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날 내일]26년 전 사라진 9살, 자폐 장애아 실종 사건의 진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자료 사진 / 위키트리

1999년 1월, 경기도 양평군. 자폐성 장애가 있던 장성길 군은 평소처럼 어린이집에 갔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당시 만 9세였던 성길이는 키 130cm, 몸무게 24kg의 작은 아이였다. 서울의 특수학교에 다니던 성길이를 부모는 방학 동안에도 조금이라도 더 가르치고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양평의 어린이집에 보냈다.

당시 성길이는 자신을 돌보던 도우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어린이집에서 사라졌다. 아동권리보장원이 공개한 실종 정보에는 당시 성길이가 노란색 티셔츠와 회색 체크바지를 입고 있었으며 신발조차 신지 않은 맨발 상태였다고 기록돼 있다. 팔이 접히는 부분에는 꿰맨 흉터가 있었고 어금니에 보철이 있으며 송곳니가 짧은 것도 신체적 특징이다. 하지만 어린이집을 벗어난 뒤 성길이가 어디로 향했는지, 누군가를 만났는지는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전국을 뒤진 부모…어머니는 끝내 아들을 만나지 못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자료 사진 / 위키트리

성길이가 사라진 뒤 부모의 삶은 아들을 찾는 일에 매달렸다. 2005년 당시 어머니가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하며 성길이를 찾아다녔었다. 가족은 혹시 의사 표현이 어려운 성길이가 자신의 신원을 알리지 못한 채 어딘가에서 보호되고 있을 가능성도 놓지 않았다. 특히 장애인시설과 요양시설 등에도 직접 찾아다니며 아들의 흔적을 확인하려 했다. 그러나 수십 년이 흘러도 결정적인 단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2025년 중부일보와 인터뷰한 성길이의 아버지는 장애아동이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 관련 시설과 정신병원 등을 찾아다녔지만 직접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정신이 온전치 않은 아이라면 시설에 있을 수도 있는데, 정신병원에서는 보여줄 수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부모가 품었던 마지막 가능성 가운데 하나가 '성길이가 어딘가의 시설에서 자신의 이름도 제대로 알리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지는 않을까'라는 것이었다.

"내가 죽을 때까지는 찾아야죠"…아버지 홀로 남은 기다림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자료 사진 / 위키트리

긴 기다림을 함께했던 성길이의 어머니는 결국 아들의 얼굴을 다시 보지 못한 채 먼저 세상을 떠났다. 2025년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아내가 세상을 떠난 지도 5년이 넘었다며 여전히 성길이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죽을 때까지는 찾아야죠. 부모가 어떻게 포기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죽음을 확인한 가족은 언젠가 가슴에 묻을 수 있지만 실종된 가족은 생사조차 알 수 없어 그럴 수도 없다는 게 그의 이야기였다.

성길이는 1999년 1월 27일 이후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아동권리보장원 실종아동 정보에도 장성길 군은 현재까지 실종자로 등록돼 있다. 성길이가 살아 있다면 이제 어린아이가 아니라 30대 중반의 성인이 됐을 나이다. 아버지에게 아들은 그러나 여전히 그날 어린이집으로 보냈던 아홉 살 성길이로 남아 있다.

장애아동이 사라졌다면 기다리지 말고 즉시 신고해야 한다

사진제공: 아동권리보장원

장애아동은 자신의 이름이나 주소, 보호자 연락처를 정확히 전달하기 어렵거나 낯선 환경에서 의사소통 자체가 힘든 경우가 있어 실종 초기 대응이 더욱 중요하다. 아이가 보이지 않는다면 스스로 돌아올 것이라고 기다리지 말고 즉시 112에 실종 신고를 해야 한다. 신고할 때는 최근 사진과 당시 입고 있던 옷, 키와 체격, 장애 특성, 의사소통 가능 여부, 흉터나 치아 등 신체 특징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좋다.

평소에는 아이의 최근 사진을 주기적으로 촬영해 두고 미아방지 팔찌나 이름표 등 실종 예방용품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경찰청과 아동권리보장원 역시 아동이 실종되면 즉시 112에 신고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장성길 군과 같이 오랜 시간 가족에게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한 사람의 기억과 제보가 수십 년간 멈춰 있던 가족의 시간을 다시 움직일 수도 있다.

위키트리도 오랜 시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실종아동들을 다시 기억하고, 이들의 얼굴과 사연이 더 많은 사람에게 닿을 수 있도록 실종아동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실종 당시의 기억과 단서는 희미해질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우연히 마주친 얼굴이나 오래된 기억 하나가 결정적인 제보로 이어질 수 있다. 위키트리는 장기실종아동의 사연과 실종 당시 특징, 현재까지의 수색 과정을 꾸준히 알리며 사회적 관심이 끊기지 않도록 힘을 보태고 있다. 실종아동을 찾는 일은 한 가족만의 몫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기억하고 관심을 이어가야 할 문제다. 작은 관심과 한 번의 제보가 수십 년 동안 기다려온 가족에게는 아이를 다시 만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 될 수 있다.

실종아동 장성길 / 위키트리, 사진제공: 아동권리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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