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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상과 명절 밥상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이 전이다. 흔히 동그랑땡, 동태전, 육전처럼 고기와 생선이 들어가는 전을 떠올린다. 하지만 냉장고에 남은 두부와 채소만으로도 충분히 푸짐한 전 한 상을 차릴 수 있다. 고기소 대신 두부소를 쓰면 재료비 부담이 줄고 맛도 한결 담백해진다.

깻잎전, 고추전, 표고버섯전은 전통적으로 다진 고기에 두부를 섞은 소를 채워 만든다. 고기를 빼고 두부 비율을 높이면 고기 없이도 속이 꽉 찬 전을 만들 수 있다.
재료는 두부 1모(약 300g), 양파 1/4개, 당근 1/5개, 부추 또는 쪽파 한 줌, 달걀 1개, 전분(또는 밀가루) 1큰술, 소금 1/2작은술, 후추 약간, 참기름 1작은술이다.
두부는 면포나 키친타월로 감싸 물기를 최대한 짜낸 뒤 칼등으로 곱게 으깬다. 양파, 당근, 부추는 잘게 다진다. 다진 양파는 한 번 더 물기를 꼭 짠다. 볼에 모든 재료를 넣고 끈기가 생길 때까지 치대면 완성이다. 두부와 채소의 물기를 충분히 빼지 않으면 소가 질어져 부칠 때 흘러내리거나 떨어지기 쉽다. 이 과정이 두부소의 성패를 가른다.

1. 깻잎전
재료는 깻잎 20장, 두부소 적당량, 밀가루, 달걀 2개, 소금 약간이다.
깻잎은 흐르는 물에 씻어 물기를 완전히 닦는다. 잎맥이 도드라진 뒷면에 밀가루를 얇게 바른다. 한쪽 면에 두부소를 얇게 펴 올리고 반으로 접는다. 겉면에 밀가루를 묻힌 뒤 여분의 가루는 털어낸다. 소금을 약간 넣은 달걀물을 입혀 중약불로 달군 팬에 앞뒤로 노릇하게 부친다. 소를 너무 두껍게 넣으면 속이 덜 익기 쉬우니 얇게 펴는 것이 좋다.
2. 고추전
재료는 풋고추 또는 오이고추 10개, 두부소, 밀가루, 달걀 2개다.
고추는 길이로 반을 가르고 씨와 흰 심을 긁어낸다.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은 흰 심(태좌) 부분에 많이 모여 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제거하면 매운맛이 줄어든다. 아이들이 함께 먹는다면 청양고추보다 오이고추나 꽈리고추를 쓰는 편이 무난하다. 고추 안쪽에 밀가루를 바른 뒤 두부소를 채운다. 소가 있는 면에만 밀가루와 달걀물을 묻힌다. 팬에 소가 있는 면을 먼저 올려 익히고, 뒤집어 껍질 쪽은 짧게 익히면 고추 색이 선명하게 유지된다.

3. 표고버섯전
재료는 생표고버섯 10개, 두부소, 밀가루, 달걀 2개다.
표고버섯은 물에 오래 담가 씻으면 향이 빠지고 물을 먹는다. 젖은 키친타월로 겉면을 닦아내는 정도면 충분하다. 기둥을 떼어내고 갓 안쪽에 밀가루를 바른 뒤 두부소를 봉긋하게 채운다. 소가 있는 면에 밀가루와 달걀물을 입혀 그 면부터 팬에 올린다. 뒤집은 뒤에는 약불에서 뚜껑을 잠시 덮어 속까지 익힌다. 떼어낸 기둥은 잘게 다져 두부소에 섞으면 버릴 재료 없이 쓸 수 있다.
4. 애호박전
재료는 애호박 1개, 소금 약간, 밀가루, 달걀 2개다.
애호박은 0.5~0.7cm 두께로 동그랗게 썬다. 소금을 살짝 뿌려 10분가량 두고 배어 나온 물기를 키친타월로 닦는다. 이 과정을 거치면 간이 배고 부칠 때 물이 덜 생긴다. 밀가루, 달걀물 순서로 입혀 중불에서 앞뒤로 부친다. 너무 얇게 썰면 흐물흐물해지고 두꺼우면 속이 설익으니 두께를 일정하게 맞추는 것이 좋다. 새우를 곁들이고 싶다면 애호박 가운데를 둥글게 파내고 다진 새우살을 채우는 방식도 있다.
5. 두부전
재료는 두부 1모, 소금, 밀가루, 달걀 2개, 쪽파 약간이다.
두부를 1cm 두께로 썰어 소금을 살짝 뿌리고 10분 정도 두어 물기를 뺀다. 키친타월로 표면을 닦은 뒤 밀가루와 달걀물을 입힌다. 달걀물에 송송 썬 쪽파를 섞으면 색감이 산다. 두부는 부서지기 쉬워 여러 번 뒤집지 않고 한쪽 면이 충분히 노릇해졌을 때 한 번만 뒤집는 것이 좋다.
6. 배추전
재료는 알배추 또는 배추 속대 6~8장, 부침가루 1컵, 물 1컵 정도다.
경상도 지역에서 명절과 제사상에 자주 오르는 전이다. 배추 줄기의 두꺼운 부분을 칼등으로 눌러 평평하게 만든다. 부침가루와 물을 섞어 묽은 반죽을 만든다. 배추를 반죽에 담갔다 건져 기름 두른 팬에 넓게 펴 부친다. 뒤집개로 꾹꾹 눌러가며 익히면 줄기까지 고르게 익는다. 반죽이 두꺼우면 배추 특유의 단맛이 묻히니 얇게 입히는 것이 핵심이다.
부침가루에는 이미 소금 등 간이 되어 있는 제품이 많다. 부침가루를 쓸 때는 따로 넣는 소금을 줄여야 짜지 않다. 밀가루를 묻힌 뒤에는 여분을 반드시 털어낸다. 가루가 두껍게 붙으면 달걀옷이 겉돌고 쉽게 벗겨진다.
불 조절도 중요하다. 센 불에서는 달걀옷만 타고 속은 설익는다. 중불로 팬을 달군 뒤 재료를 올리고 중약불로 줄여 천천히 익히는 것이 좋다. 기름은 너무 적으면 눌어붙고, 너무 많으면 튀김처럼 기름을 먹는다. 팬 바닥을 얇게 덮을 정도가 적당하다. 여러 번 부치다 보면 팬에 달걀 찌꺼기가 쌓여 타기 쉽다. 중간중간 키친타월로 닦아내고 새 기름을 둘러야 색이 깔끔하게 나온다.
다 부친 전은 채반이나 키친타월 위에 겹치지 않게 펼쳐 식힌다. 뜨거울 때 겹쳐 담으면 수증기 때문에 눅눅해진다.

남은 전은 완전히 식힌 뒤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고 가급적 빨리 먹는다. 오래 두고 먹을 경우 종이호일을 사이사이 끼워 한 장씩 떨어지게 냉동하면 필요한 만큼만 꺼내 쓸 수 있다. 다시 데울 때는 전자레인지보다 기름을 두르지 않은 마른 팬이나 에어프라이어가 낫다.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수분이 올라와 눅눅해지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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