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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문을 열면 흔하게 보이는 두 가지가 있다. 양파와 사과다. 하나는 거의 모든 요리의 밑바탕이 되는 채소이고, 다른 하나는 사계절 손이 가는 과일이다. 그런데 이 둘을 함께 채 썰어 새콤하게 무치면 특별한 재료 없이도 밑반찬 겸 샐러드로 손색없는 한 그릇이 완성된다. 만드는 데 10분이면 충분하고 재료값 부담도 적다.


먼저 양파와 사과를 담백하게 즐기는 '오리엔탈풍 무침'이다. 양파 한 개를 반으로 자른 뒤 채 썰어준다. 이때 일반 양파보다 적양파를 쓰면 색도 곱고 맛도 한결 좋다. 채 썬 양파에 설탕 한스푼을 뿌리고 10분 정도 물에 담가둔다. 시간이 지나 물을 빼주면 생양파 특유의 아린 맛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그동안 참깨를 곱게 갈아 향을 살려둔다. 사과는 깨끗이 씻어 껍질째 채 썬다. 껍질을 남기는 것이 이 요리의 포인트다.
큰 양푼에 손질한 양파와 사과를 담고, 갈아둔 깨와 식초 두스푼, 올리브유 두스푼, 꿀 한스푼, 소금 한꼬집을 넣는다. 이제 재료가 뭉개지지 않도록 가볍게 무쳐주면 끝이다. 아삭한 식감에 새콤하고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기름진 음식과 곁들이기에 특히 잘 어울린다.
새콤달콤하게 즐기고 싶다면 '빨간 양념' 버전도 있다. 마찬가지로 사과와 양파를 채 썰어 양푼에 담는다. 여기에 간장 네스푼, 식초 두스푼, 고춧가루 두스푼, 매실액 한스푼, 참기름 한스푼, 참깨 한스푼을 넣고 고루 섞어주면 된다. 이렇게 무치면 샐러드보다는 밥반찬에 가까워 물리지 않고 매일 조금씩 곁들여 먹기 좋다.
두 방식 모두 만든 직후 바로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사과가 공기에 오래 닿으면 갈변이 시작되고 양파에서도 물이 나오기 때문에 먹기 직전에 무치는 편이 식감을 살리는 데 유리하다.


양파의 대표 성분은 플라보노이드 계열 항산화 물질인 퀘르세틴이다. 퀘르세틴은 체내에서 활성산소를 없애고 혈관 벽의 탄력을 지키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쁜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쌓이는 것을 억제하고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 혈관 건강과 성인병 예방에 흔히 거론되는 채소다. 매운맛과 특유의 향을 내는 알리신 등 유기 유황 화합물 역시 혈액 순환을 돕는 성분으로 주목받는다. 이밖에 포도당 대사를 돕는 미네랄인 크롬도 들어 있어 혈당 관리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 가지 알아둘 점은 채 썬 양파를 오래 물에 담가두면 매운맛뿐 아니라 유익한 성분까지 함께 빠져나갈 수 있다. 아린 맛을 빼려면 담그는 시간을 필요 이상으로 늘리지 않는 것이 좋다.
고르는 법은 겉껍질이 바짝 마르고 전체적으로 단단한 것을 기본으로 본다. 같은 크기라면 묵직할수록 속이 꽉 차 있을 가능성이 크다. 손으로 눌러 들어가는 느낌이 있으면 무른 부분이 생긴 것일 수 있어 피한다. 또한 껍질 틈에 검은 가루나 곰팡이가 보이거나 진물이 묻어나면 내부가 상했을 수 있으니 고르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보관법은 서늘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이 원칙이다. 햇빛과 습기에 노출되면 싹이 나거나 물러지기 쉽다. 하나씩 신문지나 키친타월로 감싸거나 망에 담아 서로 닿지 않게 두면 훨씬 오래간다. 껍질을 벗긴 깐 양파는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뒤 랩으로 감싸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 보관하고, 오래 두고 쓸 것은 용도에 맞게 썰어 소분한 뒤 냉동해두면 편리하다.
사과의 핵심은 껍질 바로 아래에 풍부한 수용성 식이섬유 펙틴이다. 펙틴은 소화되지 않고 대장까지 내려가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 역할을 한다. 장에서 수분과 만나 젤처럼 변하며 콜레스테롤과 담즙산을 붙잡아 배출을 돕고, 당의 흡수 속도를 늦춰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완화하는 데도 관여한다. 껍질에는 폴리페놀 같은 항산화 성분이 집중돼 있어 잘 씻어 껍질째 먹으면 버릴 것이 거의 없는 과일로 꼽힌다. 칼륨도 들어 있어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돕는다. 열량이 높지 않으면서도 수분과 식이섬유가 많아 포만감이 오래 가는 편이기도 하다.
고르는 법은 표면에 타박상이나 흠집이 없고 만졌을 때 단단한 촉감이 느껴지는 것이 추천된다. 색이 선명하고 묵직한 것이 좋다.
보관법은 냉장이 기본이다. 실온에 두면 일주일 안팎이면 물러지기 쉬우므로 오래 먹으려면 한 개씩 감싸 냉장고 신선칸에 넣는다. 다만 사과는 숙성을 촉진하는 에틸렌 가스를 내뿜어 주변 과일과 채소를 빨리 무르게 하므로, 다른 과일과는 칸을 나누거나 포장을 분리해 두는 것이 좋다. 자른 사과는 공기와 닿아 갈변이 빠르므로 레몬즙을 살짝 묻힌 뒤 밀폐해 냉장 보관하고 가급적 하루 안에 먹는 것을 권장한다.

사실 우리 몸에는 이미 훌륭한 해독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간과 신장 등은 대사 과정에서 생긴 노폐물을 걸러 소변과 대변, 땀, 호흡을 통해 내보낸다. 특정 음식이나 주스 한 잔이 독소를 극적으로 씻어낸다기보다는 이 기관들이 제 기능을 하도록 돕는 생활 습관이 평소 중요하다는 뜻이다. 전문가들도 극단적인 디톡스 요법보다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생활이 '진짜 해독'에 가깝다고 말한다. 양파와 사과 무침 같은 음식도 이런 일상 습관의 한 조각으로 볼 때 의미가 있다.
먼저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물은 신장이 노폐물을 걸러 내보내는 과정의 기본이 된다. 수분이 부족하면 대사 과정에서 생긴 찌꺼기가 원활히 배출되지 못하고, 혈액도 끈적해지기 쉽다. 갈증을 느끼기 전에 자주 나눠 마시는 습관이 필요하다.
식이섬유를 챙기는 것도 주목된다. 채소와 과일, 통곡물에 든 식이섬유는 장운동을 돕고 노폐물이 변과 함께 빠져나가도록 한다. 사과의 펙틴처럼 장 환경을 개선하는 성분이 여기에 해당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필수다. 몸을 움직이면 혈액과 림프 순환이 활발해지고 땀을 통해서도 일부 노폐물이 배출된다. 무리한 강도보다 주 3회 이상 꾸준히 이어가는 편이 낫다.
충분한 수면 관리도 필요하다. 잠자는 동안 뇌를 비롯한 몸 곳곳은 낮 동안 쌓인 노폐물을 정리하고 회복한다. 하루 7~8시간 정도의 질 좋은 수면이 전반적인 몸의 기능을 최적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 관리와 나쁜 습관 줄이기도 어렵지만 병행되어야 한다. 만성 스트레스는 호르몬 균형을 흔들어 몸의 회복력을 떨어뜨린다. 여기에 과도한 음주와 흡연,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면 애초에 몸에 들어오는 부담 자체를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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