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면대에 낀 분홍색 얼룩…” 곰팡이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이것’입니다

화장실 변기 가장자리나 세면대 구석에 분홍빛 얼룩이 번지는 경우가 있다.

화장실 세면대에 분홍색 얼룩이 가득한 모습. / AI 생성 이미지

처음에는 물때나 비누 찌꺼기로 생각해 수세미로 문질러 지우지만, 며칠 지나면 같은 자리에 얼룩이 다시 올라온다. 이 얼룩을 곰팡이로 알고, 곰팡이 제거제만 뿌리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분홍색 얼룩은 곰팡이가 아니라 세균이다.

곰팡이 아닌 세균, 정체는 '세라티아 마르세센스'

욕실에서 흔히 보이는 분홍색이나 붉은색 얼룩은 세균이 늘어나면서 만들어낸 색소와 바이오필름 때문이다. 이 균은 세라티아 마르세센스로 불린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자료에 따르면, 이 세균은 습한 곳에서 발견되며 욕실의 샤워 구석이나 세면대 등에서 분홍색이나 주황색, 붉은색으로 나타난다.

수세미로 분홍색 얼룩을 문지르는 모습. / AI 생성 이미지

이 균은 오래전부터 알려진 균이다. 1819년 이탈리아의 한 약사가 옥수수죽에서 생긴 붉은 변색을 이 균 때문이라고 처음 밝혀냈다. 엔테로박테리아과에 속하는 그람 음성 세균으로, 평소 면역이 잘 돌아갈 때는 큰 문제를 안 일으키지만 면역이 약해지면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균이다.

몸에 미치는 영향도 가볍지 않다. 호흡기 감염이나 요로 감염, 상처 감염, 패혈증까지 일으킬 수 있고 일부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경우도 있어 치료가 까다로울 수 있다. 특히 갓 태어난 아기나 이른둥이에게는 더 조심해야 한다. 지난해 6월 바이오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몸무게가 1.5kg이 안 되게 태어났거나 임신 37주가 안 돼 태어난 아기는 감염률이 일반 신생아 대비 2배 넘게 높다.

유독 습기 많은 곳, 새집일수록 자주 생겨

이 균은 물기가 마르지 않는 곳을 좋아한다. 욕실은 샤워와 세면 탓에 물기가 자주 생기고, 타일 줄눈이나 배수구 주변은 물기가 오래 남는 편이다. 여기에 비누나 샴푸 찌꺼기, 먼지 같은 유기물이 쌓이면 세균이 자리 잡기 좋다. 샤워기, 변기, 욕실 바닥 틈새, 정수기 필터 등 습기와 물때가 남는 곳이라면 어디든 잘 늘어난다.

욕실 구석에 분홍색 얼룩이 가득한 모습. / AI 생성 이미지

재미있는 점은 이런 얼룩이 새로 지은 집에서 더 자주 보인다는 것이다. 세균 번식으로 생기는 분홍색이나 빨간색 생물막도 새집에서 많이 확인된다. 반면 오래된 집에서 비슷한 얼룩이 생겼다면, 균이 아닌 다른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

오래된 배수관에서 나온 코발트나 망간 같은 금속 성분 때문일 수도 있다. 여름 장마철처럼 습도가 높아지는 시기에는 관리에 더 신경 쓰는 편이 좋다. 환기가 어려운 욕실은 습기와 오염이 오래 남기 쉬워 정기적으로 청소해야 한다.

락스·식초로 지우고, 습기 관리로 다시 생기지 않게 방지해야

이미 생긴 화장실 분홍색 얼룩을 지우는 방법은 간단하다. 붓에 액체형 락스를 묻혀 바르거나 종이행주에 락스를 적셔 얼룩 위에 덮은 뒤 한 시간 정도 두고 수세미로 문지르면 된다. 다만, 안전을 위해 지켜야 할 부분이 있다. 사용할 때는 마스크를 쓰고 환풍기를 켜야 하며, 뜨거운 물을 부어서는 안 된다. 락스와 다른 세제를 섞는 것도 삼가야 한다.

세면대에 낀 분홍색 얼룩을 솔로 문지르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락스 냄새가 부담스럽다면, 다른 방법도 있다. 백식초와 물을 1대1로 섞어 뿌린 뒤 잠시 두었다가 닦아내는 방식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곰팡이 제거제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어, 집안 환경에 맞게 골라 쓰면 된다.

지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시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소개한 재발 방지법에 따르면 샤워 후에는 배기 팬을 켜 욕실 내부를 말리고, 벽과 샤워 커튼에 남은 물기도 닦아내는 편이 좋다.

또한 항균 처리된 샤워 커튼 라이너와 욕실 매트를 사용하면, 미생물 번식으로 생기는 얼룩과 냄새를 줄일 수 있다. 샤워 커튼은 정기적으로 세탁하거나 새것으로 교체하고, 욕실 청소도 꾸준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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