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선 4만5000원에 파는데 속초에선 8만원... 뭔가 심하게 수상한 가격

똑같은 러시아산 대게가 속초에서는 ㎏당 8만원, 서울에서는 4만5000원에 팔린다. 산지에서 멀어질수록 운송비가 붙어 비싸지는 것이 상식인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현실은 거꾸로다.

속초 대포항 관광수산시장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채널

유명 수산물 전문가 김지민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입질의추억TV'가 9월 제철 수산물을 소개하는 영상에서 산지가 더 비싼 수산물의 사례를 짚었다. 김지민은 소비자들이 흔히 갖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유통 구조를 지적했다.

"서울까지 거리는 어떻게 설명할 거냐"

대표 사례로 든 것이 전복치라는 이름으로 흔히 불리는 괴도라치다. 김지민은 여름부터 전복치를 추천해 왔는데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했다. 그는 "속초 일대에서 1㎏당 15만원, 심지어 18만원까지 부르더라"고 전했다. 상인들은 경매가가 이미 ㎏당 10만원을 넘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괴도라치 / '입질의추억TV'

그런데 같은 물건이 서울에서는 더 쌌다. 김지민은 서울 가락동에 대형 전복치가 들어왔을 때 최종 소비자가가 1㎏당 10만원, 비싸야 12만원이었다고 했다. 그는 "속초도 사실은 산지가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괴도라치는) 거진항이나 대진항 쪽에서 주로 올라온다"고 설명했다. 동해안을 하나로 묶어 생각하지만 속초 상인 입장에서는 거진항·대진항에서 물건을 떼 와 운송 비용이 든다는 항변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김지민은 "그러면 서울까지의 거리는 어떻게 설명할 거냐"고 반문했다.

괴도라치 회 / '입질의추억TV'

대게도 마찬가지다. 국산이 잘 나오지 않아 대부분 러시아산이다. 러시아에서 배로 실려 동해안으로 입항한다. 운영자는 "동해시 근처에 대게 공장들이 있어서 대게를 살려 놓고 보관했다가 화물차로 전국으로 운송한다"고 했다. 그런데 공장에서 가까운 주문진이나 속초에서는 1㎏당 8만원을 부르고 서울 노량진이나 가락동에서는 1㎏당 4만5000원에서 5만원 정도를 부른다고 한다. 김지민은 "물류비와 운송비가 더 드는 서울에서 더 비싸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대게 / '입질의추억TV'

서울보다 비싼 가격에 관광지 프리미엄 작용?

김지민은 '관광지 프리미엄'이 작용한다고 봤다. 그는 "동해 쪽 관광지 시장 상인들의 고충을 납득할 만한 추가 정보가 있으면 이해할 수 있는데 서울 물가보다 훨씬 비싸다는 것은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괴도라치가 워낙 비싸다 보니 서울에서 먹는 게 더 저렴한 역설이 벌어진다는 설명이다. 그나마 강원 속초 대포항에서 물어봤을 땐 1㎏당 5만원 수준이어서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있었다고 했다.

등가시치 / '입질의추억TV'

괴도라치가 비싸서 부담스럽다면 대안으로 등가시치(고랑치)가 있다. 운영자는 "고랑치가 전복치와 비슷한 계열이라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자연산 잡어"라고 소개했다.

9월은 제철 지도가 크게 바뀌는 시기다. 김지민은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9월이 왔다. 올가을부터 제철 지도가 싹 다 바뀐다"며 여름 수산물 중 상당수는 정리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9월에 새로 추가되거나 주목할 만한 수산물을 자연산 회, 양식 회, 갑각류, 패류·연체류 순으로 정리했다.

자연산 횟감으로는 쥐노래미, 괴도라치, 등가시치, 제주 다금바리, 아홉동가리, 전어, 돌가자미, 문치가자미, 참가자미, 갈치, 고등어가 꼽혔다. 양식 횟감으로는 고등어, 전갱이, 쥐치, 말쥐치, 줄돔 등이 추천됐다.

갑각류는 9월 들어 종류가 크게 늘었다. 양식 흰다리새우, 자연산 대하, 달마새우, 꽃게와 함께 부산에서 청게로 불리는 톱날꽃게가 제철을 맞는다. 패류로는 완도산 양식 전복이 대표로 꼽혔다. 운영자는 "전복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평소 부담돼서 마음껏 먹기 힘들었던 분들은 이번에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찬스"라고 했다. 연체류로는 오징어회, 화살오징어, 주꾸미, 돌문어, 갑오징어 등이 소개됐다.

전어축제 등 9월에 열리는 수산물 축제

9월에는 수산물 축제도 여럿 열린다. 운영자는 세 곳을 소개했다. 부산 명지시장 전어축제가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충남 홍성 남당항 대하축제는 오는 4일부터 11월 8일까지 약 두 달간 이어진다. 서천 홍원항 일대에서는 자연산 전어·꽃게 축제가 지난달 20일부터 오는 6일까지 진행된다.

