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피자 반 판 먹는 수용자들… 국민 공분 사더니 추석 밥상은 싹 바뀐다

법무부가 지난해 설을 기점으로 교정시설의 명절 특식 지급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올해 추석에도 수용자들은 평소와 다르지 않은 식단을 받는다. 반면 국경일 특식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달 광복절에는 경북북부제1교도소가 피자 반 판을, 청주여자교도소가 반반 치킨을 제공해 "죄 없는 나보다 잘 먹는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된 이미지.

법무부 교정본부에 따르면 교정시설의 명절 특식 지급은 지난해 설을 기점으로 중단됐다. 다가오는 추석에도 수용자들은 평소와 다르지 않은 식단을 받는다. 다만 완전히 명절 기색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올해 설 서울구치소 아침 메뉴에는 떡국이 올랐고, 점심은 소고기된장찌개에 감자채햄볶음과 양상추유자샐러드, 저녁은 고추장찌개에 돼지통마늘장조림이 나왔다. 하지만 이는 별도로 편성한 특식이 아니라, 원래 짜여 있던 일주일 치 식단 안에 명절 메뉴가 우연히 배치된 결과였다. 그 무렵 일반 접견 역시 허용되지 않았다.

법무부가 명절 특식을 없앤 이유는 역설적으로 '넘치는 명절 인심' 때문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설과 추석이면 교정시설에 기부 물품이 대거 들어오는데, 여기에 관에서 짠 특식까지 얹으면 물량이 지나치게 많아져 배식과 관리에 부담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특식이 끊긴 뒤 처음 맞은 지난해 추석에도 별도 특식은 없었지만, 연휴를 맞아 들어온 떡과 과일 같은 기부품은 그대로 지급됐다. 정해진 예산으로 짜는 관 특식과 달리, 기부품은 해마다 들어오는 물량 자체가 들쭉날쭉하다는 차이가 있다.

같은 '특별한 날'인데도 국경일 특식만은 살아남았다. 위에서 언급한 광복절 피자·치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렇게 명절과 국경일의 처우가 갈린 데는 법적 근거의 차이가 있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9조는 국경일이나 이에 준하는 날에 특별한 음식물을 지급할 수 있다고 정하는데, 국경일에 관한 법률상 국경일은 3·1절과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다섯 날뿐이다. 설과 추석은 원래 국경일이 아니라 공휴일이어서, 그동안은 시행령의 '이에 준하는 날' 조항을 근거로 명절에도 특식이 함께 나갔다. 이번에 법무부가 명절분만 중단하면서, 같은 조항 아래 있던 두 종류의 특별한 날이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된 셈이다.

특식 하나를 두고도 이렇게 신경 쓰는 배경에는 빠듯한 급식 여건이 있다. 교정본부에 따르면 수용자 주·부식은 하루 세 끼 지급되며 총열량은 1명당 하루 2500㎉를 기준으로 한다. 법무부와 각 기관에 급식관리위원회를 둬 영양 자문도 받는다. 하지만 전국 교정시설의 한 끼 급식 단가는 1700원 수준에 불과하고, 이 식단이 일주일 단위로 짜여 한 달 내내 반복된다.

여기에 최근 심화한 과밀수용까지 겹치면서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법무부가 펴낸 '2026 교정통계연보'를 보면 전국 교정시설 수용정원은 2016년 4만 6600명에서 지난해 5만 614명으로 8.6% 늘었는데, 같은 기간 1일 평균 수용인원은 5만 6495명에서 6만 3680명으로 12.7% 불어났다. 시설이 느는 속도보다 사람이 느는 속도가 더 빨라, 지난해 평균 수용률은 125.8%까지 치솟았다. 마약류·사기·횡령 수형자와 고령·여성 수용자가 함께 늘어난 영향이다. 시설과 예산은 제자리인데 먹여야 할 입은 계속 늘어나는 구조 속에서, 상대적으로 손대기 쉬운 명절 특식부터 정리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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