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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내부에서 6·3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이 본격적으로 표면화하고 있다. 초·재선 의원들이 주축이 된 당내 소장파 모임 ‘대안과미래’는 11일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며 지도부 교체 필요성을 제기했다. 지방선거 직후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되던 책임론이 집단 기자회견 형태로 확산되면서, 국민의힘 내홍은 새 원내지도부 출범 직후부터 핵심 정치 쟁점으로 떠올랐다.
대안과미래 소속 의원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힘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사실상 참패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선거 결과가 단순한 일시적 부진이 아니라 장 대표 체제의 리더십 한계를 드러낸 결과라고 주장했다. 모임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국민이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 교체를 요구한 것이라고 해석하며, 보수를 자처하는 정당이라면 패배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한다는 취지로 장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회견에는 권영진·박정하·고동진·김건·김소희·김용태·김재섭·안상훈 의원 등이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장 대표가 선거 패배 원인에 대한 충분한 성찰 없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장 대표가 전국 단위 재선거 필요성을 주장한 데 대해, 참정권 침해 문제를 바로잡는 것과 선거 전체를 부정하는 주장을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영진 의원은 회견 뒤 현 지도부가 패배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한 채 선거관리 논란에만 기대면 국민의힘이 부정선거 주장에 편승하는 정당으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안과미래 측은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 불편과 참정권 침해 논란이 발생한 만큼 진상 규명과 제도 개선은 필요하다고 봤다. 다만 이를 전국 재선거 주장으로 확대하는 것은 정치적·법적 근거가 충분히 검토돼야 할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장 대표의 재선거론은 이미 당내외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장 대표는 6·3 지방선거 당일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지연된 사태를 두고 선거의 공정성과 정당성이 흔들렸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국정조사나 특검보다 재선거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취지의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당내 비당권파와 소장파는 장 대표가 선관위 책임론을 앞세워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자신의 정치적 책임을 희석하려는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
이번 갈등에는 한동훈 의원 복당 문제도 맞물려 있다. 한 의원은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 국민의힘을 떠난 뒤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 의원의 복당 여부와 차기 보수 재편 구도를 둘러싼 논의가 불가피해졌다. 소장파와 친한동훈계 인사들은 한 의원의 복귀가 보수 재건과 당 쇄신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는 반면, 장 대표 측은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신중하거나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장 대표는 사퇴 요구에 즉각 응하지 않고 있다. 그는 정점식 신임 원내대표와 당 운영 방향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대표직 수행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지방선거 책임론에도 당장 물러나기보다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대응과 대여 공세를 통해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소장파가 정 원내대표에게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장 대표 거취 문제를 공식 논의 테이블에 올리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당내 충돌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이 직면한 과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지방선거 패배 원인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지도부 책임 문제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다. 다른 하나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선거제도 개선과 참정권 보호 문제로 다룰 것인지, 아니면 재선거 요구를 중심으로 정치 공세를 이어갈 것인지다. 여기에 한동훈 의원 복당 문제까지 겹치면서 국민의힘 내부 갈등은 단순한 선거 책임론을 넘어 차기 당권과 보수 재편의 주도권 다툼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결국 장 대표의 거취는 국민의힘이 지방선거 패배 이후 어떤 방식으로 쇄신을 선택하느냐를 보여주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장 대표가 책임론을 돌파하고 현 체제를 유지할지, 소장파와 비당권파의 요구에 따라 조기 지도체제 개편 논의가 본격화할지는 향후 의원총회와 새 원내지도부의 판단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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