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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기상청 강도 분류상 최고 단계까지 발달할 것으로 예보됐던 제31호 태풍 '인파(IN-FA)'가 세력이 크게 약해진 채 일본 남쪽 먼바다에서 방향을 틀고 있다. 오키나와 쪽으로 서진할 것으로 보였던 예상 경로는 북쪽으로 올라선 뒤 북동쪽으로 휘어지는 형태로 바뀌었다.

기상청이 3일 오전 4시 발표한 태풍정보에 따르면 인파는 이날 오전 3시 기준 괌 북북서쪽 약 1190㎞ 부근 해상(북위 23.1도, 동경 139.8도)에서 시속 8㎞의 느린 속도로 북서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75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32m(시속 115㎞)로 강도 2에 해당한다. 초속 15m 이상의 바람이 부는 강풍반경은 240㎞(남서쪽 약 140㎞), 초속 25m 이상의 폭풍반경은 60㎞(남서쪽 약 40㎞)다.
인파는 마카오가 제출한 이름으로 '불꽃놀이'라는 뜻이다. 이름처럼 한때 화려하게 세력을 키웠지만 지금은 빠르게 기세가 꺾이고 있다.
인파는 지난달 24일 오전 3시 괌 동쪽 먼 해상, 마셜제도 부근(북위 10.6도, 동경 166.2도)에서 발생했다. 발생 당시에는 중심기압 1002hPa, 최대풍속 초속 18m의 강도 1 태풍이었다.
출발점이 괌에서 동쪽으로 멀리 떨어져 있었던 만큼 서쪽으로 이동하는 동안 따뜻한 바다 위를 오래 지나며 에너지를 공급받았다. 26일 오전 9시에는 최대풍속이 초속 32m로 올라 강도 2가 됐고, 28일 오전 3시에는 중심기압 940hPa, 최대풍속 초속 47m(시속 169㎞)의 강도 4 태풍으로 몸집을 불렸다. 발생 나흘 만에 '매우 강한' 태풍 반열에 오른 셈이다.
인파에 관심이 쏠린 데는 직전 태풍의 영향도 있었다. 제30호 태풍 '참피'가 지난달 하순 제주와 남부 지역에 비바람을 뿌린 뒤 26일 오전 3시 서귀포 남남동쪽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바뀌었는데, 곧바로 또 다른 강한 태풍이 서태평양에서 세력을 키우자 진로에 이목이 집중됐다.
기상청은 올해 제1호 태풍부터 태풍 강도를 중심 부근 최대풍속에 따라 '강도 1~5'의 숫자로 구분해 발표하고 있다. 가장 높은 강도 5는 최대풍속이 초속 54m 이상일 때 붙으며, 과거 '초강력' 등급에 해당한다.
인파는 이 강도 5까지 오를 것이라는 예보가 나왔던 태풍이다. 기상청이 지난달 28일 오후 4시 발표한 태풍정보에서는 29일 오후부터 30일 오후까지 중심기압 915hPa, 최대풍속 초속 55m(시속 198㎞)의 강도 5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29일 오전 4시 발표에서도 30일 오후 3시 괌 북북동쪽 약 550㎞ 해상에서 강도 5로 세력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후 예보에서 강도 5 전망은 빠졌다. 29일 오후 10시 발표에서는 예상 최대풍속이 초속 53m로 낮아져 강도 4에 머무는 것으로 수정됐다. 같은 시각 실제 분석된 인파의 세력은 중심기압 930hPa, 최대풍속 초속 50m였다.
강도 4를 유지하던 인파는 11월 들어 본격적으로 힘이 빠졌다. 1일 오전 3시 최대풍속이 초속 47m로 낮아졌고, 2일 오전에는 강도 3, 2일 밤에는 초속 32m의 강도 2까지 약해졌다. 불과 사흘 만에 최대풍속이 초속 50m에서 32m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경로 역시 예보가 거듭 바뀌었다. 지난달 29일까지만 해도 기상청은 인파가 괌 북쪽 해상을 지난 뒤 11월 1~2일께 서쪽으로 방향을 바꿔 3일에는 오키나와 남동쪽 약 970㎞ 해상까지 진출할 것으로 봤다. 오키나와 방향으로 서진하는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이후 발표에서는 인파가 일본 남쪽 해상에서 이동 속도가 크게 느려지며 사실상 머무르는 흐름이 나타났고, 예상 경로도 동쪽으로 조정됐다. 이어 1일 오후 발표부터는 북서진하다가 점차 북동쪽으로 방향을 트는 경로가 제시됐다. 서쪽으로 향할 것 같던 태풍이 일본 남쪽에서 방향을 크게 꺾는 모양새다.
