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문자까지 발송했는데…사흘째 상어 출몰한 ‘부산 친수공원’ 뜻밖의 근황

부산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상어 목격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부산시가 안전문자까지 발송하며 주의를 당부했지만, 현장에는 예상과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상어를 직접 보기 위해 시민들이 몰려들면서 친수공원이 때아닌 ‘상어 관람 명소’로 떠오른 것이다.

핫플된 부산 북항 친수공원 / 연합뉴스

20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는 지난 18일부터 상어가 잇따라 목격되고 있다. 이날도 상어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자 시민들이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고, 수로 주변에는 상어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안전문자까지 왔는데…오히려 시민들 ‘우르르’

상어가 처음 목격된 것은 지난 18일 오전이다. 당시 부산해경에는 북항 친수공원 해변에서 살아 있는 상어가 돌아다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목격된 상어는 갈색 외형에 몸길이 약 3.5m로 추정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이 상어를 ‘무태상어’로 추정했다.

다음 날인 19일 오후에도 같은 친수공원 수로에서 상어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다만 앞서 발견된 개체가 계속 수로에 머물다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인지, 다른 개체가 새롭게 들어온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부산시는 시민들에게 안전문자를 보내 친수공원 이용과 산책 시 주의를 당부했다.

그런데 상어 출몰 소식이 SNS를 타고 빠르게 퍼지면서 상황은 뜻밖의 방향으로 흘렀다.

온라인에는 수로를 유영하는 상어를 촬영한 사진과 영상이 잇따라 공유됐고, 직접 상어를 보려는 시민들이 친수공원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결국 안전문자까지 발송된 장소가 주말을 맞아 일종의 ‘핫플레이스’가 된 셈이다.

지난 18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3∼4m 크기의 무태상어가 헤엄치고 있다 / 연합뉴스

“5~10분마다 나타난다”…난간 따라 늘어선 시민들

20일 현장에서는 수로 주변 난간을 따라 시민들이 길게 늘어선 모습이 포착됐다.

상어가 5~10분 간격으로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고, 시민들은 휴대전화를 들어 사진과 영상을 촬영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온 가족 단위 방문객도 적지 않았다. SNS에는 상어 목격담과 함께 ‘자연 아쿠아리움 같다’는 식의 반응도 이어졌다.

갑작스럽게 사람들이 몰리면서 관계기관도 안전관리에 나섰다.

경찰과 부산시설공단 관계자 등은 수로를 가로지르는 일부 다리의 출입을 통제하고 순찰을 강화했다. 현장에서는 난간에 기대거나 올라타지 말고 안전에 주의해 달라는 안내방송도 이어졌다. 인근 도로와 주차장에는 차량이 몰리면서 교통 혼잡과 주차난까지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상어 그 자체보다 이를 보기 위해 한꺼번에 몰려든 ‘구경 인파’가 또 다른 안전관리 대상이 된 셈이다.

정체는 약 3.5m ‘무태상어’ 추정

지난 18일 오전 부산 북항 친수공원 해변에서 상어가 헤엄치고 있다 / 부산해양경찰서 제공, 연합뉴스

국립수산과학원이 추정한 무태상어는 우리나라 연안을 포함한 따뜻한 해역에 서식하는 상어류다.

이번에 북항에서 발견된 개체는 몸길이가 약 3.5m로 추정된다. 다만 수과원은 무태상어가 기본적으로 공격성이 강한 종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사람이나 선박 등이 상어를 억지로 몰아내거나 지속적으로 자극할 경우다. 이런 상황에서는 상어가 공격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고 개체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수과원의 판단이다.

이 때문에 해경 역시 적극적으로 상어를 몰아내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외해로 빠져나가도록 두는 쪽을 택했다.

해경은 18일 신고 이후 경비함정 등을 현장에 투입했지만 수과원 자문에 따라 약 6시간 만에 철수했다. 이후 육상과 해상 순찰을 통해 상어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다. 부산항만공사에는 상어 위험을 알리는 안내 표지판 설치도 요청했다.

왜 도심 친수공원 수로까지 들어왔을까

부산 도심에 나타난 상어 / 부산해양경찰청 제공, 뉴스1

상어가 왜 북항 친수공원 수로까지 들어왔는지를 두고는 먹잇감을 따라 이동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19일 SNS를 통해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북항 주변에 난류성 어류가 늘면서 상어가 먹이를 찾아 수로까지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항 친수공원의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도 밝혔다. 이는 부산시장의 해석이며, 개별 상어가 실제 어떤 경로와 이유로 수로에 들어왔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그는 시민들에게 북항을 즐기되 안전수칙을 지켜 달라고 당부하며 “안전은 저희가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상어 보러 간다면…‘가까이 갈수록 잘 보인다’는 생각 금물

상어를 보기 위해 현장을 찾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수로와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상어가 공격성이 강하지 않은 종으로 추정된다고 해서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난간에 기대거나 올라타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사람이 몰린 상황에서는 뒤에서 밀리거나 균형을 잃어 수로 쪽으로 추락할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를 동반했다면 보호자가 손을 잡고 난간 가까이 접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상어를 더 가까이 보기 위해 물가로 내려가거나 수로 안으로 들어가는 행동은 절대 삼가야 한다. 먹이를 던지거나 물건을 던져 상어를 유인하는 행위, 큰 소리나 도구를 이용해 상어를 특정 방향으로 몰아내려는 행동 역시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수과원도 상어를 자극할 경우 공격성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며 자연스럽게 외해로 빠져나가도록 두는 방안을 권고했다.

경찰이나 시설관리 관계자가 설치한 통제선과 출입 제한도 반드시 따라야 한다. 사람이 한꺼번에 몰렸을 때는 상어보다 난간 추락이나 충돌, 차량 혼잡 같은 2차 사고가 먼저 발생할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상어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안전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수면 아래에서는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관람을 위해 수면 가까이 몸을 내밀거나 장시간 난간에 매달리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이하 19일 자 전재수 부산시장 페이스북 글 전문.

<안전하게 북항을 즐겨 주십시오>

다들 깜짝 놀라셨죠?

어제(18일) 오전 9시께

부산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상어가 나타났습니다.

또 오늘 오후 1시에도

상어 발견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몸길이 3.5m 가량의

'무태상어'라고 합니다.

무태상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연근해에 분포하며

공격 위험성은 높지 않다고 합니다.

부산시는 즉각 해당 지역에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상어를 외해로 몰아내기 위해

자극할 경우 공격성을 드러낼 수 있다고

권고했습니다.

부산시와 해경은 전문기관의 권고에 따라

상어가 스스로 수로를 빠져나가

큰 바다로 돌아갈 수 있도록 상황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난류성 어류들이

북항에 많아서 상어도 먹이를 찾으러

이 곳에 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으로도 북항 주변에는

상어의 출몰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거꾸로 생각하면 북항 친수공원의 생태계가

그만큼 건강하다는 증거입니다.

북항을 잘 가꾸어서 다양한 생물들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바다로 만들어가겠습니다.

시민들께서는 '해양수도 부산'의 미래가 될

북항을 더 자주 찾고 즐겨주십시오.

안전은 저희가 책임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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