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14층에서 추락한 초등학생, 다행히 '찰과상'만 입고 살아난 이유

아파트 14층 베란다에서 추락한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가 화단의 조경수에 걸리면서 큰 사고를 피했다.

마침 휴가 중이던 소방관이 사고음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가 119에 신고하고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아이를 안정시키며 응급조치를 한 사실도 알려졌다.

26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사고는 전날인 25일 오후 3시55분께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당시 초등학교 1학년 A군은 아파트 14층 베란다에서 밖을 바라보다가 중심을 잃고 아래로 떨어졌다. 높은 층에서 발생한 추락인 만큼 자칫 심각한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A군에게는 결정적인 행운이 있었다. 추락하는 과정에서 아파트 화단에 심어진 조경수에 먼저 걸린 뒤 바닥으로 떨어진 것이다.

조경수가 추락 과정에서 충격을 일부 흡수하면서 A군은 다행히 큰 부상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군은 찰과상 정도의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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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직후에는 인근에 있던 소방관의 신속한 대처가 이어졌다.

당시 휴가를 맞아 자녀들과 함께 아파트 주변에 머물고 있던 대구소방본부 박유섭 소방위는 갑자기 들린 무거운 충격음에 사고를 직감했다. 그는 곧바로 소리가 난 방향으로 달려갔고 화단에 쓰러져 있는 A군을 발견했다.

박 소방위는 즉시 119에 신고한 뒤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아이의 상태를 살폈다. 동시에 필요한 응급조치를 시행하며 현장을 지켰다.

추락 사고를 직접 겪은 어린이는 신체적인 부상뿐 아니라 극심한 공포를 느낄 수 있다. 박 소방위는 아이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계속 말을 걸면서 안심시키는 데에도 신경을 썼다.

보호자에게도 신속하게 연락해 사고 사실과 현장 상황을 알렸다.

박 소방위는 “부모의 마음으로 아이가 느꼈을 무서움이 먼저 떠올라 아이를 안심시키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A군 보호자 측은 이후 박 소방위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치료를 받은 A군이 안정을 찾았다는 소식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에서는 조경수가 추락 충격을 일부 줄인 점과 사고 직후 현장에 있던 소방관이 신속하게 대응한 점이 결과적으로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사례를 두고 ‘나무가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조경수나 화단은 추락을 막기 위한 안전시설이 아니며, 같은 높이에서 떨어질 경우 나무가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추가적인 부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추락 자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다.

아파트 베란다 추락 사고는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판단력이 부족하고 호기심이 강한 데다, 창문이나 베란다 난간을 위험한 장소로 인식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잠깐 다른 일을 하는 사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보호자가 잠시 주방에 가거나 화장실에 가는 동안 아이가 의자나 발판을 끌어와 창가에 올라가는 식의 행동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어린 자녀가 있는 집이라면 베란다와 창문 주변에 아이가 밟고 올라갈 수 있는 물건을 두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의자나 작은 테이블뿐 아니라 수납함, 상자, 장난감, 화분 등도 아이가 발판으로 사용할 수 있다. 평소에는 안전해 보이는 물건이라도 창문이나 난간 바로 옆에 놓이면 위험한 구조물이 될 수 있다.

박유섭 소방위 / 대구소방안전본부

특히 어린아이는 생각보다 빠르게 무거운 의자를 끌고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저 정도 무게는 못 옮기겠지”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창문에는 어린이가 임의로 열기 어렵도록 잠금장치를 설치하고 실제로 제대로 작동하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창문을 닫아놓았다는 것과 아이가 열 수 없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손잡이를 돌리거나 잠금장치를 조작할 수 있는 구조라면 어린이가 직접 열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저층뿐 아니라 중·고층에서도 창문 안전관리가 필요하다. ‘높은 층이니 아이가 창문을 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창문 가까이에 침대나 소파를 배치하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가구 위에 올라간 상태에서 창문을 열거나 몸을 내밀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베란다 역시 난간 주변을 살펴야 한다. 난간 아래쪽이나 주변에 아이가 올라설 수 있는 구조물이 있다면 치우는 것이 좋다.

여름철에는 창문을 열어두는 가정이 많아 방충망에 기대는 행동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방충망은 벌레가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시설이지 사람의 추락을 견디도록 만들어진 안전장치가 아니다. 어린이가 방충망에 기대거나 밀 경우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알려줘야 한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창문을 열어놓고 아이를 혼자 두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아이에게 “창문에 기대지 마”, “베란다 난간에 올라가지 마”라고 설명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말만으로 모든 행동을 통제하기는 어렵다. 아이가 실수하거나 순간적으로 호기심을 보이는 상황까지 고려해 물리적인 안전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

베란다에 화분이나 각종 생활용품을 두는 경우에도 위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화분이나 수납장 등이 난간과 가까이 붙어 있으면 아이가 올라서거나 걸터앉는 발판이 될 수 있다. 베란다 청소나 정리를 위해 잠시 물건을 옮겨놓은 경우에도 사고 위험이 생길 수 있는 만큼 평소 위치를 정해두는 것이 좋다.

또 난간 자체의 상태도 확인해야 한다. 흔들림이나 파손, 부식 등이 발견되면 방치하지 말고 관리사무소 등에 점검을 요청해야 한다.

아파트에서 창호나 난간을 임의로 개조하는 경우에도 안전성을 먼저 따져야 한다. 특히 어린이의 추락을 막기 위한 시설을 설치하거나 교체할 때에는 단순히 눈에 보기 좋은 제품보다 실제 안전기준과 설치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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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구 사고는 높은 곳에서 발생한 추락사고에서도 여러 우연이 겹치면서 큰 피해를 피할 수 있었던 사례다. 하지만 조경수에 걸린 것은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상황이며, 같은 사고가 다시 발생했을 때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아이가 베란다나 창문에서 위험한 행동을 할 가능성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창문 잠금 상태를 확인하고, 창문과 베란다 주변의 의자·수납장·상자·화분 등 발판이 될 만한 물건을 치워야 한다. 방충망을 안전장치로 생각해서는 안 되며, 베란다 난간에 올라가거나 몸을 내미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도록 반복해서 교육해야 한다.

무엇보다 “잠깐이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어린이 추락사고는 긴 시간 동안 위험한 행동을 한 끝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보호자가 잠시 시선을 돌린 순간에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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