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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호텔 결혼식에 네 식구가 참석해 축의금 10만원을 낸 하객의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쟁으로 번졌다.

지난 22일 네이트판에 올라온 '서울 결혼식 축의금 10만원 했는데 서운하다네요'라는 제목의 글은 조회수 5만을 넘기며 랭킹에 올랐다. 해당 글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며 갑론을박을 낳았다.
글쓴이 A씨는 인천에 산다. 대학 친구는 서울에 산다. 지난달 늦게 결혼한 친구는 서울 강남 쪽 호텔에서 식을 올렸다. A씨는 축의금 10만원을 내고 남편, 아이 둘과 함께 참석했다. 아이들이 어려 맡길 곳이 없었다는 이유였다.
사달은 결혼식이 끝나고 한참 뒤 통화에서 났다. 친구가 웃으면서 "그날 넷이 왔잖아"라고 말을 꺼냈다. A씨가 "애들 맡길 데가 없었다"고 답하자 친구는 "거기 식대가 한 사람에 십만 원 넘었거든"이라고 했다. 이어 "너니까 말하는 거야"라는 말이 붙었다.
A씨는 통화를 끊고 나서야 말뜻을 이해했다고 적었다. 네 명이 와서 식사하고 10만원을 낸 것이 서운했다는 뜻이라는 점을 뒤늦게 알아챘다는 설명이다. A씨는 "솔직히 좀 당황스러웠다"고 썼다.
A씨에게는 비교 기준이 있었다. 자신의 결혼식은 인천에서 치렀고 식대는 4만원대였다. 당시 이 친구는 혼자 와서 5만원을 냈고, A씨는 서운함이 전혀 없었다고 했다. 와준 것 자체가 고마웠기 때문이다. 이번에 10만원을 낸 것은 그때보다 두 배를 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서울 호텔 식대가 그 정도인지는 몰랐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A씨가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미리 알렸을 때 친구는 "당연히 데려와야지"라고 답했다. A씨는 그 말을 믿고 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편은 "그럼 애들 데려가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결혼식 당일 상황도 A씨는 되짚었다. 작은아이는 과일 몇 조각을, 큰아이는 파스타 한 접시를 먹은 것이 전부였다. 부부도 아이들을 챙기느라 제대로 식사하지 못했다. 식 후 단체 사진 촬영 때는 아이들이 칭얼거려 맨 끝줄에서 대충 찍고 나왔다.
그날 친구는 A씨의 손을 잡고 "와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A씨는 그 모습이 진심인 줄 알았는데 속으로는 머릿수를 세고 있었던 것 같아 그 점이 가장 서운하다고 밝혔다. 다른 친구에게 슬쩍 물어보니 그 친구는 혼자 참석해 축의금 15만원을 냈다고 한다. A씨는 이 얘기를 듣고 눈치 없는 사람이었나 싶어 밤잠을 설쳤다고 적었다.
A씨의 고민은 두 갈래다. 차액을 보내자니 계산적인 사람처럼 보일 것 같고, 그냥 넘어가자니 친구가 계속 서운해할 것 같다. 다음 달에는 다른 친구의 결혼식이 또 서울에서 열린다. 혼자 가면 남편이 "왜 너만 가냐"고 할 것이고, 같이 가면 식대 계산이 또 따라붙는다는 것이다.
A씨는 글 말미에 질문을 남겼다. 요즘 서울 결혼식에서는 식구 수에 맞춰 축의금을 따로 계산하는 것이 보통인지, 자신이 지방 기준으로만 생각해온 것인지 알고 싶다는 내용이다.

베스트 댓글은 A씨에게 불리한 쪽으로 기울었다. "서울 아니고 강원도 오지 예식장에서 식 올려도 사람 넷이 와서 10만원 내면 욕 먹는다"는 댓글이 대표적이다. 서울 강남 호텔 결혼식에 10만원을 낸 것부터 어색하고, 네 식구가 모두 간 것도 염치가 부족하다는 취지의 댓글도 공감을 얻었다. 강남 호텔에 가볼 기회라 온 가족이 함께 간 것 아니냐는 추측성 댓글도 달렸다.
남편을 겨냥한 댓글도 있었다. 보통 아내가 결혼식에 가면 남편이 아이 둘을 돌보는 것인데, 남편이 혼자 아이를 보기 싫어 같이 가자고 한 것 같다는 지적이다.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한 네티즌은 "불편한 옷을 입고 멀리 축하하러 와준 마음이 고마운 것이지 식비 타령을 하느냐"고 적었다. 본전을 뽑고 싶으면 축의금과 식권비를 따로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결혼식에 초대한 것은 당사자의 선택이므로 돈이 아까우면 식사 대접을 하지 않으면 된다는 댓글도 올라왔다. "이래서 경조사 가기 싫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논란의 배경에는 예식 물가 상승이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의 2026년 조사에서 예식장 비용 중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계약 금액의 61.4%였다. 1인당 식대 중간값은 전국 평균 6만원, 서울 비강남권 7만 6천원, 강남권 8만 8천원으로 집계됐다. 강남권 상위 25%는 9만 9천원 선이다. 호텔 예식은 10만원대 중후반을 넘는 경우가 많다.
예식장 최소 보증인원 중간값은 200명 수준이다. 하객이 이보다 적게 와도 신랑·신부는 기본 1천200만~1천800만원 안팎의 식대를 내야 한다. A씨 친구가 말한 '한 사람에 십만 원 넘는 식대'는 호텔 예식 기준으로 통계와 맞는 범위다.

식대는 올랐지만 축의금은 지폐 단위 특성상 5만원과 10만원에 고착돼 있다. NH농협은행이 대규모 계좌이체 데이터를 분석해 올해 5월 발표한 트렌드 보고서에서 평균 축의금은 11만 7천원이었다. 금액별 비중은 5만원 42.3%, 10만원 39.7%, 20만원 7.5%다. 전체의 82% 이상이 5만원 또는 10만원을 낸다.
서울권 평균 식대가 8만~9만원인 상황에서 10만원을 내면 식대를 빼고 남는 돈이 거의 없다. 5만원을 내고 식사하거나 동반인과 함께 10만원을 내면 혼주는 곧바로 적자를 본다. A씨 가족의 경우 식대 10만원 안팎 기준으로 네 명이면 40만원 가까운 식사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 가운데 10만원만 축의금으로 들어온 구조다. 다만 아이들의 식사량이나 어린이 식대 책정 여부는 예식장마다 달라 실제 청구액은 사연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감정이 격해지는 이유는 축의금을 보는 프레임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관료와 식대 부담을 축의금으로 메워야 하는 혼주 쪽은 축의금을 식사비 정산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식대보다 적게 내거나 동반인을 데려오는 하객에게 서운함이 생기는 구조다.
하객은 주말 시간과 교통비, 의복 준비까지 들여 찾아간 축하 사절로 스스로를 규정한다. 신랑·신부가 고른 고가 예식장의 비용을 하객에게 넘기는 것처럼 느껴지면 불쾌감이 든다.
혼인 여부에 따른 시각차도 수치로 확인된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지난 8월 25~39세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직접 참석 시 적정 축의금은 미혼 평균 13만원, 기혼 평균 29만원이었다. 기혼자는 배우자·자녀 동반 참석과 과거 본인이 받은 축의금을 기준으로 삼고, 미혼자는 친분과 교류 기간을 먼저 본다. A씨 부부처럼 가족 단위로 참석하는 기혼 하객과 혼자 오는 미혼 하객 사이에 기준선이 달라지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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