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인구 마음 사로잡았다… 수출 47% 폭증한 '국민 라면'의 정체

인구 14억 명의 인도에서 신라면이 K팝 팬덤을 타고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인도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유럽까지 한국 라면의 판매 영토가 동시에 확장되면서,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은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라면이 진열돼 있다. / 연합뉴스

인도 4개 도시서 '신라면 분식' 부스…수출 47%↑

지난 3일 농심에 따르면 회사는 이달 중순부터 인도 첸나이와 콜카타, 찬디가르, 코치 등 4개 도시에서 열리는 K컬처 축제 '하이브 인디아 팝업 파크(HYBE INDIA Pop-Up Park)'에 참가해 '신라면 분식' 부스를 운영한다. 이 행사는 하이브가 인도 현지에서 진행하는 오디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K팝 팬덤 활동과 크리에이티브 체험, 브랜드 연계 프로그램을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부스에서는 신라면 시식과 함께 룰렛 게임, 경품 이벤트, SNS 공유 이벤트 등 참여형 콘텐츠도 마련돼, 제품을 맛보는 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를 직접 체험하도록 했다. 앞서 상반기에도 인도 6개 도시에서 같은 행사에 참가한 바 있다.

이런 체험형 마케팅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가파른 성장세가 있다. 올해 상반기 농심의 대인도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7% 증가했다. 지난 5월에는 인도 퀵커머스(즉시배송)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블링킷(Blinkit)과 손잡고 현지 유통망도 넓혔다. 농심 관계자는 K팝을 통해 형성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대표 K푸드인 신라면을 직접 경험하는 기회로 연결하기 위해 행사에 참여했다며, 앞으로도 체험형 마케팅을 확대해 인도 시장에서 브랜드 기반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상반기 수출 9억3540만달러…역대 최대치 경신

인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달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라면 수출액은 9억 354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9% 늘어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라면 수출액이 처음으로 15억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연간 20억달러 돌파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동안 중국과 미국이 이끌던 수출 시장에 최근 유럽까지 가세하면서, 라면 수출 지형 자체가 넓어지는 모습이다. 한국 라면의 주요 수출국은 중국과 미국, 유럽의 물류 거점인 네덜란드, 일본, 필리핀 순으로, 최근에는 영국을 필두로 유럽 전역에서 수요가 확산하는 구조적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심 영업이익 31.7%↑…삼양 해외매출, 전체의 84%

기업별 실적에서도 해외 성장세가 뚜렷하게 확인된다. 농심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1조 8901억원, 영업이익 126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3%, 31.7% 늘었다. 매출보다 이익이 더 빠르게 늘어난 것은, 해외 사업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농심은 오는 11월 부산 녹산에 연간 5억 개 규모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는 수출 전용 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날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불닭볶음면. / 연합뉴스

불닭볶음면으로 잘 알려진 삼양식품의 성장세는 한층 가파르다. 2분기 매출은 7703억원, 영업이익은 17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3%, 46.7% 늘었다. 해외 매출은 46.7% 증가한 6458억원으로 분기 최초 6000억원을 돌파하며 전체 매출의 84%를 차지했다. 국가별로는 유럽 61%, 미주 54%, 중국 44% 증가율을 보이며 전 지역에서 고르게 성장했다.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50억 개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중국 현지 공장 건설도 추진 중이다.

오뚜기도 대열에 합류했다. 2029년까지 경북 구미2국가산업단지에 2000억원을 투자해 수출용 라면공장을 짓기로 했고, 미국 캘리포니아에는 북미 첫 생산공장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울산에는 최대 9980팔레트를 보관할 수 있는 글로벌 물류센터도 완공했다.

일본서도 통했다…'신라면 툼바' 히트상품 선정

경쟁 상대로 꼽히던 일본 시장에서도 한국 라면의 영향력이 확인됐다. 일본 경제 전문지 닛케이 트렌디가 선정한 '2025년 히트상품 베스트 30'에 농심의 '신라면 툼바'가 이름을 올렸다. 라면 종주국으로 불리는 일본에서 한국 라면이 히트상품으로 인정받은 사례로, 업계에서는 K라면의 경쟁력이 아시아를 넘어 서구권은 물론 라면 본고장에서도 통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이런 흐름은 라면을 넘어 한국 식품 전반의 수출 확대로도 이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K-푸드플러스 수출액은 136억 2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돼 전년보다 5.1%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라면이 한류 콘텐츠와 결합한 체험형 마케팅으로 해외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전략이, K푸드 전반의 수출 성장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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