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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권으로 비자 없이 또는 간소화된 절차를 통해 방문할 수 있는 목적지가 172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세계 여권 순위에서는 지난해보다 6계단 하락해 17위를 기록했다.

34개 언어로 199개국의 여권 정보를 제공하는 Passport Reports가 집계한 2026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 여권의 이동성 점수는 172점, 전 세계 접근률은 86.9%로 집계됐다. 이동성 점수는 사전 비자가 필요하지 않은 목적지 가운데 무비자와 도착비자·간소화 입국, 전자여행허가(eTA)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 곳을 합산한 수치다.
한국 여권으로 접근 가능한 172곳 가운데 114곳은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것으로 분류됐다. 전체 목적지의 57.6%에 해당한다. 도착비자 또는 이와 같은 접근 범주에 포함되는 간소화 입국이 가능한 곳은 46곳(23.2%), eTA 방식으로 입국할 수 있는 곳은 12곳(6.1%)이었다.
반대로 사전에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 목적지는 26곳으로 전체의 13.1%를 차지했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과 남아메리카에서 한국 여권의 접근률이 각각 100%로 집계됐다.
유럽에서는 46개 목적지가 무비자 범주에 포함됐고 영국은 eTA 방식으로 분류됐다. 영국의 최대 체류 기간은 180일로 제시됐다.
남아메리카에서는 12개 목적지가 모두 무비자 범주에 포함됐다. 북아메리카와 걸프 지역 역시 접근률 100%를 기록했다.
북아메리카의 경우 미국은 eTA 범주에서 최대 90일, 캐나다는 eTA 범주에서 최대 180일 체류가 가능한 것으로 표시됐다. 같은 eTA 범주라도 국가별로 요구하는 절차와 체류 가능 기간은 서로 다르다.
아시아에서는 50개 여권 가운데 5위로 집계됐다. 한국 여권의 아시아 지역 접근률은 81.6%로, 23개 목적지는 무비자, 2개 목적지는 eTA, 15개 목적지는 도착비자 또는 간소화 입국, 9개 목적지는 사전 비자가 필요한 곳으로 분류됐다.
주요 국가를 보면 일본은 최대 90일, 중국은 최대 30일, 홍콩과 마카오는 각각 최대 90일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태국 역시 입국카드 절차와 함께 최대 90일 체류가 가능한 것으로 표시됐다.
국제 그룹별로 비교하면 한국 여권은 G20 19개국 가운데 5위, APEC 21개 회원 경제체 가운데 4위로 나타났다.
OECD 38개국을 기준으로 하면 21위였으며,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159개국을 대상으로 한 비교에서는 25위를 기록했다. 각각의 순위는 Passport Reports가 같은 자료를 각 국제 그룹에 포함된 여권만 따로 비교해 산출한 결과다.
한국 여권의 순위만 놓고 보면 최근 몇 년 사이 등락도 있었다. 이동성 점수는 2020년 130점에서 2021년 151점으로 올랐고, 2022년 174점까지 상승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176점이었으며 2025년 174점, 2026년 172점으로 내려왔다.
세계 순위는 2020년 13위에서 2021년 7위, 2022년 6위로 올라갔다. 이후 2023년 12위, 2024년 14위, 2025년 11위를 거쳐 올해 17위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이동성 점수는 2점 낮아졌고 순위는 6계단 하락했다.
Passport Reports는 올해 순위 변동의 구체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별도의 해석을 제시하지 않았다.
172곳이라는 숫자를 실제 여행에서 그대로 받아들일 때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같은 ‘접근 가능’ 범주에 포함되더라도 목적지마다 입국 절차와 체류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도미니카공화국은 전자티켓과 함께 최대 30일 체류가 가능한 것으로 표시됐으며, 세이셸은 관광객 등록 절차와 최대 90일 체류가 제시됐다. 코트디부아르는 사전등록과 최대 90일 체류 조건이 함께 표시됐다.
파푸아뉴기니는 eVisitor 방식과 최대 60일 체류가 가능하고, 카보베르데는 EASE 절차가 적용되는 것으로 분류됐다. 일부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에서는 도착비자 범주에 포함되면서도 별도로 e비자 이용 가능 여부가 안내돼 있다.
따라서 ‘도착비자 46곳’이라는 수치가 46개 국가에서 모두 동일하게 공항이나 국경에서 비자를 발급받으면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목적지에 따라 사전 등록이나 전자허가 등 추가 절차가 필요할 수 있어 출국 전 해당 국가의 최신 입국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한국 여권 소지자가 방문할 때 사전에 비자를 받아야 하는 목적지는 26곳으로 집계됐다. 전체 199개 목적지 가운데 13.1%다.
반대로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하는 조건을 보면 한국의 방문객 입국 편의 순위는 199개국 가운데 71위로 조사됐다.
상호주의 비교에서는 63개 대상국의 여권 소지자가 한국 입국 때 비자를 필요로 하는 반면, 한국인은 해당 국가를 방문할 때 무비자나 전자허가, 도착비자 또는 간소화된 입국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 분류됐다. 중국·필리핀·베트남·인도네시아·인도·몽골 등이 이 목록에 포함됐다.
반대 방향의 사례로는 나우루가 유일하게 제시됐다. 자료상 나우루 여권 소지자는 한국에 무비자·전자허가·도착비자 등의 방식으로 입국할 수 있지만 한국 여권 소지자는 나우루 방문에 사전 비자가 필요한 것으로 분류됐다.
Passport Reports의 순위는 단순히 무비자 국가 수만 세서 결정하는 방식은 아니다.
먼저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목적지와 도착비자 또는 관련 간소화 입국이 가능한 목적지, eTA로 접근할 수 있는 목적지를 합산해 이동성 점수를 산출한다. 이 점수가 여권 순위를 결정하는 기본 기준이 된다.
이동성 점수가 같을 경우에는 무비자 목적지 수를 먼저 비교하고, 이후 eTA 목적지 수와 도착비자·간소화 입국 목적지 수를 차례로 비교한다. 이 수치까지 모두 같으면 동일 순위를 부여한다.
2026년 한국 여권은 이 기준에서 172점으로 세계 17위에 올랐다.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114곳에 도착비자·간소화 입국 46곳과 eTA 12곳이 더해지면서 전체 199개 목적지 가운데 172곳에서 사전 비자 발급 없이 또는 간소화된 방식으로 입국할 수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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