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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는 담글 때 간이 맞아도 며칠 지나면 싱거워지거나 물러지는 경우가 많다. 무와 양념만 있으면 되니 쉬워 보이지만, 막상 집에서 담가 보면 식당에서 먹던 맛이 잘 나지 않는다. 깍두기 맛은 양념을 버무리기 전 단계에서 먼저 갈리기 때문이다.

마침 11월은 가을무를 거두는 때다. 가을무는 8월 중순이나 하순에 씨를 뿌려 11월에 수확한다. 아삭한 식감을 살리는 깍두기 맛있게 담그는법과 황금레시피, 섞박지와의 차이점까지 자세히 알아보자.
깍두기는 좋은 무를 고르는 것부터 시작이다. 이 레시피의 기준 분량은 무 2kg으로, 큰 무 1개나 작은 무 2개면 된다. 무는 같은 크기라면 들었을 때 묵직하고 단단한 것을 고른다. 표면이 매끈하고 잔뿌리가 적은 무가 좋고, 위쪽의 초록색 부분이 넓은 무는 단맛이 강하다. 썰었을 때 가운데가 붉게 물든 무는 피하는 편이 좋다. 여름철 고온에서 자란 무에 잘 나타나는 적심증으로, 이런 무는 매운맛이 강하다.
무를 사 두고 며칠 뒤에 담근다면 보관에도 신경을 쓴다. 생무는 0~4℃에서 습도 90~95%로 두는 것이 좋다. 다만, 무는 -1.5℃ 정도에서 얼기 때문에 냉기가 강한 칸은 피해야 한다.
담그는 날에는 무를 깨끗이 씻은 뒤 껍질의 지저분한 곳만 얇게 정리한다. 초록색 부분도 버리지 않고 함께 쓴다. 그다음 무를 가로세로 2cm 크기로 썬다. 조각 크기가 제각각이면 작은 것은 먼저 물러지고 큰 것은 간이 늦게 배기 때문에 크기를 일정하게 맞춘다.

썬 무는 큰 볼에 담고 굵은소금 80g(약 4~5큰술)을 고루 뿌린다. 소금 80g은 무 무게의 4%다. 절이는 시간은 2시간이고, 중간에 2번 정도 위아래를 뒤집어야 간이 고르게 밴다. 2시간을 훌쩍 넘기면 조직이 물러져 씹는 맛이 떨어진다.
무의 양이 달라지면 소금도 같은 비율로 맞춘다. 무 1kg이면 소금 40g, 3kg이면 120g, 5kg이면 200g을 쓴다. 여름무처럼 단맛이 약한 무를 쓸 때는 절이는 단계에서 설탕을 함께 넣는다. 무 2kg에 소금 80g으로 절인다면, 설탕 2큰술 정도를 더하면 된다. 다만, 이때는 양념에 넣는 설탕 양을 맛을 보며 줄여야 한다.
절인 무를 헹굴지는 소금 양에 따라 달라진다. 소금을 4% 정도 사용했다면, 2시간 뒤 물에 한 번 헹군 다음 물기를 빼는 편이 좋다. 소금을 2% 정도만 뿌려 절였다면, 따로 씻거나 물기를 빼지 않고 바로 양념과 섞어도 된다. 무 2kg 기준으로 소금 2%는 40g이다. 소금을 4% 넣고도 헹구지 않으면 깍두기가 짜질 수 있다. 헹군 무는 체에 밭쳐 20~30분 동안 물기를 뺀다. 30분이면 충분하고, 그 이상 두면 겉면이 마르기 시작한다.
무를 절이는 동안에는 양념을 준비한다. 무 2kg에는 고춧가루 60g(약 8~9큰술)과 다진 마늘 60g(약 4큰술), 다진 생강 30g(약 2큰술)이 들어간다. 여기에 멸치액젓 50g(약 3큰술)과 다진 새우젓 30g(약 2큰술), 깨 20g(약 3큰술), 설탕 40g(약 3큰술), 찹쌀풀 100g(약 1/2컵)을 더한다. 부재료로는 쪽파 50g과 갓 50g을 준비한다.
무의 양이 달라지면 양념도 같은 비율로 늘리거나 줄인다. 무 1kg이면 고춧가루 30g과 찹쌀풀 50g을 쓰고, 무 3kg이면 고춧가루 90g과 찹쌀풀 150g을 쓴다. 무 5kg이면 고춧가루 150g과 찹쌀풀 250g을 쓴다.
찹쌀풀은 냄비에 물 120ml와 찹쌀가루 1큰술을 넣고 잘 푼 뒤 약한 불에서 저어 가며 2~3분 끓인다. 걸쭉해지면 불을 끄고 완전히 식힌다. 찹쌀가루가 없다면 찬밥 2큰술을 물과 함께 믹서에 갈아 써도 된다.


물기를 뺀 무에는 고춧가루 60g을 먼저 넣고 버무린다. 이렇게 10분 정도 두면 무에 붉은색이 먼저 든다. 그동안 다진 마늘, 다진 생강, 멸치액젓, 다진 새우젓, 깨, 설탕, 찹쌀풀을 한 그릇에 섞어 종합 양념을 만든다. 쪽파와 갓은 무 길이 정도로 썰어 둔다.
준비가 끝나면 무에 종합 양념을 넣고 고루 버무린다. 쪽파와 갓은 맨 마지막에 넣어 가볍게 섞는다. 간은 버무린 직후에 약간 짭조름해야 한다. 이때 간이 딱 맞으면 무에서 수분이 나오면서 깍두기가 싱거워진다. 싱겁게 느껴진다면 멸치액젓이나 고운 소금을 1작은술씩 더하며 맞춘다.


다 버무린 깍두기는 깨끗한 밀폐 용기에 꾹꾹 눌러 담는다. 익으면서 국물이 늘어나기 때문에 용기의 80% 정도만 채운다. 위에는 랩을 덮어 공기가 닿는 면을 줄이는 게 좋다.
설렁탕집 항아리에 담긴 넓적한 무김치는 흔히 '석박지'로 불린다. 그러나 사전과 식품 논문에 오른 표기는 '섞박지'다. 이름에는 재료를 섞어 담근다는 뜻이 들어 있다. 실제로 섞박지는 본래 배추와 무를 함께 절여 고춧가루, 마늘, 생강, 새우젓 등으로 버무린 김치다.
지금은 배추 없이 무만 넓적하게 썰어 담근 김치도 섞박지로 부른다. 설렁탕집에서 볼 수 있는 섞박지도 대부분 이런 방식이다. 그래서 오늘날 두 김치를 구분하는 가장 쉬운 기준은 써는 모양이다.

깍두기는 사방 2cm 정도의 주사위 모양으로 썬다. 섞박지는 무를 4등분한 뒤 1~1.5cm 두께로 넓적하게 썬다. 배추를 섞어 담글 때는 배추와 무를 5cm 정도로 크기를 맞춘다. 반면, 양념 재료는 크게 다르지 않다.
집에서 섞박지를 담근다면, 앞서 소개한 깍두기 양념 배합을 그대로 써도 된다. 무만 1~1.5cm 두께로 넓적하게 썰고, 소금에 1~2시간 절인 뒤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섞박지는 늦가을부터 초겨울 사이에 많이 담그기 때문에 김장을 할 때 남은 양념으로 함께 버무리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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