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만평] 잠시만요, 불 좀 켜고 꺼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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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전선을 담당하는 육군 1군단이 최전방 감시초소(GP)와 일반전초(GOP)에 배치된 중화기에 실탄을 장착하지 않은 채 경계근무를 해온 것으로 확인되면서 군의 대비 태세와 지휘·보고 체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군 당국과 관련 보도를 종합하면 1군단은 올해 상반기부터 K6 중기관총에 탄띠를 연결하지 않고 실탄이 담긴 탄통만 옆에 두도록 경계작전 지침을 변경했다. 30일에는 K6뿐 아니라 K4 고속유탄기관총에도 실탄을 넣지 않았다는 추가 내용이 전해졌다.

K6는 12.7㎜ 탄을 분당 약 600발 발사할 수 있고 유효사거리가 약 1.8㎞에 달하는 공용화기다. K4는 40㎜ 유탄을 연속 발사하는 무기로, 두 화기 모두 북한군의 침투나 군사분계선 침범 등 돌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최전방에 배치된다. 합동참모본부는 GP와 GOP에서 화기에 실탄을 삽탄해 두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1군단은 실탄을 장착하지 않더라도 탄통을 가까이 두고 있어 유사시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GP에는 실탄이 장착된 원격통제형 KR-6도 함께 운용돼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는 설명도 전해졌다. 지침 변경 이유는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북한군 초소를 향해 거치된 중화기의 오발로 우발적 충돌이 발생하는 것을 막으려는 목적이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러나 작전지침 변경이 합참에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은 별개의 문제로 지적된다. 상급부대인 지상작전사령부에는 자동 전파체계를 통해 내용이 전달됐지만, 지작사는 이를 문제 삼지 않았고 합참에도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은 언론 보도 이후에야 관련 사실을 파악했다.

합참은 30일부터 1군단을 시작으로 지상작전사령부 예하 전 군단의 경계작전 실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군단장이 실탄 삽탄 원칙을 자체적으로 변경할 권한이 있는지와 실제 상황 발생 시 대응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이를 “최전방 장병에게 빈 총을 쥐여준 안보 자해”라고 규정하며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을 예고했다. 다만 실탄이 현장에서 제거된 것은 아니고 탄통 형태로 화기 옆에 비치됐으며, 다른 실탄 장착 화기도 운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실제 경계태세가 어느 정도 약화됐는지는 합참의 현장 조사 결과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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