개별 어종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쥐노래미는 산란을 앞두고 살이 오르고 단맛이 생기는 시기다. 김지민은 "지금 먹을 때다. 사이즈는 30㎝ 가량이나 그 이상 되는 게 확실히 맛있다"고 했다.

자바리는 자연산을 구할 수 있으면 먹을 만하지만 주의가 필요하다. 운영자는 "중국산 양식 대왕자바리라는 유사 어종을 자바리라며 1㎏당 10만원 이상 부르는 경우가 있다"고 경고했다. 노량진 새벽 도매시장에서는 자바리가 1㎏당 2만~3만원, 소매로는 5만~6만원, 비싸면 6만~7만원 선이라고 한다. 자바리는 살이 탄력이 좋아 회로 먹을 때는 아주 얇게 썰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채널

김지민은 이른바 '꽃돔'으로 불리는 물고기의 정체도 짚었다. 아홉동가리가 횟집 수조에 들어가면 꽃돔이라는 이름으로 바뀐다고 한다. 주로 수입돼 유통된다.

아홉동가리는 가을부터 겨울 사이 제주도에서 나오는 해조류 식성의 어종이다. 특유의 갯내가 있어 오줌 냄새가 난다는 말도 있지만 신속하게 손질하면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운영자는 "서귀포 올레시장 횟집에 한두 마리씩 들어 있을 것이다. 1㎏당 5만원 이하면 먹을 만하다"며 "참돔보다 훨씬 탱글탱글하고 식감이 좋아 식감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한다"고 했다.

아홉동가리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채널

김지민은 '따뜻한 물에 사는 아열대 어종은 살이 무르고 맛이 없다'는 통념도 다뤘다. 그는 이런 통념이 사실이 아니라고 정리했다. 그는 "수온과 식감의 상관관계가 없지는 않지만 어디까지나 같은 종에 한해서"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백령도부터 제주도까지 서식하는 우럭은 같은 종이라면 수온이 찬 백령도 쪽이 더 쫄깃하다는 것이다. 반면 종이 다르면 수온이 회 맛이나 식감을 좌우하지 않는다고 했다. 따뜻한 물에 사는 아홉동가리가 참돔보다 탱글탱글한 것, 적도 부근에 사는 참다랑어가 기름지고 고소한 것이 그 예다.

전어를 세꼬시로 먹으려면 잔 씨알 골라야

전어는 크기가 관건이다. 운영자는 "전어 시즌이 갈수록 일찍 시작된다. 7월 초 금어기가 끝나자마자 수조에 도는데 그때는 씨알이 작아 뼈째 썰어도 걸림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8월만 돼도 손바닥만 한 것이 나오는데, 이런 것은 아무리 잘 썰어도 뼈가 까슬까슬하다. 그는 "세꼬시로 먹으려면 15㎝를 넘지 않는 잔 씨알을 골라야 한다"며 "그보다 크면 포를 떠서 길게 썰어 달라고 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서해산 전어는 시즌이 늦어 자잘한 씨알 위주로 나온다.

전어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채널

가자미류도 종류별로 갈렸다. 봄 도다리쑥국용으로 알려진 문치가자미는 오히려 지금 살이 통통하게 올랐다. 다만 뼈가 단단해 뼈째 먹기는 어려우니 포를 떠서 도다리회로 먹는 편이 낫다. 여름부터 가을 사이가 제철인 참가자미는 강원도나 경상도 쪽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작은 것은 뼈째 먹고 큰 것은 회무침이나 회덮밥용으로 좋다.

"동해 고등어는 씨알 커도 기름기 장담 어려워"

갈치와 고등어도 제철에 접어든다. 운영자는 "고등어는 이미 기름이 끼고 있다"면서도 "동해에서 잡힌 고등어는 씨알이 커도 기름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가 권한 것은 부산 공동어시장으로 들어온 제주 회유성 고등어다. 갈치는 씨알이 점차 좋아지는 시기다.

쥐치로는 말쥐치가 주로 나온다. 씨알이 고만고만한 것은 대부분 양식이다. 자연산은 잘 잡히지 않는다. 김지민은 "말쥐치는 1㎏당 5만원 정도 하는데 관광지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다"며 "회 위에 쥐치 간을 기름장에 개어 올려 간장에 찍어 먹으면 꿀맛"이라고 했다. 그는 간을 버리는 상인이 있으니 꼭 챙겨달라고 하라고 조언했다.

9월부터 낚시로 잡히는 주꾸미와 갑오징어는 여름 사이에 자란 것들로 아직 크기가 작다. 김지민은 "주꾸미는 살이 야들야들해 산 채로 탕탕이로 먹을 만하고 갑오징어도 가을에 잡힌 것이 횟감으로 어울린다"고 했다. 다만 서울 등 대도시로 들어올 물량이 거의 없어 서해안 포구 시장을 찾아야 한다고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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