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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나 재혼 의향이 없는 ‘지속 1인가구’가 결혼을 계획하고 있는 1인가구보다 평균 순자산과 자가 보유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연구소가 5일 공개한 ‘일하는 1인가구의 금융니즈 탐색’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소는 지난 4월 25~59세 경제활동 1인가구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현재 기혼인 113명을 제외한 887명을 향후 결혼 의향에 따라 임시·미정·지속 1인가구로 나눠 분석했다.
‘임시 1인가구’는 향후 결혼이나 재혼 계획이 있는 사람, ‘지속 1인가구’는 결혼이나 재혼 의향이 없는 사람을 뜻한다. 결혼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사람은 ‘미정 1인가구’로 분류됐다.
조사 결과 미정 1인가구가 전체의 65%로 가장 많았고, 지속 1인가구가 21%, 임시 1인가구가 14%였다. 결혼에 대한 계획이 서로 다른 1인가구 사이에서 성별과 연령, 자산 규모,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세 유형 가운데 평균 순자산이 가장 많은 집단은 지속 1인가구였다.
지속 1인가구의 평균 순자산은 4억3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전체 조사 대상의 평균 순자산 3억6000만원보다 7000만원 많았으며, 임시 1인가구의 2억9000만원과 비교하면 1억4000만원 차이가 났다.
순자산은 보유한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을 의미한다. 단순히 통장에 보유한 현금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주택과 금융자산 등 각종 자산을 합산한 뒤 빚을 제외해 계산한다.
주택 보유 여부에서도 지속 1인가구가 앞섰다. 지속 1인가구의 자가 보유율은 54%로 전체 평균 38%보다 높았으며, 임시 1인가구의 30%와 비교하면 24%포인트 높았다.
현재 삶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지속 1인가구에서 더 높았다. 지속 1인가구의 삶의 만족도는 83%로 임시 1인가구의 73%보다 10%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결과가 ‘혼자 사는 사람이 결혼하는 사람보다 경제적으로 더 낫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번 조사는 결혼 의향에 따라 구분한 1인가구 집단의 특성을 비교한 것으로, 연령이나 소득, 근로기간, 주거 형태 등 다양한 요인이 자산 규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세 집단은 구성원들의 성별과 연령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임시 1인가구는 남성이 78%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연령대 역시 20·30대가 78%에 달했다. 결혼을 염두에 두고 현재 혼자 생활하는 비교적 젊은 남성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반면 지속 1인가구에서는 여성 비중이 64%였다. 40·50대가 차지하는 비율도 70%에 달했다.
혼자 생활해온 기간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지속 1인가구가 혼자 살아온 기간은 평균 13년으로 조사됐다. 임시 1인가구의 평균 8년보다 5년 길었다.
연령대가 높고 1인 생활 기간이 길수록 결혼을 전제로 한 자금 마련보다 현재 보유한 자산을 관리하고 장기적인 생활을 준비하는 데 관심이 커지는 경향이 나타난 셈이다.
실제로 돈을 모으는 목적에서도 이러한 차이가 확인됐다. 저축이나 투자를 하는 이유로 ‘노후 준비’를 꼽은 비율은 지속 1인가구가 72%로 가장 높았다.
미정 1인가구는 57%, 임시 1인가구는 44%였다. 결혼 계획이 있는 1인가구와 결혼 여부를 정하지 않은 1인가구보다 결혼이나 재혼 계획이 없는 집단에서 노후 자금 마련을 저축·투자의 주요 목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았다.

금융회사에 원하는 서비스에서도 세 유형의 차이가 뚜렷했다.
지속 1인가구가 금융회사로부터 받고 싶다고 답한 서비스는 노후설계가 6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세금·절세 컨설팅이 48%를 차지했다.
반면 임시 1인가구에서는 내 집 마련 관련 서비스가 4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각 집단이 앞으로 준비해야 할 경제적 과제가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결혼을 계획하고 있는 1인가구는 결혼과 주거 마련에 필요한 자금을 준비하는 데 관심이 큰 반면, 장기간 혼자 살 계획인 사람은 은퇴 이후 생활비와 보유 자산 관리 등에 상대적으로 더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돌봄과 관련한 금융 수요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간병·요양·돌봄 보장을 강화하고 싶다는 응답은 지속 1인가구에서 42%로 나타났다. 임시 1인가구는 28%로 두 집단 사이에 14%포인트 차이가 났다.
배우자나 자녀 등 가족에게 노후 돌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질병이나 요양에 필요한 비용을 미리 준비하려는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1인가구 전용 금융상품에 필요한 기능으로는 ‘부담 없는 소액 납입’이 35%로 가장 많았다. 생애주기에 맞춰 투자·저축 구성을 바꿀 수 있는 ‘포트폴리오 조정’이 33%, 필요할 때 쉽게 돈을 찾거나 상품을 해지할 수 있는 ‘현금화 용이성’이 32%로 뒤를 이었다.
노후 준비를 위한 금융상품에서는 안정적인 상품에 대한 선호가 확인됐다.
응답자 가운데 정기적금을 선호한다고 답한 비율은 60%로 가장 높았다. 주식은 56%, 정기예금은 49%였다.
주택을 노후 자금으로 활용하려는 수요도 상당했다. 전체 응답자의 44%는 노후에 주택연금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현재 주택을 보유한 응답자만 놓고 보면 그 비율은 50%까지 높아졌다.
주택연금은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해당 주택에 계속 거주하면서 일정한 방식으로 연금을 받는 제도다. 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은퇴 이후 현금 소득이 부족한 사람에게 주거와 노후자금 마련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금융과 생활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고 싶다는 수요도 나타났다. 금융회사와 연계된 비금융 서비스 가운데 배달이나 청소 등 생활편의 서비스를 원한다는 응답이 47%였고, 건강검진이나 식단관리 등 건강관리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46%였다.

결혼에 대한 생각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할 뜻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20대에서 7%였지만 50대에서는 40%까지 높아졌다. 연령이 높아지고 혼자 생활한 기간이 길어질수록 향후 결혼보다는 현재의 1인 생활을 지속하는 것을 전제로 경제적 준비를 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양상이다.
국내에서 1인가구 자체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1인가구는 824만4000가구로 전체 일반가구의 36.6%를 차지했다. 1인가구 수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다.
앞으로도 1인가구 비중은 증가할 전망이다. 국가데이터처의 ‘장래가구추계 2022~2052년’에 따르면 1인가구 비중은 2022년 34.1%에서 2052년 41.3%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1인가구 수는 738만9000가구에서 962만가구로 223만1000가구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같은 1인가구라도 결혼 의향에 따라 금융 수요가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준비하며 한시적으로 혼자 사는 사람과 장기간 혼자 살기로 한 사람은 자산 규모뿐 아니라 저축 목적과 주거·노후·돌봄에 대한 관심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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