3일 오전 4시 발표된 최신 예보를 보면 인파는 이날 오후 3시 오키나와 동남동쪽 약 1170㎞ 해상에서 서북서진하다가 4일 오전 3시 오키나와 동남동쪽 약 1090㎞, 4일 오후 3시 오키나와 동쪽 약 1030㎞ 해상으로 북상할 전망이다. 이 기간 최대풍속은 초속 32m로 강도 2가 유지된다.
이후 진로가 북북동쪽으로 바뀐다. 5일 오전 3시에는 일본 도쿄 남쪽 약 990㎞ 해상에서 시속 19㎞로 북북동진하며 최대풍속이 초속 29m(시속 104㎞), 중심기압이 980hPa로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오전 3시에는 북동쪽으로 시속 46㎞까지 속도를 높여 일본 열도 동쪽 태평양 해상으로 빠져나갈 전망이다. 기상청은 인파가 7일 오전 3시께 도쿄 북동쪽 약 2150㎞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까지의 예보를 종합하면 인파는 오키나와와 도쿄에서 모두 수백㎞ 이상 떨어진 먼바다를 지나 동쪽으로 빠져나가는 경로다. 일본 본토 상륙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낮다.

기상청은 현재 예상 경로대로라면 인파가 한반도 쪽으로 향하지는 않겠지만, 태풍의 세력과 경로는 기압계 배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태풍 중심이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일본 남동쪽 해상에 머물다 북동쪽으로 빠져나가는 만큼 국내 날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
국내는 태풍보다 찬 공기와 황사가 변수다. 화요일인 3일은 북서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 탓에 출근길이 쌀쌀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0~9도, 낮 최고기온은 15~19도로 평년(최저 1~11도, 최고 15~19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다. 낮에는 기온이 오르면서 내륙을 중심으로 일교차가 15도 안팎으로 벌어지겠다.
오전 6시 기준 주요 도시 기온은 서울 5.7도, 인천 9.1도, 춘천 영하 0.6도, 강릉 9.8도, 대전 3.8도, 대구 4.0도, 전주 5.0도, 광주 4.7도, 부산 9.8도, 제주 15.2도였다. 낮 최고기온은 서울 17도, 인천 16도, 춘천 16도, 강릉 19도, 대전 18도, 대구 17도, 전주 17도, 광주 18도, 부산 19도, 제주 18도로 예상된다.
내륙에는 서리가 내리는 곳이 있고, 경기 동부와 강원 내륙·산지, 충청 내륙, 전북 북동부, 경북 북부 내륙·북동 산지 등에는 얼음이 어는 곳도 있어 농작물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하늘은 대체로 맑다가 오전부터 구름이 많아진다. 서해 남부 해상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면서 오전 중 서울·인천·경기 서해안 등 수도권 서부에 약한 비가 내리겠다.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 서부 1㎜ 안팎, 서해5도 5㎜ 안팎이다. 그 밖의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 충남 서해안·북부 내륙에도 오후 6시까지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다.
오전 10시까지는 충청권 내륙과 경상권 내륙에 가시거리 200m 미만의 짙은 안개가 끼는 곳이 있어 출근길 운전에 주의가 필요하다.
황사도 신경 써야 한다. 지난달 31일 내몽골고원 등에서 발원해 2일 국내로 들어온 황사가 일부 남아 있는 가운데, 3일 밤 중서부 지역으로 황사가 추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전국 미세먼지 농도는 대체로 '보통' 수준이겠지만, 수도권과 충남은 밤에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
수요일인 4일은 전국이 구름 많겠고 제주도는 밤부터 흐려지겠다. 목요일인 5일은 전국이 대체로 흐리다가 밤부터 가끔 구름이 많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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