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만평] 노태악의 셀프 결재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재임 중 배우자를 동반한 해외출장 세 건을 모두 직접 최종 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에게 지급된 항공료와 숙박비만 4100만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동행에 공무상 필요성이 있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14일 선관위가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노 전 위원장은 2022년 호주·뉴질랜드, 2024년 독일·에스토니아, 2025년 덴마크·스웨덴 출장 계획을 각각 최종 승인했다. 문건에는 노 전 위원장 이름과 함께 ‘부부 동반’이라는 내용도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세 출장의 전체 소요액은 각각 약 6400만원, 7200만원, 9050만원으로 총 2억2650만원가량이다. 다만 이는 노 전 위원장 부부에게만 쓰인 돈이 아니라 수행 직원 등을 포함한 출장단 전체 경비다. 이 가운데 노 전 위원장 배우자의 항공료와 숙박비는 총 4129만원으로 집계됐고 식비 등은 별도인 것으로 보도됐다. 배우자는 세 차례 출장에서 항공편을 열 번 이용했으며 두 차례를 제외하고 비즈니스석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은 배우자의 출장 비용을 선관위 예산으로 부담할 만큼 명확한 공무 수행 목적이 있었느냐다. 현행 공무원 여비 규정 제30조는 공무원이 아닌 사람도 ‘공무 수행을 위해 여행하도록 하는 경우’ 여비 지급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관련 규정을 준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단순히 공직자의 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자동 지급되는 구조는 아니다.

중앙일보는 노 전 위원장 배우자가 세 출장에서 현지 대사가 주재한 만찬에 참석했지만, 방문국 선거기관이 마련한 공식 부부 동반 행사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만찬 참석 등이 배우자 여비 전액을 국가 예산으로 부담할 정도의 공적 업무였는지가 수사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노 전 위원장은 지난달 국회에서 과거에도 관행적으로 배우자 동반 출장이 이뤄져 문제를 크게 의식하지 못했다면서도, 부적절한 지출이 확인되면 반환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업무상 횡령 혐의 고발 사건과 관련해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는 등 사실관계를 살펴보고 있다. 아직 노 전 위원장의 형사책임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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