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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독감 유행이 예년보다 이르게 시작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코로나19 입원 환자도 6주 연속 증가하고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두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에 확산하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어린이와 고령자 등 고위험군의 주의가 요구된다.
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절기 35주차인 8월 23일부터 29일까지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13.3명으로 집계됐다. 전주 9.2명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4명과 비교하면 두 배를 웃돈다.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과 기침 또는 인후통 등 독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의미한다. 실제 독감 바이러스 감염이 확정된 환자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 가운데 독감 의심 환자가 얼마나 발생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행 지표로 활용된다.

실제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비율도 높은 수준이다. 35주차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은 12.3%로 나타났다. 2024년 같은 시기의 1.3%, 2025년 1.1%와 비교하면 10배 이상 높은 수치다.
통상 독감은 기온이 떨어지는 가을과 겨울철에 유행하는 대표적인 호흡기 감염병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올해는 여름이 끝나가는 시점부터 독감 관련 지표가 빠르게 올라가면서 예년보다 이른 유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병원 현장에서 나타나는 변화도 뚜렷하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인플루엔자 입원 환자는 32주차 43명에서 35주차 162명으로 증가했다. 불과 몇 주 사이 입원 환자가 크게 늘어난 셈이다.
응급실을 찾은 인플루엔자 환자 역시 같은 기간 373명에서 1606명으로 증가했다. 단순히 외래 진료를 받는 독감 의심 환자뿐 아니라 증상이 심해 응급실이나 입원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도 함께 늘고 있다는 의미다.
연령대별로 보면 학교 개학과 맞물려 어린이 환자가 눈에 띄게 많았다. 7~12세 초등학생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36.5명으로 전체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1~6세는 22.6명, 13~18세는 14.6명으로 집계됐다. 학교나 어린이집 등에서 여러 사람과 가까이 생활하는 어린이·청소년은 호흡기 감염병이 퍼지기 쉬운 환경에 놓이는 만큼 개학 이후 유행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질병관리청은 36주차인 8월 30일부터 9월 5일까지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이 유행주의보 발령 기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유행주의보는 인플루엔자 환자가 평소보다 뚜렷하게 증가해 지역사회 유행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에 발령하는 조치다. 유행주의보가 내려지면 의료기관과 방역당국이 감염병 상황을 더욱 면밀하게 관리하게 된다.
현재 국내에서 주로 검출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형 인플루엔자(H1N1)pdm09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절기 예방접종에 포함된 백신주와 높은 수준의 중화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현재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이번 독감 백신이 겨냥하는 바이러스 사이에 대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예방접종을 통해 감염 자체를 줄이는 것은 물론 감염됐을 때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치료 측면에서도 현재 확인된 바이러스에서 항바이러스제 내성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독감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할 수 있는 감염병이다.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등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은 사람은 발열과 기침 같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 단순 감기로 생각하고 오래 지켜보기보다 의료기관에서 진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독감의 이른 확산은 국내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일본에서도 인플루엔자 유행이 평년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35주차 의료기관당 인플루엔자 환자 보고 건수는 1.76명으로 유행 기준인 1.0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0.35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5배 높은 수준이다.
일본에서는 1999년 표본감시가 시작된 이후 2009년 신종플루 유행을 제외하면 가장 이른 시기에 독감 유행 기준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남부에서도 인플루엔자 양성률이 17.7%로 전주보다 상승하면서 주변 국가에서도 호흡기 감염병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다시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35주차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10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06명보다는 적은 수준이지만, 32주차 48명에서 35주차 109명까지 6주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도 상승했다. 4주 전 5.7%였던 검출률은 11.7%까지 높아져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독감과 코로나19는 모두 기침, 발열, 인후통, 몸살 등 비슷한 호흡기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증상만으로 두 감염병을 정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만큼 고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지속되거나 상태가 악화된다면 의료진의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는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증가하는 시점이 추석 연휴와 겹친다는 점이다.
명절에는 가족과 친척이 장시간 한 공간에 머물고 이동 과정에서 대중교통이나 휴게소 등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장소를 이용하게 된다. 평소보다 사람 간 접촉이 많아지는 만큼 호흡기 감염병이 전파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난다.
특히 어린이부터 고령자까지 여러 세대가 한자리에 모이는 명절에는 감염병에 취약한 가족이 함께 있을 수 있다. 독감이나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사람이 무리해서 귀성하거나 가족 모임에 참석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질병관리청도 발열 등 호흡기 감염병 증상이 나타난 경우 출근이나 등교를 자제하고, 고령자 등 고위험군은 신속하게 진료받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예방접종도 시작된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9월 21일부터 생후 6개월부터 14세 어린이와 임신부를 대상으로 시작된다. 이후 9월 28일부터는 1회 접종 대상 어린이까지 접종이 확대된다.
고령층은 10월부터 접종 대상이 된다. 65세 이상은 10월 12일부터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백신을 함께 접종할 수 있다.
예방접종을 받았다고 해서 호흡기 감염병에 절대 감염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손 위생을 지키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입과 코를 가리는 등 기본적인 호흡기 감염병 예방수칙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마스크 역시 상황에 따라 활용할 수 있다. 사람이 밀집한 대중교통이나 실내 공간을 이용하거나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하는 시기에 고위험군과 접촉해야 한다면 마스크 착용은 감염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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