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호박에 감자를 쏙 넣어보세요…2배 더 바삭한데 진작 이렇게 만들 걸 그랬어요

애호박전은 여름 밥상에 흔히 오르는 친숙한 반찬이다. 동그랗게 썰어 밀가루와 달걀물을 입혀 부치기만 하면 되는 단순한 요리지만 여기에 으깬 감자를 채워 식감과 개성을 살리는 방식도 있어 주목된다. 애호박의 은은한 단맛에 감자의 포슬포슬한 질감이 더해지면서 평범하게 부친 전과는 다른 씹는 맛이 난다.

속을 비운 애호박과 감자를 표현한 자료사진. AI툴로 생성됐습니다.

감자 품은 애호박전, 이렇게 만든다

애호박 속을 비우고 으깬 감자로 채운 애호박전 자료사진. AI툴로 생성됐습니다.

만드는 순서는 어렵지 않다. 먼저 감자를 채 썬다. 어차피 으깨서 쓸 것이므로 모양에 신경 쓸 필요 없이 적당히 작게 썰면 된다. 썬 감자를 그릇에 담고 물을 살짝 부은 뒤 전자레인지에 돌린다. 감자가 포크나 숟가락으로 쉽게 뭉개질 만큼 익으면 꺼내 곱게 으깬다. 여기에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추면 속 재료가 완성된다.

이제 애호박 차례다. 애호박전을 부칠 때처럼 도톰하게 동그란 모양으로 썬다. 그다음이 이 요리의 핵심이다. 병뚜껑을 동그랗게 썬 애호박 가운데에 대고 눌러 안쪽을 파낸다. 가운데가 뻥 뚫려 반지처럼 테두리만 남는 모양이 된다. 이 빈 공간에 앞서 으깬 감자를 숟가락으로 꾹꾹 눌러 채운다. 애호박 테두리가 틀 역할을 하고 감자가 속을 메우는 것이다.

속을 다 채웠으면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부친다. 앞뒷면을 번갈아 노릇하게 구우면 된다. 애호박은 부드럽게 익고 감자 면은 기름에 닿아 겉이 살짝 단단해지면서 고소한 맛이 살아난다. 기호에 따라 감자에 치즈나 다진 채소를 섞어 채워도 좋다.

애호박 속을 파내 다른 재료로 채우는 방식은 전통적인 요리 방식이다. 애호박 안을 파내고 고기 반죽 등을 채워 쪄내는 '호박선'은 예부터 내려오는 요리다. 감자를 채운 이 전 역시 그 조리법을 가정에서 간편하게 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병뚜껑으로 파낸 애호박 과육은 그대로 버리기 아깝다. 수분과 영양이 들어 있는 부분이라 다른 요리에 두루 쓸 수 있다. 간단한 방법은 된장찌개에 넣는 것이다. 애호박은 된장과 궁합이 좋아 찌개 건더기로 흔히 쓰이는데, 파낸 조각을 적당히 썰어 넣으면 국물에 단맛이 추가된다. 잘게 다져 부침개 반죽에 섞어도 좋고 볶음이나 나물, 볶음밥, 달걀찜에 넣어도 무리가 없다. 여름철 수분이 많은 애호박 특성상 오래 두면 물러지므로 파낸 과육은 그날 안에 다른 반찬으로 소진하는 편이 낫다.

[인포그래픽] 감자 품은 애호박전 레시피 자료이미지. 애호박을 썰어 속을 비우고 으깬 감자를 채워 노릇하게 부치면 완성된다. AI툴로 생성됐습니다.

좋은 애호박 고르는 법과 숨은 효능

좋은 애호박을 고르기 위해서는 몇 가지를 확인하자. 우선 곧게 뻗어 휘지 않은 것, 처음과 끝의 굵기가 비슷하고 크기가 균일한 것이 좋다. 표면이 매끄럽고 연녹색이 선명하며 윤기가 도는 것을 고른다. 상처가 없고 꼭지가 마르지 않은 채 신선하게 붙어 있으면 더 좋다. 손으로 눌렀을 때 무르지 않고 탄력이 있어야 하며 크기에 비해 묵직한 것일수록 속이 알차다. 반대로 눌러서 탄력이 없는 것은 바람이 든 것이므로 피한다.

