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월배농협, 본점 이전부지 '돈 봉투' 로비 의혹 속 매입 건 재투표

대의원들, 지주에게 금품 받은 의혹으로 경찰 수사받아
돈 봉투 돌려준 대의원 3명 "수수 사실 인정했다"


본점 이전 부지 구입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대구 월배농협. /박병선 기자

[더팩트┃대구=박병선 기자] 대구 월배농협이 본점 이전부지 매입을 놓고 '돈 봉투' 로비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논란을 빚고 있다.

10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일부 월배농협 대의원은 이전부지 매입을 원하는 지주에게서 50만~200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달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농협에서는 이전부지 매입을 결정하는 대의원 66명 중 40~50명이 지주에게서 돈을 받았으며 이 중 '돈 봉투'를 돌려준 3명은 경찰에서 이를 진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워낙 소문이 많아 돈을 받은 대의원 숫자는 정확하지 않지만, 3명은 지주에게 돈 봉투를 돌려주고 이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면서 "돈을 주고받은 것은 일종의 '매수'이자 농협에 대한 업무방해에 해당한다"라고 말했다.

돈 봉투 로비 의혹은 박명숙 조합장이 본점 이전 건을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이사회·대의원총회에 상정하고, 기각되는 과정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박 조합장은 달서구 진천동 본점을 도로 건너편 부지(1576평)로 이전하기 위해 조합원·노조의 반대에도 강행했고 이사회·대의원총회에서 거부당할 때마다 매입 가격을 450억 원→390억 원→370억 원으로 낮췄다.

한 조합원은 "조합장이 처음에는 450억 원으로 매입하려다 이제는 무려 80억 원이 낮아졌는데 도저히 상식적이지 않다"라며 "이사회·대의원총회에서 한두 번 부결되면 포기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계속 상정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지주가 부지 매입 건을 통과시키기 위해 대의원을 상대로 돈 봉투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지주 A 씨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돈 봉투 사건은 뜬소문에 불과하고 로비 의혹에 대해 아는 바 없다"라면서 "조합장과는 애초에 모르는 사이였으며 땅 매매를 논의할 때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박 조합장은 기자에게 "본점 이전은 월배농협의 백년대계를 위해 꼭 필요하고 저의 선거 공약이어서 반드시 이루고 싶다"라면서 "지주와는 잘 모르는 사이"라고 관련설을 부인했다.

박 조합장은 지난해 11월 조합원 16명으로부터 이전부지 매입 시도와 관련해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당했다.

월배농협은 11일 대의원총회를 열고 박 조합장이 다시 상정한 본점 부지매입 건에 대한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월배농협은 농협중앙회 대구지역본부 소속 22개 단위 농협 중 예금대출 액수(지난해 1조 9000억 원)면에서 2번 째 규모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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