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당 덩어리일 수 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경고한 '위험한 간식'

시중에서 다이어트 간식으로 가장 손쉽게 팔려나가는 제품 중 하나가 바로 곤약젤리다. 포장지 겉면에는 큼직한 글씨로 '곤약 함유', '0kcal', '무설탕' 같은 매력적인 문구가 적혀 있어 살찔 걱정 없이 마음껏 들이켜도 되는 착한 음식처럼 보인다.

건강 간식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용우 교수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의외로 위험한 간식’을 소개하며 그중 하나를 ‘곤약젤리’라고 밝혔다. 박용우 교수는 “곤약이라는 말이 붙어 있어서 다이어트 간식이라고 생각하기 쉽다”며 “하지만, 비타민C가 들어 있는 담배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의외로 당 덩어리일 수 있다”며 “결국 뇌의 보상중추를 강하게 자극하게 된다”고 했다

단백질 바도 조심해야 한다. 박용우 교수는 “단백질에 관심이 많아서 직접 만들어보려고 여러 가지 구상을 했지만, 결국 못했다”며 “이러한 바 형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당을 안 넣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함정은 곤약 자체의 함량이다. 곤약은 수분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을 주는 좋은 식재료가 맞다. 하지만 시판 파우치형 곤약젤리 속에 들어간 진짜 곤약 분말의 비율을 확인해 보면 대부분 0.1%에서 1% 미만에 불과하다.

실제로는 곤약의 형태를 흉내 내기 위해 화학 겔화제를 섞어 젤리 질감을 만들고, 그 위에 강렬한 합성 과일 향과 인공 감미료를 쏟아부은 가공식품에 가깝다.

더 심각한 문제는 '뇌의 보상중추 교란'이다. 곤약 젤리에는 설탕 대신 칼로리가 거의 없는 인공 대체당을 쓴 제품이 많다. 혀는 설탕보다 수백 배 강한 단맛을 느끼고 뇌의 보상중추에 "곧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온다"는 신호를 보낸다.

그러나 정작 뱃속으로 들어오는 실제 칼로리는 0에 수렴한다. 미각과 뇌는 속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극심한 보상 결핍을 겪게 되며, 뇌는 허탈감을 채우기 위해 식욕을 관장하는 호르몬을 자극해 나중에 더 달고 기름진 진짜 음식을 폭식하도록 유도한다.

또한 제로 칼로리가 아닌 일반 곤약젤리 제품 중에는 맛을 내기 위해 액상과당이나 설탕 시럽을 그대로 쏟아부어 당류 함량이 10~15g 이상에 달하는 '무늬만 곤약인 설탕 덩어리'도 흔하다.

소화기 건강에도 부담을 준다. 곤약젤리의 단맛을 내는 에리스리톨 같은 당알코올 성분은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으로 그대로 내려간다. 대장 속 미생물이 이를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다량의 가스가 차오르고 수분을 끌어당긴다.

다이어트를 하겠다며 곤약젤리를 하루에 서너 팩씩 습관처럼 짜 먹는 사람들이 만성 복부 팽만감, 잦은방귀, 복통, 설사에 시달리는 원인이 바로 이 때문이다.

단백질 바, 어떻게 먹어야 할까?

단백질 바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헬스장이나 편의점에서 운동 전후 필수품처럼 팔리는 단백질 바 역시 곤약젤리 못지않은 착각의 대표주자다. 현대인들은 '단백질 15g', '고단백'이라는 문구만 보면 마치 근육을 키워주고 살을 쏙 빼주는 마법의 건강식품처럼 받아들인다. 하지만 비만 치료 전문의들이 직접 시제품 제작을 시도했다가 포기할 만큼, 단백질 바는 구조적으로 설탕과 기름 없이는 성립하기 어려운 제품이다.

단백질 원료인 분리대두단백이나 유청단백 가루는 원래 분필 가루처럼 퍽퍽하고 특유의 텁텁하고 비릿한 맛을 낸다. 이를 소비자가 간식처럼 맛있게 씹어 삼킬 수 있는 직사각형의 바(Bar) 형태로 뭉쳐 굳히려면 끈적끈적한 접착제 역할을 하는 액상 성분이 대량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 접착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물엿, 말티톨 시럽, 덱스트린, 액상과당, 정제 설탕이다.

실제 시중에서 판매되는 유명 단백질 바들의 영양 성분표를 꼼꼼히 뜯어보면 충격적인 수치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제품 하나당 열량이 200~250kcal를 훌쩍 넘어가 밥 한 공기(약 300kcal)에 육박한다. 여기에 당류가 10~15g 이상, 심지어 부드러운 식감과 초콜릿 코팅을 위해 팜유나 가공유지 같은 포화지방도 5~8g씩 들어간다.

단백질이 조금 더 많이 든 것을 제외하면, 편의점에서 파는 일반 초코바나 에너지바와 칼로리 및 당류 구성이 거의 다를 바가 없다.

