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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마을과 주민들의 모습까지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는 강화도의 특별한 전망대를 소개한다.

강화도 여행지를 찾다가 북한 지역을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보고 인천 강화군 양사면에 있는 강화평화전망대로 향했다. 사진으로 볼 때는 강 건너 북녘 풍경을 바라보는 전망대 정도로 생각했지만 망원경을 이용하면 북한의 논밭과 마을은 물론 주민들의 움직임까지 볼 수 있다고 해 직접 확인해보기로 했다.

강화평화전망대로 가기 위해 먼저 민간인출입통제선 출입구에 차를 세웠다. 신분증을 제시하고 전화번호를 확인받자 임시출입증을 건네받았다. 출입증을 받은 뒤 다시 차를 몰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관광지에 들어가기 전 신분 확인부터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북한과 불과 몇 km 떨어진 곳까지 들어왔다는 사실이 실감났다.
차를 타고 안쪽으로 들어가니 넓은 주차장이 나왔다.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매표소에서 입장료를 결제하고 전망대까지 이어진 언덕길을 걸어 올라갔다. 멀리서 볼 때는 금방 닿을 것 같았지만 막상 걸어보니 경사가 제법 있어 한여름에는 땀이 날 정도였다.

언덕 끝에는 여러 층으로 이뤄진 전망대 건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건물 앞쪽은 시야를 가리는 것이 거의 없어 도착하자마자 강 건너 북한 쪽 풍경이 맨눈으로 들어왔다. 생각했던 것보다 거리가 훨씬 가까워 체감상 한강 남쪽에서 맞은편 북쪽 강변을 바라보는 정도였다. 북한 쪽 마을과 논밭, 초소가 구분됐고 이날은 시야도 나쁘지 않아 뒤편으로 멀리 개성 송악산 능선까지 또렷하게 보였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층별로 전시 공간과 전망실이 이어졌다. 전망실 창가에는 북쪽 지역의 지명과 산, 마을 위치를 표시한 지형 설명도가 마련돼 있어 눈앞에 보이는 곳이 어디인지 하나씩 짚어볼 수 있었다.

조금 더 자세히 보기 위해 동전교환기에서 500원짜리 동전으로 바꾼 뒤 망원경에 넣었다. 이용 시간은 2분 30초. 눈을 대고 초점을 맞추자 맨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던 북한 마을의 논과 밭 사이 길, 낮은 건물과 군 초소까지 한눈에 들어왔다. 조금 옆으로 시선을 옮기니 밭 주변을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논밭 주변에서 움직이는 사람들도 눈에 들어왔다. 밭 사이 길을 오가거나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듯한 모습이 보였고, 시선을 옮기자 군 초소와 대남확성기 시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맨눈으로는 마을과 들판이 한데 이어져 보였지만 망원경에 눈을 대니 사람들의 움직임과 건물, 군사시설까지 하나하나 눈에 들어왔다. 이곳저곳 살펴보다 보니 2분 30초의 이용 시간은 금세 지나갔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거리였다. 강화군에 따르면 전망대 앞에서 북한까지는 약 2.3km에 불과하다. 눈앞에는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 물줄기가 만나는 한강하구가 펼쳐졌고 그 너머로 북한 마을과 논밭, 초소가 맨눈으로 구분됐다. 이날은 시야도 좋아 멀리 송악산 능선까지 볼 수 있었다.
망원경을 본 뒤에는 전망대 밖으로 나가 주변도 둘러봤다. 야외에도 북쪽을 향한 망원경이 설치돼 있었고 한쪽에는 이곳이 ‘제적봉’임을 알리는 비석도 세워져 있었다.

제적봉이라는 이름에는 김포 애기봉과 얽힌 사연이 있다고 한다. 당초 해병대가 현재 김포 애기봉 일대를 ‘제적봉’으로 부르려 했지만 1966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이곳에 전해지는 ‘애기’의 사연을 들은 뒤 해당 봉우리를 ‘애기봉’으로 이름 붙였다.
이후 강화도에 있는 현재의 봉우리에 ‘적을 제압한다’는 뜻의 제적봉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같은 해 김종필 당시 민주공화당 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제적봉 비 건립과 명명식이 열렸다고 전해진다.
강화평화전망대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도 많이 눈에 띄었다.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은 망원경에 번갈아 눈을 대며 강 건너 북한 마을과 산줄기를 찾았고 안내판에 표시된 지명과 실제 풍경을 비교해보기도 했다. 책이나 뉴스 화면으로만 접하던 북한을 직접 볼 수 있어 가족 단위 안보관광지로 찾기에도 괜찮아 보였다.
강화평화전망대 입장료는 성인 2500원, 청소년 1700원, 어린이 1000원이다. 망원경 이용료는 별도 500원이며 주차는 무료다. 민간인출입통제선 출입 절차가 있는 만큼 방문할 때는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강화평화전망대에서 내려온 뒤에는 북한 지역과 마주한 강변 도로를 따라가봤다. 도로 한쪽으로는 철책이 이중, 삼중으로 길게 이어졌고 가까이에서 보니 강원도 최전방 산악지대의 GOP 철책을 마주한 듯한 느낌도 들었다.
그렇게 철책을 따라 계속 가다 보니 길가에 작은 공원이 하나 보여 잠시 들러봤다. 고려천도공원이었다.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북쪽을 바라볼 수 있는 망원경 두 대가 설치돼 있었고별도 이용료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고려천도공원은 고려 고종이 몽골의 침입을 피해 1232년 개경에서 강화도로 천도할 당시 어가 행렬이 닿았던 옛 승천포에 조성된 곳이다. 공원 안에는 고려 만월대 출입문을 형상화한 천도문과 어가 행렬도가 새겨진 광장, 삼별초 항쟁 관련 전시물이 마련돼 있었다. 한쪽에는 인공폭포와 전망 공간도 있어 잠시 쉬면서 북한 쪽 풍경까지 함께 바라볼 수 있었다.
북한을 바라보는 전망대로는 김포 애기봉평화생태공원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전망대에 스타벅스가 들어선 뒤 방문객이 크게 늘었지만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가야 하고 주말에는 대기 인원이 많아 다소 번잡할 수 있다.
이에 비해 강화평화전망대는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 걸어서 바로 이동할 수 있고 관람을 마친 뒤 고려천도공원까지 차로 10분 정도면 이어갈 수 있다. 북한을 가까이서 보고 싶으면서도 조금 덜 붐비는 곳을 찾는다면 강화평화전망대와 고려천도공원을 함께 둘러보는 코스를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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