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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두부업계에서 수입콩 부족에 따른 원료 수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
중소 두부업체에 이어 CJ제일제당과 대상, 풀무원 등 대형 식품기업까지 수입콩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추가 물량이 공급되지 않을 경우 10월부터 두부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두부 제조업체들이 사용하는 수입콩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업계가 필요로 하는 물량과 정부가 올해 공급할 계획인 물량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면서 업체들이 생산에 필요한 원료를 제때 확보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중소 두부업체들이 두부 생산에 사용하는 수입콩은 연간 약 25만t 규모로 알려졌다. 반면 올해 정부가 계획한 공급 물량은 약 22만t 수준이다. 단순 계산으로 약 3만t의 공급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문제는 수입콩 부족이 특정 중소업체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수입콩을 공동으로 조달하는 구조 때문에 대형 식품기업들도 공급 부족의 영향을 받고 있다. 수입 물량 자체가 줄어들면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국 6개 지역 연식품협동조합은 수입콩 부족 문제를 해결해 달라며 정부에 공급 확대와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업계는 이번 사태를 단순히 올해의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으로만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입콩 부족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실제 생산 현장에서 필요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조달 구조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두부업체들이 사용하는 수입콩은 일반적인 식용 대두와 조달 구조에서도 차이가 있다. 두부와 같은 가공식품에 사용되는 가공용 대두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수입 업무를 주도하고 업체에 배분한다. 식용유 등의 원료로 쓰이는 착유용 대두와 달리 가공용 대두는 관세 문제 등의 영향으로 민간 업체가 필요한 물량을 자유롭게 직수입하기 어려운 구조다.

업체들은 정부가 정한 저율할당관세(TRQ) 물량과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물량 등을 연식품협동조합을 통해 공동으로 조달하고 있다. TRQ는 일정 물량까지 낮은 관세율을 적용해 수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처럼 수입콩 조달이 공동 공급 방식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전체 공급량이 부족해지면 개별 기업이 자체적으로 원료 부족을 해결하기도 어렵다.
CJ제일제당도 수입콩 공급 부족의 영향을 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두부 생산에 사용하는 콩 가운데 국산콩과 수입콩의 비중이 약 4대 6 수준이다. 수입콩이 전체 원료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수입 물량이 부족해지면 생산 계획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CJ제일제당은 현재 연식품협동조합을 통한 공동 조달 과정에서 수입콩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경우 10월부터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은 수입콩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생산라인을 활용해 국산콩 두부 생산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수입콩을 사용하는 생산라인의 일부를 국산콩 제품 생산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수입콩 의존도를 낮추면서 제품 생산을 이어가기 위한 대응책이다.
대상 역시 수입콩 공급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대상의 두부 원료 사용 비중은 국산콩과 수입콩이 약 1대 3으로, 수입콩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대상도 연식품협동조합을 통한 공동 조달 방식으로 수입콩을 확보하고 있어 업계 전체의 공급 부족 상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상 측은 수입콩이 추가로 공급되지 않을 경우 수입콩을 원료로 사용하는 생산라인의 가동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생산에 필요한 원료가 확보되지 않으면 생산량을 줄이거나 다른 원료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의미다.
풀무원도 비슷한 상황이다. 풀무원은 두부 생산에서 국산콩과 수입콩을 약 5대 5 비중으로 사용하고 있다. 수입콩 부족이 계속될 경우 수급 상황에 맞춰 생산을 조절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대응책은 수입콩 대신 국산콩 사용을 확대하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업체는 수입콩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국산콩 생산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국산콩 전환에는 원가 상승이라는 문제가 뒤따른다.
현재 국산콩으로 만든 두부는 수입콩 두부보다 가격이 서너 배 높은 수준이다. 두부는 식탁에서 자주 소비되는 대표적인 가공식품인 데다 가격에 민감한 제품이어서 기업 입장에서도 원료를 모두 국산콩으로 바꾸는 데 부담이 있다.

국산콩 두부의 높은 가격은 소비자 선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국산콩 제품의 품질과 원산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가 있는 반면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질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콩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식품업체 입장에서는 수입콩 부족을 이유로 국산콩 제품 생산을 늘릴 경우 원료비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두부 가격을 크게 올리면 소비자의 가격 부담이 커지고 판매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수입콩 부족과 국산콩 전환 사이에서 업체들이 쉽게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이유다.
원료를 국산콩으로 바꾸는 것 역시 생산시설 측면에서 추가적인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제품별 원료 특성과 생산 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콩의 원산지만 바꿔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업체들이 기존 생산라인을 활용해 국산콩 제품 생산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업계에서는 추석 전후가 단기적인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식품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현재 보유한 재고와 생산계획을 조정해 부족한 물량을 최대한 버티더라도 추가 수입콩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재고가 더욱 빠르게 소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추석 이후인 10월부터는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체들이 현재 확보한 재고를 활용하면서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지만 원료 자체가 부족한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면 생산라인 가동률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중소 두부업체들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형 식품기업은 상대적으로 여러 제품군과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일부 생산량을 조정하거나 국산콩 제품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여지가 있지만, 두부 생산에 사업 역량이 집중된 중소업체는 원료 부족이 곧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식품업계가 정부에 단순한 추가 물량 공급뿐 아니라 수입콩 배분 제도의 개선을 요구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업계는 현재의 공급량 산정과 배분 방식이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수요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업체들의 생산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입콩 공급량을 늘리는 문제는 국산콩 사용 확대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정부가 국산콩 소비를 확대하려는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수입콩 공급을 무조건 늘릴 경우 국산콩 소비 확대 정책과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수입콩 공급 부족으로 두부 생산이 줄거나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와 식품업체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결국 안정적인 두부 공급과 국산콩 소비 확대라는 두 목표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국산콩 사용 확대를 추진하더라도 수입콩을 사용하는 제품에 대한 시장 수요가 존재하는 만큼 업체들이 실제 수요에 맞는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식품업체들은 추석 전까지 기존 재고와 생산 조정을 통해 최대한 생산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추가 물량 공급 없이 수입콩 부족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입콩 공급 부족이 실제 생산 감소로 이어질 경우 소비자가 체감하는 변화는 제품 가격이나 판매 물량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국산콩 전환이 확대되면 원가 부담이 커지고, 수입콩을 사용하는 제품의 생산량이 줄어들면 일부 제품의 공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두부업계에서는 추석을 앞둔 단기적인 수급 문제를 넘어 수입콩 조달 구조와 공급량을 둘러싼 제도적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추가 물량이 언제, 얼마나 공급될지가 향후 두부 생산 차질 여부를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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