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자 알바생 머리 쓰담쓰담...식당 사장은 '성범죄자' 됐다

아르바이트생의 손목을 이유 없이 잡고 머리와 허리 등을 반복해서 만진 식당 업주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법원은 업주와 아르바이트생 사이의 고용 관계와 피해자의 구체적인 진술 등을 종합해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를 인정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법 충주지원 형사1단독 김연수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식당 업주 A 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A 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성폭력처벌법상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이다. A 씨는 2024년 12월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일하던 20대 아르바이트생 B 씨를 4차례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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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A 씨는 B 씨의 머리와 허리, 팔 부위를 쓰다듬은 것으로 파악됐다. 별다른 이유 없이 B 씨의 양손목을 잡은 뒤 의자에 앉힌 행위도 혐의 내용에 포함됐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나 법원은 피해자가 사건 이후 친구에게 피해 사실을 호소한 대화 내역과 피해자의 구체적인 진술 등을 근거로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지만, 피해자가 친구에게 피해를 호소한 대화 내역이 있고 진술 역시 구체적이며, 피고인이 진술을 번복한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를 추행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다만 추행의 정도가 심하지는 않은 점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에서 적용된 성폭력처벌법 제10조 제1항은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해 자신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을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행 조문상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이라는 표현 때문에 폭행이나 협박이 반드시 있어야 범죄가 성립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법에서 말하는 위력은 보다 넓은 개념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위력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의미한다. 폭행이나 협박뿐 아니라 사회적·경제적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경우도 위력에 포함될 수 있으며, 실제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완전히 제압될 필요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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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업무나 고용 관계에서는 행위자의 지위와 피해자의 상황이 함께 고려된다. 대법원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죄에서 말하는 보호·감독 관계가 직장 내 공식적인 직제에 따른 관계에만 한정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직장 내에서 실질적으로 업무나 고용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나 사실상 보호·감독을 받는 상황에 있는 사람도 포함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는 고용주와 아르바이트생 사이에도 업무상 위력 관계가 인정될 수 있는 이유와 연결된다. 식당 업주는 아르바이트생의 채용과 근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고, 근무시간이나 업무 지시 등에서 일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대법원은 과거 편의점 업주가 아르바이트 지원자에게 채용을 빌미로 접근해 추행한 사건에서도 업무·고용 관계에서 발생하는 지위와 영향력을 중요한 판단 요소로 봤다. 당시 대법원은 직장 안에서 보호·감독을 받는 사람뿐 아니라 채용 절차에서 행위자의 영향력 범위에 있는 사람도 법이 정한 보호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에서 '추행'에 해당하는지 역시 특정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일률적으로 판단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추행 여부를 판단할 때 피해자의 의사와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방식, 당시 주변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판시해왔다.

또 추행죄가 성립하기 위해 행위자가 성욕을 자극하거나 만족시키려는 목적을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대법원의 판례다. 즉 행위자의 주관적인 목적만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위와 당시 상황 등을 종합해 성적 자유가 침해됐는지를 살피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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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에서도 법원은 단순히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을 근거로 판단한 것이 아니다. 피해자가 사건 이후 친구에게 피해를 호소한 대화 내용과 구체적인 진술, 피고인의 진술이 바뀐 점 등을 함께 살펴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피해자가 친구에게 피해 사실을 이야기한 내용이 사건 이후 남아 있었다는 점은 법원이 사실관계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고려한 요소였다.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라는 점과 함께 관련 자료와 피고인의 진술 변화 등을 종합해 혐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법원은 신체 접촉의 내용과 정도 등을 고려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법정형의 범위 안에서 구체적인 형량을 정할 때에는 범행의 내용과 정도, 피해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이번 판결에서 재판부가 "추행의 정도가 심하지는 않은 점"을 형량을 정한 사정으로 언급한 것도 이와 관련된다.

벌금 700만원은 법원이 인정한 범죄의 법정형 범위 안에서 내려진 형이다. 성폭력처벌법 제10조 제1항은 해당 범죄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하고 있어 이번 판결의 벌금 700만원은 법정 벌금형 상한인 1500만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번 사건은 직장에서 발생하는 신체 접촉이 단순한 장난이나 친근함의 표현으로만 평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도 법적 판단의 기준을 보여준다. 같은 행동이라도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접촉의 경위와 방식, 피해자가 느낀 상황, 당시의 주변 정황 등에 따라 법적인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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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업주와 아르바이트생처럼 고용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업무를 지시하고 근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과 그 지시에 따라 일하는 사람 사이의 지위 차이가 존재한다. 성폭력처벌법은 이러한 관계에서 위계나 위력을 이용한 추행을 별도로 처벌하고 있다.

이번 판결에서 법원이 인정한 행위는 머리와 허리, 팔을 쓰다듬고 양손목을 잡아 의자에 앉힌 것으로, 총 4차례의 추행 혐의였다. A 씨는 이를 부인했지만 피해자의 사후 대화 내역과 구체적인 진술, 피고인의 진술 번복 등을 근거로 법원은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결과적으로 A 씨에게는 벌금 700만원이 선고됐다. 식당이라는 일터에서 업주와 아르바이트생 사이에 발생한 신체 접촉이 형사재판으로 이어졌고, 법원은 고용 관계에서의 지위와 피해자의 진술 및 관련 자료를 종합해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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