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어코리아
무상사부터 향적산 치유의 숲, 입암저수지까지…힐링과 가족 나들이를 함께 즐기는 계룡 여행

위키트리
여름철 무더위를 식혀주는 대표적인 별미, 콩국수를 먹을 때 한국인들이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세기의 난제가 있습니다. 바로 단맛을 더하는 ‘설탕’과 짭조름한 간을 맞추는 ‘소금’의 대결입니다. 단순한 개인의 취향을 넘어 지역적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는 이 단짠 논쟁의 배경과 함께, 이를 한방에 종결시킨 한 맛집의 특별한 기술력을 짚어보았습니다.
콩국수에 설탕을 넣어 달콤하게 즐기는 문화는 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발달했습니다. 전라도에서는 옛날부터 여름철이 되면 콩물에 설탕이나 사카린을 듬뿍 넣어 달달한 음료수처럼 마시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식문화는 1974년 광주의 ‘대성콩물’이 국수를 말아 팔기 시작하면서 대중적인 ‘설탕 콩(물)국수’의 형태로 자리 잡았고, 이듬해 목포의 ‘유달콩물’ 등이 가세하며 공고해졌습니다.
반면, 수도권과 영남 지역은 ‘소금파’가 우세합니다. 특히 경상도는 전통적으로 낙동강 하구와 지금의 부산 일대가 조선 시대부터 대표적인 소금 생산지였기에 사방에 소금이 흔했습니다. 여기에 무더운 여름 날씨에 배출된 체내 염분을 보충하기 위해 간을 세게 하던 식문화가 결합하면서, 콩국수에 소금을 쳐서 짭조름하게 먹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정착되었습니다.
사실 역사가 더 오래된 것은 소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800년대 말 조리서인 『시의전서』에 ‘콩을 물에 불려 약간 익힌 후 갈아서 소금으로 간을 한다’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제일제당)의 대량 생산으로 설탕이 대중화된 것은 1950년대 중반 이후이므로, 설탕은 소금에 비하면 근대에 탄생한 새로운 조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치열한 단짠 싸움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삼성가(家) 삼대와 역대 대통령들이 줄을 서서 먹었다는 ‘진주회관’입니다. 이곳의 테이블에는 콩국수 식당에서 흔히 보이는 소금통도, 설탕통도 놓여 있지 않습니다. 물 한 방을 섞지 않은 100% 순수 콩물에 주방에서 이미 완벽한 황금 비율로 간을 맞춰 나오기 때문입니다. 생크림처럼 부드럽고 진한 질감의 콩물을 맛보는 순간, 소금과 설탕의 논쟁은 의미가 사라지는 것이죠.
진주회관이 100% 콩만으로 이토록 말도 안 되게 부드러운 질감을 구현할 수 있는 비결은 진주회관만의 ‘특수 분쇄 기계’에 있습니다. 1992년 당시 진주회관은 약 1억 5천만 원(현재 가치로 수억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미국 NASA(미 항공우주국)의 부품을 제조하는 업체에 특수 분쇄 기기 제작을 의뢰했습니다.
우주선에 들어가는 정밀한 엔진 기술을 응용한 이 기계는 콩을 갈 때 열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세하게 갈아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마찰열 없이 고르게 갈아내기 때문에 콩 고유의 영양소와 독보적인 풍미를 고스란히 지켜낼 수 있었고, 이로 인해 ‘NASA 믹서기’라는 전설적인 별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이 믿기 힘들 정도로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 때문에 “프리마를 섞었을 것이다”, “화학조미료 때문일 것이다”라는 억측과 의심을 사기도 했습니다. 결국 유명 시사 프로그램인 ‘먹거리 X파일’의 취재와 식약처의 정밀 조사까지 받게 되었으나, 검사 결과 다른 첨가물은 일절 없는 '100% 순수 황금 서리태 콩물'임이 과학적으로 증명되며 역으로 품질을 공인받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습니다.
소금을 넣어 고소함을 극대화하든, 설탕을 넣어 달콤함을 즐기든 그 본질은 하나입니다. 무더운 여름날, 영양 가득 시원한 콩국수는 최고의 제철 음식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점심에는 콩국수 한 그릇으로 더위를 날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