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삼성SDI 적자에도 리포트 10개 쏟아내…실적 바닥 공인?

삼성SDI 1.7조 적자 발표 다음날 매수 리포트 '융단폭격'
"더 나빠질 게 없다" 한목소리…이틀간 주가 9.97% 올라


지난해 7월 7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유럽 2025'에서 참관객들이 삼성SDI 부스를 관람하고 있다. /이효균 기자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삼성SDI가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실적 발표 직후 하루에만 매수 리포트를 10곳이나 쏟아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증권가가 삼성SDI의 현 위치가 저점이라고 판단한 것은 물론, 하반기 턴어라운드가 유력하다는 데 베팅한 결과로 보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키움증권, iM증권, IBK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SK증권, 미래에셋증권, 하나증권, 교보증권, DS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10개 증권사는 모두 삼성SDI에 대한 리포트를 발간했다. 이들은 모두 매수 의견을 제시했으며, 목표가는 40만원선에서 50만원대까지 형성됐다.

리포트 제목은 '단기 실적 부진하나 모멘텀은 유효'(키움증권),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ESS 기회 요인에 주목'(iM증권), '아직 세 발 더 남았다'(IBK투자증권), '개선 방향성은 유효'(신한투자증권), '업황부진 지속, 그러나 돋보이는 기저효과'(SK증권), 'T사 향 사업 시작, Gap 축소 유효'(미래에셋증권), '그럼에도 불구하고'(하나증권), '점진적인 적자폭 축소 전망'(교보증권), '낮춰진 눈높이, 턴어라운드에 주목'(DS투자증권), '더 나빠질 것은 없다'(한화투자증권) 등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이 담겼다.

증권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삼성SDI의 미래에 '긍정 배팅'한 배경으로는 실적이 바닥을 찍었다는 공통된 인식이 자리 잡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SDI는 지난 2일 연결기준 연간 영업손실이 1조7224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고 공시했으나, 지난해 4분기에는 영업손실 2992억원에 그치면서 전 분기 대비 손실을 대폭 줄이는 등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적자 발표를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하던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과정으로 해석하는 흐름이라고 입을 모았다. 적자로 이어진 전기차 수요는 주춤하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열풍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의 가파른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셈이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전기차 시장의 유의미한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우나 최악의 구간은 통과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반면 북미 ESS 시장은 수요 고성장과 탈중국 기조 강화로 우호적인 영업환경을 기대할 수 있다. 미국 생산능력 확대 속 유일한 비중국계 각형 업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수주 가시성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적자 공시 이후 투자 심리가 위축되기 마련이나, 증권사들이 바닥 확인으로 입을 모으면서 주가가 반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삼성SDI는 실적 발표 다음날부터 이틀간 9.97% 상승했다. 단일 종목에 대해 이처럼 많은 리포트가 동시에 쏟아지는 것은 실적 발표 전후라고 해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외 변수가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 구간이지만, 전문가들이 집단적으로 '바닥' 시그널을 보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변동성을 키우던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하반기 턴어라운드를 향한 신뢰가 시장 전반에 형성되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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