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만평] 안 보이는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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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에게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6,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노웅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금품 수수를 의심할 만한 기록 일부는 증거로 인정했지만, 실제 돈이 전달됐다고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노 전 의원은 2020년 2월부터 12월까지 물류센터 인허가와 발전소 납품·태양광 사업 편의 제공, 선거비용 등의 명목으로 사업가 박모씨에게 5차례 총 6,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2023년 기소됐다. 검찰은 1·2심에서 모두 징역 4년과 벌금 2억원, 추징금 5,000만원을 구형했다.

재판의 승패를 가른 것은 검찰의 디지털 증거 확보 과정이었다. 검찰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사건을 수사하면서 박씨 배우자의 휴대전화를 살펴보다 노 전 의원 관련 녹음파일 등을 발견했다. 항소심은 이때부터 별개의 범죄 혐의가 드러난 만큼 탐색을 중단하고 별도 영장을 받아야 했는데도 이를 계속한 것은 영장주의를 침해한 절차라고 판단했다. 이에 녹음파일은 증거에서 제외됐고, 해당 자료를 토대로 확보한 박씨의 수사기관 진술 역시 파생된 2차 증거라는 이유로 배제됐다.

반면 항소심은 박씨가 별도로 작성한 다이어리와 휴대전화 일정에 대해서는 1심과 다른 판단을 내렸다. 기록에는 ‘노씨 2천만 원’, ‘노2천’, ‘노 의원 1천만 원, 사무실 3시’ 등의 내용이 있었고 재판부는 이를 적법한 증거로 인정했다. 그러나 해당 메모가 금품 전달 계획이나 다른 의미일 가능성을 배제한 채 실제 6,000만원이 전달됐다고 단정하기에는 증명력이 부족하다고 봤다.

형사소송법은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으며, 대법원도 원칙적으로 그 증거에서 파생된 2차 증거까지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번 사건 역시 금품수수 의혹의 사실 여부와 별개로 수사기관이 디지털 증거를 어떤 절차로 확보해야 하는지를 다시 부각시킨 판결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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