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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광장까지” … 충남·세종, 가을 문화의 문을 열다

위키트리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니즈에서 출발해 약 3년에 걸친 개발 과정을 거쳐 탄생한 글로벌 식음료 브랜드 ‘ARIH(아리)’의 탄생 배경이 위키트리 취재를 통해 확인됐다.
ARIH는 단순히 BTS의 이름과 얼굴을 활용한 협업 상품이 아니었다. 멤버들이 세계 투어를 다니며 직접 겪은 음식과 음료에 대한 갈증에서 출발해, 자신들이 실제로 먹고 마실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였다. 특히 BTS가 브랜드 기획부터 제품 콘셉트와 맛, 패키지 디자인 등에 폭넓게 참여했음에도 정작 제품 전면에는 멤버들의 얼굴을 내세우지 않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위키트리 취재를 종합하면 ARIH의 시작에는 BTS 멤버들이 오랜 해외 활동을 통해 느낀 현실적인 불편이 있었다. 세계 각국에서 장기간 투어를 이어온 멤버들은 현지에서 원하는 한국 음식을 쉽게 구하기 어렵다는 불편을 지속적으로 느껴왔다. 음료 역시 마찬가지였다. 기존 탄산음료를 대신해 맛있게 즐기면서도 건강과 컨디션까지 고려할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가 필요하다는 고민이 있었다.
이 같은 경험은 자연스럽게 더 큰 질문으로 이어졌다. K-POP은 이미 전 세계인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문화로 성장했는데, 왜 한국의 맛을 대표하는 식음료 브랜드는 코카콜라나 펩시, 네슬레처럼 세계인의 일상에 자리 잡지 못했느냐는 것이었다. 불고기와 비빔밥이 해외에서 화제가 되고 떡볶이와 불닭 등이 SNS를 통해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이는 햄버거와 피자, 스시처럼 세계 어느 도시에서나 자연스럽게 선택하는 ‘일상적인 음식’이 되는 것과는 또 다른 문제였다.
결국 멤버들이 해외에서 직접 느낀 불편은 ‘우리가 실제로 먹고 마시고 싶은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나아가 한국의 맛을 세계인의 일상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확장됐다. 이 과정에서 ‘건강 사회 건설’을 기업 이념으로 내세워 온 hy와 식품 제조 노하우를 갖춘 팔도가 파트너로 합류하면서 ARIH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멤버들이 원하는 맛과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에 팔도·hy가 쌓아온 식품·유산균 관련 기술력을 접목하는 방식이었다.

제품 개발은 멤버들이 해외 활동을 통해 제시한 니즈를 토대로 기초 연구와 개발을 진행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이후 멤버들이 군 복무를 마치고 완전체로 복귀한 뒤에는 직접 시식과 시음에 참여하고 브랜드 콘셉트와 디자인 등에 의견을 내는 등 개발 작업에 속도를 냈다. 기초 연구부터 최종 제품 완성까지 걸린 기간을 모두 합하면 약 3년에 이른다.
BTS 멤버들은 제품 개발 과정에서 원료부터 당도, 탄산의 강도까지 세세한 부분을 두고 개발팀과 논의를 거듭했다. 특히 직접 제품을 시식·시음하는 과정에서는 맛에 대한 과감하고 직설적인 평가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의견을 내고, 개발팀은 이를 반영해 제품을 다시 만들어 시식·시음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단순히 완성된 제품에 이름을 붙이거나 광고 모델로 참여하는 형태가 아니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제품 개발에 함께 참여한 것이다. BTS와 팔도·hy의 관계 역시 단순 광고 모델 계약이 아닌 장기적인 파트너십 계약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년간의 개발 끝에 탄생한 ARIH는 ‘모던 누들’, ‘포스트바이오틱 에너지 드링크’, ‘듀얼 바이오틱 소다’ 세 가지 제품군으로 구성됐다. 모던 누들 14종과 포스트바이오틱 에너지 드링크 7종, 듀얼 바이오틱 소다 7종으로 총 28종의 라인업을 갖췄다.

멤버들의 의견은 음료뿐 아니라 모던 누들의 맛을 구성하는 과정에도 반영됐다. 모던 누들은 기존 라면의 연장선이 아닌 새로운 누들 카테고리를 지향하며, 집에서도 레스토랑 수준의 요리를 간편하게 즐긴다는 ‘레스토랑 엣 홈(Restaurant at Home)’ 콘셉트로 개발됐다. 고추장버터와 간장버터, 봉골레, 트러플 불고기, 후추라볶이, 김볶음면 오리지널·매운맛 등 총 7가지 맛으로 구성됐다. 고추장과 간장, 불고기, 떡볶이, 김 등 한국적인 맛에 버터와 트러플, 봉골레 등 해외 소비자에게 친숙한 요소를 결합해 K-food를 새롭게 풀어냈다. 면 역시 포크 사용에 익숙한 해외 소비자를 고려해 일반 제품보다 길이를 짧게 조절하고, 꾸덕한 소스가 잘 배어드는 페투치니 스타일을 적용했다.

