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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정기주총 현 경영진 8명, MBK·영풍 5명...고려아연 적대적M&A 공세 차단

더팩트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주총)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올해 주주들과 마주한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어려운 경영 환경임을 인정하면서도 리스크 관리를 통해 미래 성장을 이뤄내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래 성장과 관련해 주총장에서 필수 역량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인공지능(AI)이었다.
◆ 중동발 리스크 걱정하는 기업들
30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 주총은 사실상 3월 마지막 주인 이번 주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12월 결산 상장법인은 3개월 이내에 주총을 진행해야 한다. 현재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목도가 높은 기업들은 이미 주총을 끝낸 상태다.
올해 주총에서는 어김없이 '불확실성'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압박뿐만 아니라, 중동발(發) 에너지 쇼크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열리는 주총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각국의 통상 정책과 무역 질서 변화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가 상승, 고물가·고환율이 겹치며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며 "올해는 더욱 도전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경학적 변동성 확대는 글로벌 사업 운영의 복잡성과 실행 난이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대한항공 주총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글로벌 관세 리스크와 지정학적 분쟁 장기화로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경영 환경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올해 경영 환경 역시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결코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 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글로벌 관세 장벽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다양한 리스크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미래 성장 자신…핵심은 AI 역량
다만 재계 총수와 CEO들은 일제히 미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할 역량을 선제적으로 갖추겠다는 설명이다. 특히 재계 총수와 CEO 대부분은 성장의 필수 요건으로 AI를 꼽았다. AI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 외에도 AI 내재화를 통해 업무 혁신을 이뤄내는 것을 최대 과제로 제시했다.
구 회장은 "LG만의 독자 AI 모델을 고도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각 사업의 AI 전환을 가속화해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해 가겠다"며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LG의 중장기 지속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부회장은 "회사는 다양한 외부 환경 변화에 한발 앞서 준비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DS부문은 AI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 경쟁력을 갖춰 나가도록 하겠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AI 제품 적용을 확대해 최고의 AI 환경을 제공, AI 전환 경험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는 AI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순현금 100조원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일부 주주가 현금 보유 기조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으나, "AI 시대에는 설비 투자 규모가 확대되는 만큼 안정적인 투자 집행을 위한 재무 건전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주주들을 달랬다.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는 "미국과 이란 전쟁 등 지정학적 변수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 등이 겹치며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며 우려하면서도 "이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바꾸겠다. 전기화와 AI 시대 변화에 맞춰 배터리·전기 에너지솔루션 등 성장 영역에서 기술과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는 올해 현지 생산과 지역별 특화 상품 출시를 강화하고, AI를 중심으로 한 기술 기업 전환을 가속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AI를 빼놓지 않았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는 "AI 시장은 인프라 투자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결국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기업"이라며 "네이버는 이 영역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주총을 거쳐 연임에 성공한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는 "올해 AI와 카카오톡에 집중한 건강한 성장을 만들어내는 기조로 전환하겠다"며 올해 매출 10% 이상 성장과 영업이익률 1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수익성을 강조한 기업도 적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고정욱 롯데지주 대표이사는 "올해 롯데는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질적 성장을 위한 수익성 중심의 경영 방침을 지켜 나가겠다. 모든 사업과 투자 판단의 기준을 수익성 및 효율성에 두겠다"며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실질적인 턴어라운드 성과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 기업들 일제히 주주환원 강화 약속
아울러 이번 주총은 기업들의 주주환원 의지를 재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법 개정 등 시기적으로 제도 변화가 맞물린 현상이다.
461만명의 주주를 보유한 삼성전자의 전 부회장은 "정기 배당금 9조8000억원에 더해 1조3000억원의 추가 배당을 지급할 예정이다.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자사주를 소각할 계획"이라며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경영 실적이 좋아지면 배당 또한 자동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환원 관련 추후 변화가 있을 경우, 즉시 공유해 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 최 대표는 '배당에 인색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앞으로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등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SK그룹의 중간지주사 SK스퀘어는 이번 주총에서 "올해부터 내년 초까지 총 3100억원의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한다"며 구체화된 환원 규모를 제시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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