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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김해인 기자] 조선시대 '끝나지 않는 재판'의 악습을 들어 재판소원 도입을 비판하는 현직 판사의 주장이 나왔다.
모성준 부장판사(사법연수원 교수)는 14일 법원 전산망 코트넷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재판소원 논의에 대한 단상'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모 부장판사는 이 글에서 "헌법에도 어긋날뿐 아니라 아무런 실익도 없고 국민들에게 고통만을 가중시키는 ’소송 지옥‘을 불러올 것이 뻔한 재판소원 입법 논의는 재고하고, 사법 시스템의 내실 있는 효율화를 위한 실질적 논의로 돌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모 부장판사는 중앙의 형조·호조·한성부뿐만 아니라 각 도의 관찰사, 각 고을의 수령까지 재판권한을 갖고 있어 재판의 무한 불복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던 조선시대를 예로 들었다. 백성들은 재판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관청끼리는 자존심 싸움을 벌이면서 재판 장기화가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수령들이 민사 사건까지 곤장을 때려 억지로 종결하려 하는가 하면 임금이 재판 횟수를 제한하는 법령을 선포해도 효과가 없었다고도 덧붙였다.
다산 정약용과 성호 이익도 소환했다. 모 부장판사는 "정약용은 승소 가능성이 없는 사건도 한없이 불복하는 풍토와 재판 지연을 비판하면서 ’송사가 지체될수록 백성들이 농사지을 시기를 놓치고 소송 비용으로 가산을 탕진한다‘며 탄식했다"며 "이익은 소송의 남발로 서로를 고발하고 위증하는 풍조가 만연한 현상을 ’국가를 망치는좀‘으로 규정하고, 박제가 또한 백성들이 명당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송사에 집착하는 세태와 이를 통제하지 못하는 제도적 미비를 통렬히 비판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시대를 '소송지옥'으로 표현하며 "사법자원의 한계와 불복의 일상화가 결합했을 때 사법시스템이 얼마나 무력해지는지를 생생히 증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형사사법시스템의 핵심 문제 역시 수사와 재판의 지연을 꼽았다. 재판소원은 사실상 헌법재판소가 4심 권한을 갖는 것이라며 이같은 재판 지연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을 우려했다. 재판소원 도입 취지는 국민의 기본권 구제이지만 실제로는 재판에 불복하는 당사자들에게 대법원의 확정 판결을 뒤집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줘 조선시대 '소송지옥'을 재현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모 부장판사는 "현재 논의는 재판의 설득력과 승복율을 높이는 방안보다는 사법권을 보유한 법원을 외부 기관인 헌법재판소가 통제하겠다는 '권력 구조적 접근'에 치우쳐 있다"며 "이러한 접근에서 비롯된 재판소원이 전면 도입된다면 사회적 비용의 폭증과 사법시스템의 마비를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에도 무조건 불복하는 풍조를 부추기고, 막대한 변호사 비용과 행정력을 낭비하게 만들 것"이라며 "벌써부터 헌법재판소 출신 전관 변호사가 ’특수‘를 누릴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해법으로는 사실심의 강화와 신속한 종결을 위한 전폭적 지원을 꼽았다. 그는 "헌재를 최고 법원으로 만들어 또 하나의 심급을 추가하기 보다는 사실심에 인적·물적 자원을 투입해 재판의 완결성과 설득력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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