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패션
아이더 ‘시어 시리즈’와 떠나는 제주 캠프, 여성 경량 재킷으로 완성한 트레킹 패션

위키트리
서울 종로의 빌딩 숲 사이를 걷다 보면 좁은 골목길마다 늘어선 오래된 국밥집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현대적인 도심 한복판에 왜 유독 국밥과 해장국 맛집들이 밀집해 있는 것일까요? 그 해답은 조선 시대 서민들의 특별한 공간, '피맛골'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 "말을 피하라"… 백성들의 자발적 우회로가 된 골목 조선 시대 경복궁 앞 광화문 광장은 '육조거리'라 불리는 행정의 중심지였습니다. 국가의 핵심 관청들이 모여 있던 이곳은 고위 관직자들이 말을 타고 수시로 왕래하던 길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백성들에게는 큰 고충이 하나 있었습니다. 신분이 높은 양반이 말을 타고 지나갈 때마다 길 가던 백성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바닥에 엎드려 예의를 갖춰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되는 이 번거로운 절차는 바쁜 생업을 이어가던 백성들에게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백성들은 양반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길을 찾아내게 됩니다. 큰길 바로 뒤편에 형성된 좁은 골목길로 숨어든 것인데, 이곳이 바로 '말(馬)을 피(避)하는 골목'이라는 뜻의 '피맛골'입니다.
■ 조선의 비즈니스 중심지, 패스트푸드 국밥의 탄생 사람들이 모여들자 피맛골은 자연스럽게 조선 최고의 먹거리 골목으로 변모했습니다. 특히 종로는 전국의 상인들과 짐꾼들이 모여드는 경제의 요충지인 '시전'이 위치한 곳이었습니다. 1분 1초가 아까운 이들에게는 빠르고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음식이 절실했습니다.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가마솥에서 미리 푹 고아낸 뜨끈한 설렁탕과 해장국이었습니다. 주문과 동시에 뚝배기에 슥 퍼 담아 내어주는 이 국밥이야말로 조선 시대판 '패스트푸드'였던 셈입니다. 바쁜 상인들뿐만 아니라 일과를 마친 하급 관리들도 이곳에 모여 지글지글 구워낸 빈대떡에 시원한 막걸리 한 사발을 곁들이며 상사 험담을 하거나 나라 걱정을 하며 하루의 피로를 풀었습니다.
■ 재개발 속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역사의 맛 세월이 흘러 대대적인 도심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예전 피맛골의 정겨운 풍경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그 역사적인 맛만큼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1937년부터 그 명맥을 이어온 해장국의 전설 '청진옥'과 고종 황제 시절 개업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으로 기록된 '이문설렁탕' 등이 그 증거입니다.
비록 옛 골목의 정취는 현대적인 건물들 사이로 숨어버렸지만, 여전히 종로 일가 건물 틈새에는 사람들의 자유로운 발걸음과 뜨끈한 국밥 한 그릇의 위로가 서려 있습니다. 이번 주말, 수백 년 전 백성들의 '핫플'이던 종로의 작은 골목을 찾아 역사와 정이 담긴 국밥 한 그릇의 깊은 맛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