운동을 아주 격렬하게 한 직후 에너지를 급하게 채워야 하는 전문 운동선수가 아니라, 사무실에 앉아 일하다가 입이 심심해서 혹은 살을 빼겠다고 식사 대신 단백질 바를 챙겨 먹는 다이어터라면 오히려 살이 더 찌는 역효과를 맞게 된다.

혈당을 급격하게 끌어올리는 정제당과 포화지방이 한꺼번에 몸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면 췌장은 인슐린을 마구 뿜어내고, 남는 칼로리는 고스란히 뱃살과 내장지방으로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곤약젤리와 단백질 바, 먹어야 한다면 지켜야 할 것

[만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네 컷 만화 / 위키트리

영양 성분표의 '당류'와 '당알코올' 합산 수치 확인하기

단백질 바를 고를 때는 포장 앞면의 단백질 숫자만 보지 말고 뒷면의 영양 성분표를 반드시 돌려봐야 한다. 총 내용량 대비 '당류'가 5g 이하인지, '포화지방'이 3g 이하인지 따져야 한다. 곤약젤리의 경우 0kcal 제품이라도 원재료명에 들어간 감미료가 '에리스리톨'인지 확인하고, 하루 총 섭취량이 10g을 넘지 않도록 관리해야 장 트러블을 피할 수 있다.

섭취 빈도는 일주일에 1~2회로 엄격히 제한하기

이들 가공 간식을 매일 오후 3~4시마다 규칙적으로 먹는 습관성 간식으로 만들면 안 된다. 뇌가 강렬한 단맛에 중독되어 미각 역치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장거리 운전을 하거나 등산을 갈 때, 혹은 끼니를 도저히 챙길 수 없는 비상 상황에서만 어쩌다 한 번 먹는 '비상식량' 개념으로 다뤄야 한다. 곤약젤리는 하루 1팩, 단백질 바는 하루 절반 크기(1/2개) 정도만 나누어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곤약젤리를 먹은 뒤에는 반드시 미온수 한 컵을 천천히 들이켜 장 속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단백질 바는 '식사 대용'이 아닌 '운동 직후 보충용'으로만 쓰기

사무실 책상에 가만히 앉아 컴퓨터를 보면서 단백질 바를 씹어 먹는 것은 당분을 혈관에 직접 들이붓는 것과 같다. 단백질 바를 먹을 수 있는 유일하게 합리적인 순간은 땀을 흠뻑 흘리는 고강도 근력 운동이나 러닝을 마친 직후 30분 이내다. 이때는 근육 속 글리코겐이 고갈된 상태여서 들어온 당분이 지방으로 덜 가고 근육 회복에 우선적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진짜 에너지를 채워주는 건강 간식 대체법

건강 간식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가짜 배고픔과 달콤한 가공식품의 유혹에서 벗어나려면, 인공 감미료와 끈적한 당분 없이도 뇌에 진짜 영양 신호를 보내 허기를 잠재워주는 '진짜 자연식품'으로 입맛을 돌려놓아야 한다.

삶은 달걀과 구운 병아리콩

단백질 바를 대체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하고 저렴한 음식은 삶은 달걀이다. 달걀 2개면 순수 단백질 약 12~13g을 설탕이나 포화지방 걱정 없이 온전한 자연 형태로 섭취할 수 있다. 씹는 식감을 원한다면 삶은 병아리콩에 올리브오일과 소금을 살짝 둘러 에어프라이어에 바삭하게 구워낸 '병아리콩 스낵'을 챙겨 다니면 과자처럼 바삭하면서도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풍부하게 채울 수 있다.

무가당 그릭 요거트와 블루베리 한 줌

달콤하고 젤리 같은 쫀득한 식감이 그립다면 설탕이 일절 들어가지 않은 플레인 그릭 요거트가 최고의 대안이다. 유청을 꽉 짜낸 그릭 요거트는 일반 요거트보다 단백질 함량이 2배 이상 높고 질감이 크림치즈처럼 꾸덕꾸덕하다. 여기에 냉동 블루베리나 라즈베리 대여섯 알을 얹어 먹으면, 천연 과일의 은은한 단맛과 안토시아닌 항산화 성분을 섭취하면서도 혈당을 자극하지 않고 깊은 포만감을 얻을 수 있다.

한 줌 견과류(아몬드, 호두, 피칸)

오후 시간대 집중력이 떨어지고 입이 심심할 때는 소금이 쳐지지 않은 볶은 아몬드 10~15알, 호두 2~3알을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다. 견과류에 든 불포화지방산과 마그네슘은 뇌신경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씹는 저작 운동 자체가 뇌의 만복 중추를 자극해 가짜 식탐을 차분하게 잠재워준다.

오이, 당근, 파프리카 스틱

시원하고 아삭하게 수분을 채우며 씹는 욕구를 해소하고 싶다면 곤약젤리 대신 신선한 채소 스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오이와 파프리카는 90% 이상이 순수한 수분과 비타민으로 이루어져 있어 아무리 씹어 먹어도 칼로리 부담이 없다. 껍질째 길쭉하게 썰어 밀폐 용기에 담아두었다가 공복감이 밀려올 때마다 씹어 먹으면 입안이 상쾌해지고 변비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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