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평] 무늬만 지방시대…도지사님의 '진짜 집'은 어디?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4명이 관할 지역이 아닌 서울·수도권에 자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행정을 총괄하는 ‘도백’의 실제 거주 형태와 주택 보유 현황을 두고 다시 한 번 공직자 부동산 윤리 논란이 불거질지 주목된다.

26일 공개된 ‘공직자 정기재산변동신고’에 따르면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진태 강원도지사, 김관영 전북도지사,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관내에 본인 또는 배우자 명의의 자가를 두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관내에서는 전세나 관사에 거주하고, 서울이나 경기 성남 분당 등 관외 지역에 자가를 보유 중이다.

김동연 지사는 수원 영통구에 전세로 거주하면서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자가 1채를 보유하고 있다. 김 지사 측은 “관사를 도민에게 개방해 전세로 거주 중이며, 강남 아파트는 오래전부터 소유해 온 주택”이라며 “현재로선 별도 처분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도 강원도 내 자가 없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1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김 지사 측은 “다주택자가 아니며, 과거 춘천 신청사 예정지 인근 자가를 개발 영향 논란을 피하기 위해 매각했다”고 밝혔다. 서울 자택에 대해서는 “매각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전주 완산구에서 전세로 거주 중이며, 경기 성남 분당에 자가 1채를 보유하고 있다. 김 지사는 “해당 아파트는 처음 마련한 집으로 현재 미혼 자녀가 거주 중이고, 서울 일정 시에도 이용한다”며 “도지사 관사를 문화공간으로 개방한 뒤 개인 비용으로 전세를 구해 전주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서울 용산구에 자가를 두고 있다. 김 지사 측은 “부임 직후 유지 비용이 많이 드는 기존 한옥 관사를 매각하고, 현재 관사로 이전했다”며 “서울 아파트는 배우자의 친정 부모를 돌보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합 시장이 되면 서울 집을 정리하고 내려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4명과 공석인 대구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12명은 관내에 자가를 보유했거나 무주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관사에 거주 중인 유일한 무주택자로 확인됐다. 다만 최민호 세종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관내 자가 외에 서울에도 자가를 보유한 다주택자로 분류됐다.

광역단체장이 관할 지역이 아닌 수도권에 자가를 보유한 것이 법적으로 문제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역 발전과 균형을 강조하는 자리에서 실제 주거 기반은 서울·수도권에 두고 있는 모습이 상징성 측면에서 적절한지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반면 관사 개방, 자녀 거주, 가족 돌봄 등 개인적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결국 쟁점은 ‘보유 여부’ 자체보다는 지역 행정 책임자라는 위치와 주거 선택의 상징성 사이의 간극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을 대표하는 단체장의 생활 기반이 어디에 있느냐는 문제는 단순한 부동산 보유 현황을 넘어, 지역민의 눈높이와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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