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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면 베란다나 옷장 위 칸에 넣어둔 전기히터와 전기장판을 꺼내게 된다. 지난겨울 마지막으로 쓴 뒤 몇 달을 묵힌 기기를 그대로 콘센트에 꽂아 켜는 집이 적지 않다. 소방청은 난방기기와 전기제품을 가정 화재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거듭 짚어 왔고, 난방용품을 쓸 때는 올바른 사용과 관리, 화재 시 대피요령, 소화기·주택용 소방시설 점검이 함께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첫 한파가 오기 전에 주변 가연물 간격과 전원부터 확인해 두면 가장 큰 위험을 미리 걷어낼 수 있다.
히터는 켜서 따뜻해지면 멀쩡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전선 피복이 갈라졌거나 플러그 접촉이 헐거운 기기는 작동은 하면서 특정 부위에만 열이 몰릴 수 있다. 몇 시간 돌린 뒤에야 문제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서, 점검은 전원을 연결하기 전에 눈으로 하는 것이 순서다.
살펴볼 곳은 정해져 있다. 플러그 핀이 휘거나 손상되지 않았는지, 플라스틱이 녹거나 변색된 자국은 없는지, 전선에 갈라짐이 없는지, 스위치가 헐겁지 않은지, 먼지가 두껍게 쌓이지 않았는지, 과열된 흔적은 없는지를 차례로 본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하면 켜 보지 말고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 맞다. 전선은 손으로 천천히 훑어가며 만져보면 눈에 안 띄는 갈라짐과 눌린 자국을 찾기 쉽다.

난방기기 화재의 기본 원인은 열이 나는 기기 옆에 불에 타기 쉬운 물건이 놓여 있는 것이다. 좁은 집에서는 침대 옆 협탁, 창가 커튼 앞, 소파 팔걸이 근처가 히터의 단골 자리가 되기 쉽다. 커튼과 침구, 옷걸이 행거, 종이 상자와 책, 가구를 기기 가까이에서 모두 치운 상태에서 놓는 것이 첫 단계다.
얼마나 띄울지는 제품마다 다르므로 설명서에 적힌 이격 거리를 확인한다. 설명서를 잃어버렸다면 제조사 안내를 찾아보고, 그전까지는 주변을 넉넉히 비워 두는 쪽으로 판단한다. 놓는 바닥도 중요하다. 흔들리지 않는 평평한 면에, 불에 타지 않는 재질 위에 올려야 하고, 러그나 쿠션처럼 푹신하고 가연성인 곳은 피한다.
공기가 들어가는 흡입구와 더운 바람이 나오는 배출구도 막히지 않아야 한다. 벽에 바짝 붙이거나 가구 틈에 끼워 넣으면 열이 빠져나가지 못해 기기 내부가 과열된다. 흡입구에 먼지가 솜처럼 앉아 있다면 전원을 뽑고 완전히 식은 상태에서 마른 천이나 부드러운 솔로 털어낸다.
겨울철 실내 빨래 건조가 흔한 집에서는 히터 위나 바로 앞에 옷을 널어 빨리 말리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 그러나 히터를 천으로 덮거나 빨래를 걸쳐 말리는 행동은 열을 가둬 과열과 발화로 이어질 수 있다. 빨래는 기기에서 충분히 떨어진 곳에 널고, 히터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로 쓴다.
잠들 때나 집을 비울 때 켜 둔 채로 두는 것도 마찬가지다. 제조사가 기능을 명시적으로 허용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는 동안이나 외출 중에는 가동하지 않는다. 자동 꺼짐이나 타이머가 달린 제품이라도, 그 기능이 어떤 조건에서 작동하는지 설명서로 확인한 뒤에 믿어야 한다. 취침 전에는 전원을 끄고 플러그를 뽑는 습관이 가장 단순하고 확실하다.

히터는 소비 전력이 큰 기기라서 여러 제품이 함께 물린 용량 작은 멀티탭에 꽂으면 부담이 한곳에 몰린다. 고출력 히터는 정격에 맞는 벽 콘센트에 직접 꽂는 것이 원칙이고, 같은 콘센트에서 뻗어 나온 멀티탭에 다른 가전을 줄줄이 연결하는 것도 피한다. 전기장판이나 온풍기를 함께 쓰는 집이라면 기기마다 어느 콘센트를 쓸지 미리 정해 둔다.
플러그나 콘센트가 뜨거워졌다면 곧바로 전원을 끄고 기기 사용을 멈춘다. 잠깐 식혔다가 다시 쓰는 것은 해결이 아니다. 열이 난 원인이 플러그 불량인지 콘센트 문제인지 확인되기 전까지는 같은 조합으로 다시 켜지 않는다. 첫날 몇 시간을 지켜보는 동안 플러그 주변을 손등으로 가볍게 대보는 것도 이상 징후를 일찍 알아차리는 방법이다.

히터 가까이에서 노는 아이나 반려동물은 조작 버튼을 누르거나 전선을 잡아당기기 쉽다. 전선이 늘어져 있으면 발에 걸려 기기가 넘어질 수도 있다. 조작부에 손이 닿지 않는 위치를 고르고, 전선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동선에서 벗어나게 정리한다.
전선을 둘둘 말아 묶어 두는 습관은 오히려 열이 빠지지 못하게 하므로, 길이가 남으면 느슨하게 펴 놓거나 짧은 거리에서 콘센트에 닿도록 기기 위치를 조정한다. 가구 다리에 눌리거나 문틈에 끼는 자리도 피한다. 기기 주변에 아이 손이 닿는 곳이 없는지 처음 켜기 전에 한 번 앉은 눈높이에서 훑어보면 놓친 곳이 보인다.
난방기기를 꺼내는 날은 소화기와 감지기를 확인하기에 가장 좋은 날이다. 화재경보기나 감지기는 제품 설명서에 적힌 방법대로 시험 버튼을 눌러 작동을 확인한다. 소화기는 짐 뒤에 묻혀 있지 않고 급할 때 바로 손이 닿는 자리에 있어야 한다. 현관 신발장 안쪽이나 수납장 맨 아래처럼 물건에 가려진 곳에 있다면 위치부터 옮긴다.
대피 계획도 같이 세운다. 히터를 놓은 방에서 불이 났을 때 어느 문으로 나갈지, 현관 쪽 동선이 짐으로 막히지 않았는지를 가족과 한 번 말로 맞춰 본다. 작은 불이라도 커지거나 연기가 심해지면 소화기에 매달리지 말고 119에 신고한 뒤 대피한다. 이런 준비는 기기를 켜기 전에 끝내야 의미가 있다.

순서를 외워 두면 매년 같은 방식으로 점검할 수 있다. 꺼낸 즉시 플러그와 전선, 스위치, 먼지를 눈으로 본다. 이상이 없으면 불에 타지 않는 평평한 바닥에 올리고 주변 가연물을 치운다. 그다음 벽 콘센트에 직접 꽂고 조작부와 전선 위치를 정리한다.
처음 켠 날은 자리를 비우지 말고 플러그와 콘센트 주변의 열, 평소와 다른 냄새를 확인한다. 이상이 느껴지면 즉시 끄고 사용을 멈춘다. 몇 시간 돌린 뒤에 고장을 발견하는 것보다, 쓰기 전에 5분 들여 점검하는 쪽이 훨씬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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