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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밀수됐다 구조된 코모도왕도마뱀이 새 보금자리로 옮겨지는 과정이 유튜브로 공개됐다. 생물 전문 유튜브 채널 'TV생물도감'을 운영하는 김준영이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을 찾아 코모도왕도마뱀의 이사 현장을 담은 영상을 29일 공개했다.

국립생태원에는 코모도왕도마뱀 2마리가 있다. 김준영이 영상에서 처음 만난 개체는 몸길이가 1.9m가량이다. 몸무게는 20kg 정도다. 아직 어린 개체다. 국립생태원 관계자는 영상에서 "최대 3m 정도까지 자라고 보통 70kg까지 나간다"고 설명했다. 다른 1마리는 이보다 조금 작다. 관계자는 작은 개체가 더 활발하고 사람을 덜 무서워한다고 전했다.
김준영은 "저도 이 친구를 실물로 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며 "특히 한국 동물원에도 없다"고 말했다.
국내 동물원에서 코모도왕도마뱀을 볼 수 없었던 이유는 수출 규제다.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정부 쪽에서 보호하는 동물이고 수출을 막고 있어서 동물원들끼리도 자체적으로 번식한 개체 등으로 교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들 개체는 정식 경로가 아닌 밀수로 국내에 들어왔다. 국립생태원이 압류하고 구조한 시점은 2024년이다. 관계자는 "언제 들어왔는지는 저희도 정확하게 확인하기 힘들다"며 "압류하고 구조한 시점이 2024년이고 언제 한국에 처음 들어왔는지는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나이도 알 수 없다. 관계자는 "저희한테 올 때부터 어느 정도 성장한 상태였기 때문에 정확하게 몇 살인지, 몇 년생인지 파악이 힘들다"며 "사실 저희 쪽으로 이관되는 동물들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코모도왕도마뱀의 수명은 20~30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관계자는 코모도왕도마뱀 사육의 가장 큰 부담으로 몸집과 공격성을 꼽았다. 그는 "까다롭다기보다 일단 크기가 제일 부담되고 물리면 위험하다"고 말했다.
코모도왕도마뱀은 입속 박테리아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독에 대한 연구 결과도 나왔다. 관계자는 "박테리아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침샘에 독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며 "물리는 것만으로도 상처가 위험하고 그 사이로 독이 들어가면 혈액이 응고되지 않아 출혈이 계속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그렇게 계속 빈혈이 오다가 지치면 그때 코모도가 사냥을 한다"며 "사람이 물려서 사망한 사례도 인도네시아 쪽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니터류는 이빨이 날카로워서 새끼한테 물려도 피부가 찢긴다"며 "이 정도 덩치에 물리면 봉합이 힘들 정도로 너덜너덜해진다"고 덧붙였다.
이날 코모도왕도마뱀은 더 넓은 공간으로 옮겨졌다. 직접 붙잡을 수는 없었다. 사육사들은 이동용 상자 쪽으로 코모도왕도마뱀을 유도했다. 코모도왕도마뱀이 상자 안으로 들어가자 사육사들은 곧바로 문을 닫고 카라비너로 고정했다. 김준영은 "벽이 쳐져 있는데도 무섭다"고 말했다.
새 사육장은 숲과 해변을 함께 꾸민 공간이다.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구역과 쉴 수 있는 숲 구역이 이어져 있다. 야외 방사장도 연결돼 있다. 코모도왕도마뱀은 햇볕을 쬐며 실내외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관계자는 코모도왕도마뱀이 해변과 연결된 숲속 환경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상자에서 나온 코모도왕도마뱀은 곧바로 주변을 탐색했다. 사육장 안 원두막 위에 올라 주위를 살피기도 했다. 야외 방사장으로 나간 뒤에는 그늘로 몸을 숨겼다. 투명한 유리창 너머를 한참 들여다보기도 했다. 관계자는 코모도왕도마뱀이 유리 너머로 길이 이어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지능이 꽤 높다고 전했다.
사람에게 익숙해지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관계자는 "처음에는 사람을 되게 무서워했다"며 "1년쯤 지나니 사람이 있든 말든 일광욕하고 먹이도 받아먹었다"고 말했다.
몸놀림은 예상보다 빠르다. 관계자는 "가끔 진료를 보거나 먹이를 주려고 할 때 갑작스럽게 반응할 때가 있다"며 "자칫하면 위험할 수도 있겠다 싶은 상황이 많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김준영은 "진짜 공룡 같다"며 "코모도섬에 안 가 봐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먹이로는 한입 크기로 자른 닭고기가 나왔다. 코모도왕도마뱀은 닭고기를 거의 씹지 않고 순식간에 삼켰다. 관계자는 "그냥 다 삼켜버려서 저희는 마신다고 표현한다"고 말했다. 먹이는 닭고기와 토끼 등 여러 종류를 섞어 준다. 급여는 일주일에 두 번이다. 한 번에 닭 한 마리 분량을 먹는다.
코모도왕도마뱀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 1급에 올라 있다. 국제 멸종위기종이 밀수로 적발되면 관세청 통보를 거쳐 종 확인과 조사가 진행된다. 조사가 끝나면 국립생태원으로 옮겨진다. 국립생태원은 전염성 질병 등을 확인하는 검역을 한다. 검역을 통과한 동물만 보호시설에 들어간다.
유기된 멸종위기종은 절차가 다르다. 지방자치단체가 동물을 구조해 유기동물 공고를 낸다.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국립생태원이 연락을 받아 인수한다.
보호시설 공간은 한정돼 있다. 관계자는 "무조건적으로 계속해서 동물을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일부 동물은 시설이 더 좋고 넓은 해외 동물원이나 생추어리, 야외 방사장까지 갖춘 시설로 이관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시도도 한다. 관계자는 "밀수 동물은 야생에서 채집된 것으로 추측되는 멸종위기종이 많다"며 "원서식지에 있는 보전 시설이나 국립공원 쪽과 연락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국립생태원은 멸종위기 거북 4종을 베트남 국립공원의 거북 보전 시설로 돌려보내는 데 올해 5월 성공했다.
김준영은 "불법으로 밀수되는 위험한 생물들 때문에 밀수된 생물들도 환영받지 못하고 관련된 인력이나 예산도 많이 소모된다"며 "이런 불법 밀수, 특히 위험한 생물 밀수가 근절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립생태원은 지난 23일부터 코모도왕도마뱀을 관람객에게 공개하고 있다. 관계자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을 모니터링하면서 사육 환경을 계속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준영은 관람객들에게 "인형이나 이물질을 던지는 분들이 있을 수 있는데 도마뱀 습성상 그걸 받아먹을 수 있다"며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투척을 조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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