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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작은 생명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 초등학생 세 명이 자신들이 모은 2만원을 들고 동물병원을 찾은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5일 경기 김포 동행동물병원 유튜브 채널에는 ‘초등학생 3명이 빵 봉지에 동물을 구조해 동물병원에 왔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는 작은 비닐봉지 하나를 든 아이들이 병원 앞을 한동안 서성이는 모습이 담겼다.
아이들은 병원까지 올라왔다가 다시 내려가고, 승강기를 탔다가 돌아서기를 반복했다. 손에 쥔 돈은 세 명이 함께 모은 약 2만원이었다. 길에서 발견한 아픈 동물을 치료해주고 싶었지만 자신들이 가진 돈으로 병원비를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돼 쉽게 문을 열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던 중 병원복을 입은 수의사를 발견한 아이들은 조심스럽게 다가가 “이거 치료하려면 돈 많이 들어요?”라고 물었다. 사정을 들은 수의사는 비용은 걱정하지 말고 올라오라며 아이들을 진료실로 안내했다.

진료실에 들어온 뒤 비닐봉지를 열어본 수의사도 잠시 당황했다. 아이들이 데려온 동물은 강아지나 고양이, 햄스터가 아닌 야생 쥐였다. 이동장도 아닌 빵을 담는 작은 비닐봉지 안에 들어 있었고 몸에는 작은 벌레까지 기어다니고 있었다.
일반적인 동물병원은 개와 고양이 진료가 대부분이고 야생동물은 감염이나 위생 문제까지 고려해야 해 치료가 쉽지 않다. 해당 수의사 역시 야생 쥐를 환자로 진료하는 것은 처음이었다고 설명했다.
잠시 고민하던 수의사가 치료를 결정하게 한 것은 아이들이었다. 그는 “눈앞에는 이 작은 생쥐를 어떻게든 살려보겠다고 자기가 가진 돈을 들고 찾아온 초등학생 세 명이 있었다”며 “작은 동물이 죽어가는 것 같으니까 도와주고 싶었던 아이들의 마음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이후 영상 댓글을 통해 당시 상황도 추가로 설명했다. 쥐가 병원을 찾기 전날 폭우가 내렸고 처음부터 털이 상당히 젖은 채 빵 봉지에 붙어 있었다고 한다. 병원은 저체온과 탈진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보고 방사선 검사와 신체검사를 진행했으며 뚜렷한 외상은 확인하지 못했다. 이후 체온 회복을 위한 가온과 수액, 포도당 공급 등 병원에서 가능한 범위의 처치를 진행했다.
병원 측은 영상에서 편의상 ‘생쥐’라고 표현했지만 털을 말린 뒤 확인한 결과 어린 시궁쥐로 보인다고도 설명했다. 야생 설치류를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병원이 아닌 만큼 정확한 전문 검사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치료가 끝난 뒤 아이들은 준비해 온 2만원을 내밀었지만 수의사는 돈을 받지 않았다. 대신 “그 돈은 병원비로 쓰지 말고 이 쥐를 잠깐 안전하게 보호하는 데 쓰면 좋겠다”고 말했다.
길에서 작은 생명을 발견한 순간부터 병원을 찾아오기까지 아이들이 했던 고민도 수의사에게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길을 가다가 아주 작은 동물이 죽어가는 것 같으니까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자기들끼리 십시일반 모은 2만원을 가지고 동물병원을 찾아온 것”이라며 “병원비가 모자랄까 봐 병원 앞에서 몇 번이나 망설이면서도 왔다”고 전했다.
이어 “적어도 그 마음만큼은 어른들이 충분히 칭찬해 줘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수의사는 아이들의 선의를 칭찬하면서도 야생 쥐를 다룰 때 지켜야 할 주의사항은 분명하게 설명했다.
집으로 데려가 반려동물처럼 키워서는 안 되고 사람이나 다른 동물과의 접촉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직접 만지는 행동 역시 삼가야 하며 물림 사고 가능성과 소변·분변 등을 통한 감염 위험을 고려해 장갑과 마스크 착용, 환복과 소독 등 위생 관리가 필요하다고 아이들에게 여러 차례 안내했다.
또 별도로 마련한 안전한 공간에서 물과 먹이를 챙겨주며 잠시 보호한 뒤 상태가 회복되면 안전한 장소에 다시 놓아주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야생동물을 발견할 경우 함부로 만지기보다 먼저 주변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는 당부도 이어졌다.
수의사는 “수의사라고 해서 세상의 모든 동물을 다 치료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며 “특히 야생동물은 감염이나 안전 문제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날만큼은 어떤 동물이 병원에 왔는지보다 아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병원을 찾아왔는지를 더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병원 측은 영상 공개 후 “모든 야생동물을 무조건 구조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라며 “약한 생명을 돕고 싶어 찾아온 아이들의 마음을 한 번쯤 받아주는 것이 어른으로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쥐 한 마리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에 대한 정답이라기보다 작은 생명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던 아이들과 그 마음을 받아준 어른들의 이야기 정도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영상이 공개된 뒤 댓글에는 아이들과 수의사를 향한 응원이 이어졌다. 많은 누리꾼은 야생 쥐라는 대상보다 죽어가는 생명을 먼저 바라본 아이들의 행동에 주목했다.
한 누리꾼은 “야생쥐로 안 보고 아이들과 함께 동물로 바라보셨다는 게 대단하다”고 했고, 다른 누리꾼은 “그래도 빵 봉지에 담아서 병원에 데려온 아이들 마음이 너무 예쁘다”고 적었다.
“생명을 소중히 여긴 아이들이 너무 착하고 예쁘다. 그 마음을 보듬어 치료해준 원장님께 감사하다”, “작은 생명을 지나치지 않은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이 정말 소중하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아이들의 행동뿐 아니라 이를 외면하지 않은 수의사의 선택을 높이 평가하는 의견도 많았다. 한 누리꾼은 “동물병원에서도 거절하고 무시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아이들의 마음이 너무 따뜻해서 도와주신 듯하다”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쥐라는 대상이 아닌 생명이라는 본질을 깨달은 아이들”이라고 적었다.
“아이들이 어른을 울리네. 빵 봉지에 든 환자 한 마리의 존재감과 아이들의 순수한 측은지심에 울고 말았다”, “저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이 사회에 온기가 한층 늘어날 것 같아 마음이 든든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병원 측 역시 쥐의 이후 상태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아이들의 연락처를 따로 받지 않아 치료 이후 회복 여부까지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작은 생쥐가 무사히 회복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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