 연구에서 따로 살펴보지 않았다. 따라서 흡연과 당뇨병, 고혈압을 관리했을 때 실제로 치매 위험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중년기의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혈관과 뇌 건강을 함께 관리하려면 40대 후반과 50대부터 생활 방식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혈관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은 식습관

고혈압과 당뇨병을 관리하려면 운동뿐 아니라 무엇을 먹는지도 중요하다. 평소 짜게 먹거나 단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혈압과 혈당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 반대로 채소와 생선, 견과류 등을 적절히 먹고 가공식품과 당이 많은 음식은 줄이는 식습관은 혈관 건강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고등어 구이 / AI 생성 이미지

치매 예방에 좋은 것으로 자주 언급되는 식품 중 하나가 등 푸른 생선이다. 연어, 고등어, 꽁치, 삼치 등에는 DHA와 EPA 같은 오메가-3 지방산이 들어 있다.

오메가-3 지방산은 세포막을 구성하는 데 쓰이며 뇌 기능과도 관련이 있다. 생선을 적절하게 먹는 식습관은 심혈관 건강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육류만 자주 먹는다면 생선을 식탁에 올리는 횟수를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녹색 잎채소 사진 / AI 생성 이미지

녹색 잎채소도 빼놓을 수 없다. 시금치, 케일, 브로콜리, 근대 등에는 엽산과 비타민 K, 루테인, 베타카로틴 등 여러 영양소가 들어 있다. 채소를 꾸준히 먹는 식습관은 혈압과 체중 관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가지 채소만 계속 먹기보다는 여러 종류를 번갈아 먹는 편이 좋다.

베리류도 좋다. 블루베리와 딸기, 라즈베리 등에는 안토시아닌과 플라보노이드 같은 식물성 성분이 들어 있다. 이런 성분은 항산화 작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리류는 간식으로 먹기에도 편하다. 단 당이 많이 들어간 잼이나 시럽을 함께 먹기보다는 생과일이나 당을 많이 넣지 않은 형태로 먹는 것이 좋다.

베리류 과일들을 세척하고 있는 모습 / AI 생성 이미지

견과류 역시 뇌 건강을 생각하는 식단에서 자주 언급된다. 호두와 아몬드, 잣 등에는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 E 등이 들어 있다. 특히 호두에는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이 들어 있다.

다만 견과류는 열량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많이 먹는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간식으로 소량을 먹는 정도가 적절하다.

뇌 건강을 생각한다면 무엇을 먹을지뿐 아니라 무엇을 줄일지도 살펴봐야 한다. 버터와 마가린, 튀김류, 패스트푸드처럼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이 많은 음식은 자주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이런 음식은 혈관 건강에도 좋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붉은 고기도 지나치게 많이 먹기보다는 적당한 양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햄과 소시지, 베이컨 같은 가공육 역시 자주 먹는 식품에서 빼고 생선이나 콩류 등으로 단백질 공급원을 나누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설탕이 많이 들어간 과자와 음료도 줄이는 편이 좋다. 탄산음료와 달달한 커피, 과자 등을 자주 먹으면 당을 과하게 섭취하기 쉽다. 특히 음료는 마시는 양에 비해 포만감이 적어 자신도 모르게 많은 당을 섭취할 수 있다.

흰 빵과 흰쌀밥, 과자 등 정제된 탄수화물도 한꺼번에 많이 먹기보다는 채소와 단백질 식품을 함께 먹는 것이 좋다. 혈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이 하나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특정 음식 하나를 많이 먹거나 특정 영양소만 챙긴다고 치매를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여러 생활 습관을 오랫동안 관리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50대부터 건강검진 결과를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혈압이나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면 그대로 방치하지 말고 의료진과 상담해 관리해야 한다.

치매는 노년이 된 뒤에만 대비하는 질환이 아니다. 오히려 증상이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생활 습관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40대 후반과 50대에 시작한 작은 변화가 60대와 70대 이후의 건강 상태를 좌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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