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비 달라" 당당한 이삿짐센터…거절했더니 냉장고에 '스크래치'

이사 견적서 의무화…추가요금 요구 시 과태료
"지불 의무 없어…계약서에 세부 조항 명시해야"


이사 과정에서 일부 업체들이 식사비나 수고비 등을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사 업체가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비용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행위에 해당하지만, 현장에서는 관행을 이유로 사실상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이다빈 기자] 이사 과정에서 일부 업체들이 식비나 수고비 등을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사 업체가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비용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행위에 해당하지만, 현장에서는 관행을 이유로 사실상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X(옛 트위터)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사할 때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제일 저렴한 업체에 견적 받아 진행하는 건데, 수고비까지 챙겨줘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시민 불만이 올라왔다. "이삿짐센터 관계자가 커피값 달라는 걸 거절했다가 1년밖에 안 된 냉장고 문에 찍힌 자국이 생겼다", "이삿짐센터에 비용을 이미 지불했는데 점심까지 사는 게 문화인 것은 문제다. 돈을 주지 않는다고 일을 제대로 안 하는 것도 직무유기" 등 반응도 쏟아졌다.

지난해 10월 이사한 30대 여성 A 씨는 "꽤 유명한 업체와 125만원에 계약했다"며 "견적낼 때 추가 비용이 없다고 했는데 당일 계단이 있어 힘들다며 밥값을 챙겨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 비용 없는 걸로 안다고 말해도 '마음이다', '다른 사람들은 수고비로 10만원씩 준다'고 답해 어이없고 기분 나빴다"고 덧붙였다.

40대 남성 B 씨는 "지난해 3월 이사를 했는데 수고비 10만원을 당당하게 요구했다"며 "계좌번호를 주고 입금할 때까지 앞에 서서 움직이질 않았다. 주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줬다"고 토로했다.

이사 과정에서 일부 업체들이 식사비나 수고비 등을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사 업체가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비용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행위에 해당하지만, 현장에서는 관행을 이유로 사실상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새롬 기자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이사 업체는 이사 전 계약서와 견적서를 의무적으로 발급해야 한다. 업체는 계약서에 사다리차 비용과 에어컨 설치 비용을 포함해 부대서비스 내용과 가격을 모두 기재해야 한다.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12조와 시행규칙 제21조에도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종사자가 화주와 합의되지 않은 부당한 운임이나 요금을 요구하거나 받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위반해 계약서에 포함되지 않은 식비나 수고비 명목으로 추가 요금을 요구하거나 강요할 경우, 영업 정지와 사업 허가 취소 등 행정 처분이나 과태료 50만원 부과 등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이사 업체들의 추가 요금 청구 피해를 막기 위한 플랫폼 차원의 대응도 이어지고 있다. 이사 업체 비교 및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플랫폼은 이사 당일 계약서에 기재되지 않은 식비나 수고비 등 부당한 추가 비용을 낸 경우 지출액의 120%를 보상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전문가들은 추가 요금이 발생하지 않도록 계약서에 관련 조항을 명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사 업체가 추가 비용을 요구했을 때 지불 의무가 없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사 물품을 함부로 다룰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계약 초기 단계에서 계약서를 확실히 작성해 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수고비나 식비는 계약 당시 견적에 이미 포함돼 있다"며 "현장에서 식비와 수고비를 추가 요구하지 않는다, 추가 비용 지불 거부 후 이삿짐이 훼손됐을 경우 피해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을 구체적인 세부 계약 조항으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answer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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