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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 기온차가 커지는 환절기가 되면 콧물과 코막힘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이럴 때 병원이나 약국에서 코세척(비강 세척)을 권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어떤 물을 넣어야 하는지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넘어가는 일이 흔하다. 코 안 점막은 눈만큼이나 민감한 부위라 물 하나를 잘못 고르면 증상이 나아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자극이나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코세척기를 산 뒤 정수기 물이나 끓이지 않은 수돗물을 그냥 넣어 쓰는 경우가 많다. 코에 들어가는 물이니 마셔도 되는 물이면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마시는 물과 코 점막에 직접 넣는 물은 안전 기준이 다르다. 하버드 의대 부속 기관인 하버드헬스퍼블리싱은 정수되지 않은 수돗물을 그대로 코세척에 사용하지 말라고 안내한다.
수돗물은 마시기에는 문제가 없도록 소독 처리를 거치지만, 코 점막처럼 얇고 민감한 조직에 직접 들어가면 그 안에 남아 있는 미생물이 자극이나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질병관리청도 코세척에 사용할 물과 기구의 위생 관리가 중요하며, 수돗물을 그대로 코 안에 사용하는 방식은 피하도록 안내한다. 일반 정수기 물이나 시판 생수도 마시기에는 안전하지만 멸균 처리가 됐다고 표시된 것이 아니라면 코세척용으로는 같은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문제는 소금물의 농도가 아니라 물 자체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미생물이다. 코 점막은 위장과 달리 방어막이 약해서, 입으로 삼키면 별문제 없이 넘어갈 미생물도 코 안쪽 깊숙한 부비동 근처까지 들어가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코세척에는 아예 미생물이 없는 물을 써야 한다.
하버드헬스퍼블리싱이 권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증류수나 멸균수처럼 이미 살균 처리된 물을 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수돗물을 3~5분간 끓인 뒤 따뜻한 정도로 식혀서 쓰는 것이다. 끓는 물의 높은 온도가 미생물을 없애주기 때문에 충분히 식힌 뒤에는 코 점막에 안전하게 닿을 수 있는 상태가 된다. 다 식지 않은 뜨거운 물을 바로 넣으면 화상 위험이 있으므로 체온과 비슷한 정도로 충분히 식힌 뒤 사용해야 한다.
농도도 중요한 변수다. 물에 소금을 직접 타서 쓰면 농도가 너무 약할 때는 세척 효과가 떨어지고, 너무 강할 때는 코 안쪽이 따갑고 자극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가능하면 시판되는 코세척용 생리식염수 분말이나 완제품을 사용하는 편이 농도를 맞추기 쉽고 안전하다.

물을 준비했다면 자세와 순서도 신경 써야 한다. 세면대 위로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고 고개를 한쪽으로 45도 정도 돌린 다음, 위쪽에 있는 콧구멍에 코세척 기구의 입구를 대고 천천히 용액을 흘려 넣는다. 이렇게 하면 용액이 코 안쪽을 지나 아래쪽 콧구멍으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한쪽이 끝나면 고개 방향을 바꿔 반대쪽 콧구멍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는 입으로 숨을 쉬어야 물이 기도로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코가 심하게 막혀 있거나 통증이 느껴질 때 억지로 기구를 눌러 용액을 밀어 넣으면 안 되며, 이럴 때는 세척을 멈추고 코막힘이 가라앉은 뒤 다시 시도하는 것이 안전하다.
네티팟처럼 중력으로 물을 흘려보내는 기구와 스퀴즈 보틀처럼 손으로 압력을 조절하는 기구는 조작 느낌이 다르지만, 자세와 순서의 기본 원칙은 같다. 처음 써보는 경우라면 압력이 약한 스퀴즈 보틀로 시작해 몸에 익힌 뒤 다른 기구로 바꿔보는 편이 무리 없다.
코세척기는 사용할 때마다 깨끗이 씻어야 한다. 용기와 노즐에 남은 용액이 마르면서 미생물이 번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 후에는 물로 헹구고 완전히 말린 뒤 다음 사용 때까지 보관하는 것이 좋다. 가족이라도 코세척기를 같이 쓰면 서로의 분비물이 오갈 수 있으므로 한 사람이 한 개를 쓰는 것이 원칙이다.
사용 빈도는 많은 사람에게 하루 한 번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 하버드헬스퍼블리싱의 설명이지만, 구체적인 횟수는 제품 사용법이나 의사의 안내를 따르는 편이 정확하다. 코세척은 콧속에 쌓인 꽃가루·먼지·점액을 씻어내 알레르기성 비염 관리를 돕는 보조 수단일 뿐, 병원에서 처방받은 비염약을 대신할 수는 없다. 증상이 심할 때는 세척과 약물치료를 함께 진행하는 편이 낫다.

집을 떠나 있을 때는 물을 끓일 여건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미리 멸균수나 증류수를 작은 병에 담아 챙기거나, 숙소에 도착한 뒤 물을 끓여 충분히 식혀두는 편이 현지 수돗물을 그대로 쓰는 것보다 안전하다. 낯선 지역의 물은 소독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더 조심해야 한다.
어린이나 기저 질환이 있는 노약자는 코 점막이 더 민감하기 때문에 물의 온도와 농도, 압력을 어른보다 더 신경 써서 맞춰야 한다. 아이가 사용할 때는 압력을 손으로 조절할 수 있는 스퀴즈 보틀을 골라 약한 압력부터 시작하고, 아이가 아프다고 하면 즉시 멈추는 것이 좋다. 야외 활동이 많아 꽃가루 노출이 잦은 아이일수록 세척 습관을 들이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처음에는 보호자가 물 온도와 농도를 직접 확인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코세척 도중이나 이후에 귀가 아프거나, 코피가 자꾸 반복되거나, 열이 나거나, 얼굴 한쪽이 심하게 아프다면 바로 세척을 중단해야 한다. 증상이 계속 나아지지 않고 오래 이어지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런 신호는 단순한 코막힘이 아니라 부비동염 같은 다른 문제가 겹쳐 있다는 뜻일 수 있어, 집에서 세척만 반복하기보다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코세척은 편리한 관리법이지만 물의 출처와 농도, 기구 위생을 함께 챙겨야 그 효과를 온전히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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