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대출 속출에 '친정 관리 실패'…노동진 수협회장, 내부통제 '시험대'

내부통제 부실·부당대출…리더십 책임론
외형 성장 강조…건전성 지표 '글쎄'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이 단위조합의 성장을 강조해왔지만, 정작 내부통제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단위 수협에서 부당대출 사례가 잇따르며 내부통제 부실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이 그간 단위조합의 성장을 강조해왔으나 정작 내부 통제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이다. 실적 부진까지 겹쳐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진해수협은 △기업자금 △숙박시설 리모델링 △부동산 경락자금 등을 부당하게 취급해 중앙회의 제재를 받았다. 견책과 경고를 각각 6명, 14명이 받았는데 단위 수협에서 발생한 사안임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큰 규모의 징계다. 상호금융권에서는 그간 지점 단위의 느슨한 대출 관행이 사실상 방치돼 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밖에도 진해수협은 여성조합원 비상임이사를 선임하지 않아 개선 요구를 받았다. 수산업협동조합법에 따르면 단위 수협은 여성조합원 비율이 20%를 초과할 경우 이사 중 1명을 여성조합원으로 선출해야 한다. 과거에는 30% 이상일 때 적용됐지만, 지난해 9월 법 개정으로 기준이 완화됐다. 여성 조합원의 권익 강화를 위한 취지였으나 이를 사실상 이행하지 않은 셈이다.

내부통제 실패는 특정 조합에 국한되지 않는다. 올해 들어서만 10건의 사고가 적발됐다. 경인서부수협은 다세대주택 신축 공사비 대출 과정에서 소요자금 검토를 부실하게 수행해 한도를 초과 집행했고, 이로 인해 21명이 경고를 받았다. 통영수협에서는 금고 잠금장치 미설치 상태로 운영하다 시재금 부족 사고가 발생해 △정직 3개월(1명) △감봉 1개월(1명) △견책(2명) △경고(2명) 등 총 6명이 제재를 받았다.

중소형 조합은 물론 대형 조합에서도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모습이다. 통영수협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조2000억원으로 대형 조합에 속한다. 아울러 대규모 징계가 이뤄진 진해수협은 수협중앙회장을 두 명이나 배출한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현 회장인 노동진 회장 역시 진해수협 조합장 출신이다. 수협의 금융사고 예방 체계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친정 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 회장은 그간 단위 수협의 성장과 외형 확대를 강조해왔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유통 혁신과 해외 판로 개척 등을 언급하며 영업력 강화를 강조했다. 실제로 진해수협 조합장 재직 시절 총자산을 두 배 이상 늘리며 외형 성장을 이끈 바 있다.

반면 내부통제 측면에서는 '낙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노 회장이 부당대출 문제로 도마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진해수협 재직 시절 전광훈 목사가 운영하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대출이 논란이 됐다.

2023년 사랑제일교회는 재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 65억원을 진해수협과 고성수협을 통해 조달했으며, 이 중 50억원이 진해수협에서 집행됐다. 고성수협의 경우 대출 신청서보다 심사 의견서 작성일이 앞선 사실이 드러나 절차 적정성 논란이 제기됐다.

당시 노 회장은 중앙회장이 단위 수협의 개별 대출에 관여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선을 그었다. 수협중앙회 역시 해당 대출이 노 회장 취임 이전 또는 중앙회 관여 범위를 벗어난 사안이라며 직접적인 관련성을 부인했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최근 진해수협에서 발생한 대출 사고는 노 회장 취임 이후에 이뤄진 사안으로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중앙회장이 단위 수협의 개별 대출을 모두 들여다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실적 역시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노 회장 취임 이후 외형 성장을 강조해왔지만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수협은 62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2707억원 적자) 대비 적자 폭은 줄었지만, 2023년 취임 이후 단 한 차례도 순이익을 내지 못했다. 이는 같은 상호금융권인 농협과 산림조합 등이 흑자를 유지하는 것과 대비된다.

재무 체력도 약화되는 흐름이다. 지난해 말 기준 수협의 순자본비율은 4.76%로 2023년 말(5.20%) 대비 0.44%포인트 하락했다. 상호금융권 평균보다도 3.19%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산림조합(10.85%) △농협(8.59%) △신협(6.32%)과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순자본비율이 낮다는 것은 손실 발생 시 이를 흡수할 여력이 부족해 재무건전성이 취약하다는 의미다.

수협중앙회는 순자본비율 하락과 관련해 대손충당금과 부실채권 정리 과정에서의 일시적 영향이 컸다고 설명한다. 부실채권을 적극적으로 털어내는 과정에서 대손상각비가 크게 늘었고, 순자본비율이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자산 건전성 개선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향후 부실채권 매각 등을 통해 재무지표를 점진적으로 회복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대출 자산 관리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정 규모 이상의 대출에 대해 중앙회와 수협은행이 공동 재심사하는 구조를 확대하고, 조합 간 자산 분산을 통해 리스크를 나누는 방식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자산을 분산하는 방식으로 조합 간 리스크를 나누고, 공동으로 취급한 부실채권도 정리해 나가고 있다"라며 "점진적으로 순자본비율 등 건전성 지표 역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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