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정은보 "좀비기업 퇴출 우선…거래 시간 연장 의지 확고"

5일 신년 기자간담회 열어…사옥 앞선 거래 시간 연장 반대 집회
상폐 기준 강화·AI 도입 등 통해 시장 신뢰·변동성 관리 계획도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거래소 사옥에서 열린 '2026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여의도=이한림 기자

[더팩트ㅣ여의도=이한림 기자] 한국거래소(거래소)가 올해 한국 증시의 질적 도약을 위해 부실기업(좀비기업)의 신속한 퇴출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아울러 증권 노동계의 거센 반발을 사는 거래 시간 연장에 대해서는 글로벌 거래소 간 경쟁과 시장 효율성 제고를 위해 물러설 수 없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거래소 사옥에서 열린 '2026년 신년 기자간담회' 현장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이 간담회에서 '자본시장 대도약을 위한 핵심 전략'을 발표하는 와중에도, 사옥 정문 앞에서는 거래 시간 연장에 반대하는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증권업종본부의 격렬한 집회가 이어졌다. 노조는 "증권 노동자의 생존권과 워라밸을 파괴하고 투자자 간 형평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장외 투쟁에도 정 이사장은 거래 시간 연장의 필요성을 강한 어조로 피력했다. 그는 "대체거래소는 이미 12시간 거래를 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도 글로벌 거래소간 경쟁이 확대되고 있다"며 "지난해 나스닥 공시를 보면 정규시간 이외 거래에서 투자한 투자자들의 40%가 '서학개미'로 불리는 한국 투자자였다. 글로벌 추세에 맞추고 국내 거래소 간 동등한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거래시간 연장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거래소가 이날 밝힌 로드맵에 따르면 이달부터 12시간 거래가 시행되며 6월까지 프리마켓(오전 7~8시)과 애프터마켓(오후 4~8시)이 순차적으로 개설된다. 내년 말 24시간 상시 거래 체계 구축이 최종 목표다.

시장 정화에 대한 의지도 구체화했다. 거래소는 시가총액과 매출액 등 상장폐지 기준을 대폭 강화해 한계기업을 적기에 걸러내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상장폐지 심사 조직과 인력도 대대적으로 보강할 예정이다.

정 이사장은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해 합동대응단 공조 체계를 강화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시장감시 시스템의 고도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자본시장의 신뢰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 시간 연장에 따른 중소형 증권사들의 비용 부담에 대해서는 유화책을 내놨다. 정 이사장은 "남아있는 동안 여러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전산이다. 꾸준히 준비하고 있지만 회원사들의 전산에 대한 준비도 협의 지원하면서 준비하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일부 중소형사들은 전산 개발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필요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거래소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본시장 신뢰도 제고, 생산적 금융 전환, 자본시장 글로벌 경쟁력 강화,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 4대 전략을 축으로 총 12개 세부 과제를 발표하고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인공지능(AI) 도입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개별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위클리 옵션 등 신상품 도입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정 이사장은 "우리 자본시장은 대도약을 위한 전환점에 서 있으며, 한국거래소는 코리아 프리미엄을 향한 자본 시장의 선진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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