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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가을 바람과 함께 단풍이 물드는 계절이 돌아오면서, 거리 곳곳에서 노랗게 익어가는 '은행'이 제철을 맞이했다.
특유의 쫀득한 식감과 씹을수록 퍼지는 고소한 풍미를 자랑하는 은행은 가을철 야외 활동이나 가족 모임에서 자주 활용된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 계절, 맛과 영양을 모두 잡은 은행을 제대로 알고 건강하게 즐겨 보자.

은행은 비타민, 미네랄 등 풍부한 영양소와 항산화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인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비타민C는 항산화 작용을 통해 세포 손상을 줄이고 면역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비타민B군은 에너지 대사와 신경계 기능 유지에 관여한다.
또 다른 효능은 혈액순환 개선이다. 은행에 들어 있는 플라보노이드 성분 등은 혈전 형성을 막고 혈관을 확장해 혈류를 원활하게 만든다. 이는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등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또한 한의학에서 백과로 불리는 은행은 폐를 따뜻하게 하고 기침과 가래를 진정시키는 작용을 한다. 환절기 천식이나 만성 기침을 겪는 이들에게 호흡기 면역력을 높여주는 데 이롭다. 이 밖에도 뇌 미세혈관 순환을 촉진해 기억력 향상과 치매 예방에 도움을 주며, 비타민과 레시틴 성분이 다량 들어 있어 피로 회복과 세포 노화 방지에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은행이 우수한 건강식품임에도 주의가 필요한 이유는 자체적으로 보유한 독성 물질 때문이다. 은행의 푸른 배아 부분에는 신경독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이 성분들은 체내 비타민 B6의 활성을 저해하여 과다 섭취 시 의식 상실, 발작, 경련, 체온 상승 등 중독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은행은 생으로 섭취해서는 안 되며, 열을 가해 익히는 과정을 통해 독성을 완화한 후 먹어야 한다. 성인의 경우 하루 최대 10알 이내, 어린이는 2~3알 이내로 섭취량을 제한하는 것이 안전하며 유아는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은행 겉껍질에서 나오는 성분은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손질할 때는 반드시 위생 장갑을 착용해야 한다.

은행을 가장 간편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전자레인지를 활용하는 것이다. 깨끗이 씻은 겉껍질 있는 은행 15~20알을 빈 우유팩에 넣고 입구를 접어 봉한 뒤, 전자레인지에 1분 30초에서 2분간 돌리면 껍질이 자연스럽게 벌어지며 기름 없이 담백하게 익는다. 프라이팬에 조리할 때는 식용유나 들기름을 살짝 두르고 알맹이를 약불에서 굴려가며 볶다가 키친타월로 가볍게 문지르면 떫은 맛을 내는 속껍질이 깔끔하게 벗겨진다. 많은 양의 은행을 장기 보관하고 싶다면 끓는 물에 소금과 식용유를 한 방울 넣고 2~3분간 삶아 속껍질을 제거한 뒤, 물기를 완전히 말려 지퍼백에 담아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준비한 은행은 영양 돌솥밥, 마늘 꼬치구이, 보양 죽 등 다양한 요리에 바로 활용할 수 있다.

은행 영양 돌솥밥
은행 영양 돌솥밥은 쫀득한 은행과 여러 영양 재료가 어우러져 은은한 향과 식감을 즐기기 좋은 별미 밥이다.
우선 씻은 찹쌀과 멥쌀을 8 대 2 비율로 섞어 물에 30분 이상 불려 준비한다. 부재료로는 속껍질을 깔끔하게 벗겨낸 은행 8~10알과 밤, 대추, 표고버섯, 수삼 등을 먹기 좋은 크기로 손질해 둔다.
이어 돌솥 바닥에 참기름을 살짝 바른 후 불린 쌀을 얹고 준비한 은행과 부재료들을 보기 좋게 올린다. 밥물은 평소 밥을 지을 때보다 약간 적게 잡는데, 다시마를 우려낸 물을 사용하면 감칠맛이 더욱 깊어진다.
처음에는 강불에서 끓이다가 밥물이 자작하게 줄어들고 김이 나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여 10~15분간 더 밥을 짓는다. 불을 끈 후에는 뚜껑을 덮은 채로 5~10분 정도 뜸을 들인다. 완성된 돌솥밥은 놋그릇이나 그릇에 덜어내고, 진간장, 달래 또는 파, 고춧가루, 참기름을 섞은 양념장을 곁들여 비벼 먹으면 한 끼 보양식으로 제격이다.
은행 마늘 꼬치구이
은행 마늘 꼬치구이는 고소한 은행과 달큰한 마늘이 어우러져 간식이나 안주로 즐기기 좋은 메뉴다. 먼저 프라이팬에 식용유나 들기름을 적당히 두른 뒤, 겉껍질을 까둔 은행 알맹이와 통마늘을 넣는다. 약불에서 통마늘이 속까지 노릇하게 익고 은행 속껍질이 자연스럽게 벗겨질 때까지 천천히 구워준다. 구워진 은행은 키친타월로 가볍게 문질러 속껍질을 완전히 제거한 뒤, 이쑤시개나 대나무 꼬치에 은행과 통마늘을 번갈아 꿰어준다. 마지막으로 꼬치 표면에 들기름이나 참기름을 살짝 바르고 꽃소금이나 허브소금을 약간 뿌려 간을 맞추면 쫀득하고 고소한 꼬치구이가 완성된다.

은행 잣 보양 죽
은행 잣 죽은 환절기 목 건강과 기력 회복에 탁월한 영양 죽이다. 우선 불린 찹쌀 한 컵과 속껍질을 깔끔하게 벗긴 은행 8~10알, 그리고 잣 반 컵을 준비한다. 믹서기에 불린 찹쌀과 잣, 적당량의 물을 함께 넣고 입자가 너무 가늘지 않게 살짝 갈아준다. 이어 냄비에 갈아둔 재료와 남은 물을 붓고 중약불에서 주걱으로 저어가며 뭉근하게 끓여낸다. 죽이 냄비 바닥에 눌러붙지 않도록 계속 저어주다가 쌀알이 부드럽게 퍼지면 미리 익혀둔 은행 알맹이를 넣어 함께 한소끔 더 끓여낸다. 완성된 죽을 그릇에 담고 먹기 직전에 소금으로 간을 맞추면 부드럽고 고소한 보양 죽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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