포스트바이오틱 에너지 드링크는 장기간 이어지는 해외 투어와 공연 일정 속에서 컨디션을 관리하면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음료가 필요하다는 멤버들의 의견을 반영해 개발됐다. 기존 에너지음료와 차별화해 ‘두근거림 없는 건강한 에너지’를 콘셉트로 내세웠다. 총 7가지 과일 맛에 2종의 천연 카페인을 적용했으며 제로 슈거로 설계했다. 인공색소와 인공 향료, 인공감미료를 넣지 않았으며 유산균으로 발효한 오리엔탈 원료 4종과 포스트바이오틱스 4종을 담았다.
특히 차별점은 ‘포스트바이오틱스’다. 포스트바이오틱스는 불활성화된 유산균체 또는 유산균에서 유래한 성분을 활용한 소재로, 최근 기능성과 관련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ARIH는 제품명에도 ‘포스트바이오틱’을 전면에 내세우며 기존 에너지음료와 차별화를 꾀했다.

듀얼 바이오틱 소다는 ‘죄책감 없는 탄산’을 콘셉트로 한 저당·저칼로리 리프레싱 탄산음료다. 에너지 드링크와는 다른 과일을 활용해 총 7가지 맛으로 구성했으며, 자극적이지 않은 탄산 강도를 적용해 부드러운 목 넘김을 구현했다. 결국 ARIH의 세 제품군은 멤버들이 해외에서 직접 느꼈던 ‘무엇을 먹고 마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제품화한 결과물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맛과 건강을 함께 고려한 ‘웰니스 푸드’ 브랜드 ARIH가 완성됐다.
눈에 띄는 대목은 BTS가 제품 개발에 깊이 참여했음에도 ARIH가 멤버들의 초상을 제품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명 아티스트와 협업한 제품이라면 패키지와 광고 등에 스타의 얼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특히 BTS처럼 전 세계적인 팬덤을 보유한 아티스트라면 멤버들의 얼굴 자체가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지만 ARIH는 다른 방식을 택했다.
취재 결과, 이 같은 선택에는 BTS의 초상을 앞세운 단기적인 화제성보다 제품 자체의 경쟁력으로 평가받겠다는 방향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히 멤버들의 얼굴과 이름을 빌린 ‘스타 마케팅’ 상품이 아니라, 오랜 시간 함께 제품을 개발한 브랜드라는 점을 앞세우겠다는 취지다. BTS의 얼굴을 보고 한 번 구매하는 제품이 아니라 맛과 품질 때문에 다시 찾는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멤버들이 개발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 역시 단순히 자신들의 이름을 붙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실제로 자신들이 먹고 마실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데 목적이있었다.

ARIH의 목표 역시 ‘BTS 협업 상품’에 머물지 않는다.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 먼저 제품을 선보인 뒤 국내로 들어오는, 이른바 ‘역출시’ 방식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4월 말 미국 월마트를 통해 처음 제품을 선보였으며, 출시 3일 만에 월마트 온라인몰에서 판매량과 재고 순위 등을 종합해 부여하는 ‘베스트셀러’ 배지를 획득했다. 이후 한국에 정식 출시한 데 이어 지난 8월에는 일본 세븐일레븐 독점 론칭을 통해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캐나다와 중남미 출시도 8~9월 중 예정돼 있어 글로벌 판매 지역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이 같은 행보는 ARIH가 처음부터 국내 시장만을 겨냥한 제품이 아니라 세계 시장을 목표로 기획된 브랜드라는 점과 맞닿아 있다. BTS 멤버들이 세계 투어를 다니며 한국 음식과 원하는 음료를 쉽게 찾지 못했던 경험에서 시작한 제품이 해외 소비자를 먼저 만난 뒤 한국으로 돌아왔고, 다시 세계 각국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셈이다.
궁극적으로 ARIH가 겨냥하는 것은 ‘K-pop 다음의 K-food’다. K-pop이 국경을 넘어 세계인의 일상에 자리 잡은 것처럼 한국의 맛 역시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세계 어디에서나 자연스럽게 소비되는 단계로 나아가겠다는 구상이다. 단순한 BTS 협업 상품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푸드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도전인 셈이다.
BTS 멤버들의 니즈에서 출발해 약 3년에 걸친 연구·개발을 거치고, 완전체 복귀 이후 멤버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완성된 ARIH가 글로벌 식음료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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