영양 면에서도 애호박은 알찬 채소다. 수분이 많고 열량이 낮아 100g당 38㎉ 수준이며, 식이섬유가 풍부해 체중 관리 식단에 활용하기 좋다. 특히 칼륨이 많아 몸속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 조절에 이롭고, 비타민A와 비타민C, 베타카로틴 같은 항산화 성분도 들어 있다. 애호박에 포함된 루테인은 눈 건강과 피부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호박 씨에 들어 있는 레시틴은 기억력 유지와 뇌 기능에 관여하는 성분으로 꼽힌다.

보관에도 요령이 있다. 애호박은 수분이 많아 쉽게 물러지는 채소다. 겉의 물기를 닦아낸 뒤 키친타월이나 신문지로 감싸고 비닐봉지에 넣어 냉장고에 세워 보관하면 신선도가 오래 유지된다. 썰어 둔 것은 비닐팩에 넣어 입구를 닫아 둔다.

애호박 자료사진. 애호박은 수분이 많고 열량이 낮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체중 관리 식단에 활용하기 좋다. AI툴로 생성됐습니다.

애호박전, 색다르게 즐기는 법

애호박전은 응용의 폭이 넓다. 감자 대신 으깬 두부에 간을 해서 채우면 담백함이 살고, 다진 고기나 새우살을 채우면 식사로 만족감을 준다. 반죽에 잘게 썬 청양고추나 홍고추를 더하면 칼칼한 맛과 색감을 함께 낼 수 있다. 부침가루 대신 달걀물만 얇게 입혀 부치면 재료 본연의 단맛이 더 두드러진다.

전 자체를 변주하는 것 외에 곁들임으로 맛을 완성하는 방법도 있다. 애호박전에는 간장에 식초와 고춧가루를 살짝 섞은 초간장이 가장 무난하게 어울린다. 기름진 뒷맛을 잡아 주기 때문이다. 아삭한 무생채나 겉절이를 함께 내면 부드러운 전과 식감 대비가 생겨 물리지 않고, 시원한 열무김치나 오이무침도 잘 맞는다.

여기에 국물 요리가 곁들여지면 상이 한결 그럴듯해지는데, 애호박을 넣은 된장찌개나 맑은 국을 함께 올리면 채소 하나로 반찬과 국을 아우르는 상차림이 완성된다. 남은 전은 다음 날 살짝 데워 밥반찬으로 내거나 잘게 썰어 볶음밥 등에 활용해도 좋다.

비 오는 날, 유독 전이 당기는 이유

비 오는 날 다양한 전을 요리하고 있는 가정집을 표현한 자료 이미지. AI툴로 생성됐습니다.

애호박전을 이야기하다 보면 자연스레 '비 오는 날의 전'이 떠오른다. 실제로 장마가 낀 7~8월이면 막걸리, 파전, 부침개 같은 검색어가 늘어난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비만 오면 전과 부침개가 생각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핵심은 호르몬이다. 사람의 감정은 낮에 분비되는 세로토닌과 밤에 분비되는 멜라토닌이 균형을 이루며 조절된다. 그런데 비가 오면 일조량이 줄어 세로토닌 분비가 감소하고, 이 때문에 우울감이나 식욕이 커지기 쉽다. 이때 전을 부치는 데 쓰는 밀가루가 실마리가 된다. 밀가루에는 아미노산의 하나인 트립토판이 들어 있는데, 이 물질이 뇌로 전달되면 기분을 좋게 하는 세로토닌 분비가 촉진된다. 부족해진 세로토닌을 채우려는 몸의 반응이 밀가루 음식에 대한 욕구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소리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와 전을 부칠 때 기름에서 지글거리는 소리의 주파수가 비슷해 빗소리를 들으면 전 부치는 장면이 연상된다는 속설이 있다. 과학적으로 엄밀히 검증된 정설이라기보다는 널리 통용되는 이야기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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